[OSEN=뉴욕, 김형태 특파원] 뉴욕 퀸스 베이사이드는 새롭게 떠오르는 코리아타운이다. 뉴욕 메츠 홈구장 셰이스타디움이 위치한 플러싱에 거주하던 한인들이 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몰려들고 있다.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도 자연히 밀집해 있다.
이 가운데 독보적인 한식당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함지박이라는 게 뉴욕 거주 한인들의 이구동성이다. 미국 현지 쇠고기 가운데 가장 부드러운 종류로 만드는 갈비류는 물론 삼겹살이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퀸스에는 함지박이 2군데 있다. 2000년 149가 부근에 오픈한 업소가 '원조'다. 사장 김문자 씨가 본점의 성공에 힘입어 베이사이드에도 2호점을 냈다. 서재응을 위시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찾는 곳이 바로 '함지박 2호'다. 메츠에서 짧지 않은 기간 활약했던 서재응은 1호 때부터 단골이었다.
"재응 씨 가족은 참 매너가 있고 검소해요. 연봉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타 답지 않게 수수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예요. 와이프도 마찬가지고". 김 씨는 서재응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금만 이름이 알려지면 거드름부터 피는 스타들과 달리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게 기억에 남는단다.
함지박에서 제공하는 음식 종류는 모두 100가지가 넘는다. 갈비 불고기 등 구이 종류와 함께 각종 전골 및 생선요리에 갈비탕 김치-된장 찌개 등 식사류, 그리고 초밥 등 일식까지 음미가 가능하다. 조만간 서울에서 배워온 한정식 메뉴도 추가할 계획이다. 20여 명에 달하는 주방 요원이 힘을 합쳐 서로 다른 음식을 만들어낸다.
쇠고기 요리 가운데 가장 많이 나가는 음식은 역시 갈비류. 특히 생갈비의 경우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자랑이다. 한국 손님이 생갈비를 많이 찾는 반면 미국 손님은 맛과 향이 특출난 양념갈비를 주로 찾는다.
이곳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아낌없이 퍼준다'는 모토에서 기인한다. "음식은 어차피 남으면 쓰레기 밖에 안된다. 재료를 그냥 버리느니 푸짐하게 많은 양을 제공하는 게 낫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김 사장의 인심은 소문이 자자하다. 심지어 새 해가 시작되는 1월 1일에는 떡국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올해의 경우 400그릇이 넘게 나갔단다.
'맛과 양'을 겸비한 때문인지 유명 인사들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 배연정 태진아 장미화 씨 등 중견연예인들이 뉴욕을 방문할 때마다 함지박에서 음식을 즐긴다.
'하면 된다'는 김 사장의 신조다. 베이사이드점 오픈 당시 이곳에는 한인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손님 없는 음식점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주위의 쑥덕거림도 있었지만 그는 오직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일념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이제는 한인뿐만 아니라 외국 손님들도 적잖게 이곳을 찾고 있다.
한국 음식의 '맛'에 점차 길들여지고 있는 미국인들은 물론 중국인들도 단골이다. 돈을 아껴 쓰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이지만 한식당에서 갈비를 뜯을 때만은 돈에 구애받지 않고 양껏 포식한다고. 한국 음식이 이제는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한국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국 땅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처럼 저도 뉴욕 땅에 한국을 알리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작은 규모로나마 한국식 민속촌을 만들어 한국을 홍보하고 싶습니다. 우리 나라가 잘 되어야 교민들도 자긍심을 얻고 살 수 있거든요".
김 사장은 '먼 목표'라고 쑥스러워하면서도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의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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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손님들이 함지박에서 즐거운 식사를 하고 있다. /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아이들과 함께 함지박을 찾은 가족 손님이 맛있게 갈비를 먹고 있다. /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한인타운의 명소가 된 함지박의 전경./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빅리거 서재응과 그의 가족들에게 이모처럼 대해주는 김문자 사장이 직접 손님들에게 갈비를 잘라주고 있다. /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