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 맛집 기행]⑧뉴욕 팜, "스타들이 많이 찾는 이유 있죠"
OSEN 기자
발행 2007.01.19 18: 33

[OSEN=뉴욕, 김형태 특파원] 지구상에서 가장 화려한 네온 사인으로 뒤덮인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뮤지컬 극장이 즐비한 브로드웨이를 따라 걸어올라가면 동그란 간판에 야자수 그림이 인상적인 레스토랑이 눈에 띈다. 최고급 레스토랑 중 하나로 명성이 자자한 스테이크 하우스 '팜(The Palm)'으로 뉴욕에 위치한 3개의 분점 가운데 하나다.
뉴욕의 커리어우먼들에게 잘 알려진 이곳은 미국산 쇠고기 중 최고급 재료로 조리하는 스테이크맛이 일품이다. 특히 18온스짜리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는 이곳의 대표 메뉴로 이 음식만을 찾는 '매니아'도 존재한다.
정문을 통과하면 각종 유명 인사들의 캐리커처로 도배된 벽이 우선 눈에 띈다. 뉴욕 양키스에서 오랫동안 최고 구원투수로 활약한 야구 선수 거스 고시지를 위시해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 코미디언 데니스 밀러 등 톱스타들의 얼굴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얼마 전 타개한 '솔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도 보인다. 이 같은 캐리커처는 팜만의 특징으로 미국 내 25개 지점이 똑같은 분위기로 손님을 맞는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열면 심플한 메뉴가 인상적이다. 온갖 음식 종류로 정신을 산란하게 하는 대신 스테이크와 랍스터로 특화된 메뉴가 독특하다. '가장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메뉴 2가지로 승부한다'는 게 팜의 전통이다.
1926년 맨하탄 2가에서 첫 영업을 시작한 팜의 원래 이름은 '파르마(Parma)'였다. 축구로 유명한 이탈리아 파르마 출신 비오 바지와 존 간지가 고향명을 따 개업하려 했으나 사업자 등록을 받는 미국 공무원이 이들의 이탈리아식 억양을 착각하면서 야자수를 의미하는 '팜'이 됐다.
캐리커처가 트레이드 마크가 된 사연도 재미있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음식값을 낼 수 없었던 한 화가가 대신 벽에 그림을 그려주겠다고 제안하면서 팜만의 독특한 전통이 시작됐다. 연륜이 쌓이면서 이제는 이곳을 찾은 유명 셀러브러티는 물론 일반 손님도 자신의 얼굴을 벽에 새길 수 있다. 누적 사용 금액이 1만 5000 달러가 넘어갈 경우 해당 팜 지점에, 2만 5000 달러가 넘을 경우 미국 전역의 레스토랑에 얼굴과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스테이크 메뉴는 크게 뉴욕 스트립과 포터하우스, 필렛미뇽으로 나뉘는데 고기 특유의 육질이 뛰어난 까닭에 '씹는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뉴요커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근 브로드웨이 쇼가 저녁 8시에 시작하는 관계로 오후 5∼7시는 뮤지컬 애호가, 8시 이후에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로 찾는다.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전설적인 테니스 스타 출신 빌리 진 킹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맨해튼의 한 금융회사에 재직 중인 최은지 씨는 "예전부터 이곳을 자주 찾았는데 육질이 정말 좋다. 첫 맛은 물론 음식을 먹고난 뒤 느낌도 항상 새롭다"고 말했다. 매니저 앤드루 씨는 "연한 맛 보다는 씹는 맛을 강조하는 게 우리 업소의 전통"이라며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바뀌지 않는 음식 맛 때문에 많은 손님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 날을 제외하고 매일 오픈하는 이곳의 하루 평균 손님수는 약 500명선. 25세에서 6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 손님이 최고급 스테이크를 즐기고 돌아간다. 아시아 손님들도 적지 않은데 한국 출신 유명 연예인과 선수들도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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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교포 여성 손님이 팜이 자랑하는 독특한 샐러드를 맛보고 있다./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팜을 찾은 단골 고객들의 캐리커처를 소개하는 웨이터. /뉴욕=주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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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명소를 찾은 뉴요커들. /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웨이터의 소개로 정통 스테이크 참 맛을 즐기고 있는 한인 여성 고객. /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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