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메르하바!귀네슈!] 맨U 같은 클럽이 되기 위해서는
OSEN 기자
발행 2007.07.21 14: 36

"맨유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FC 서울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내뱉은 한마디였습니다. 축구 감독으로서 자신의 클럽을 단순한 축구팀이 아닌 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로 인식하는 모습. 이같은 모습이 1조 3700억 원의 자산 가치를 자랑하는 맨유의 오늘을 만들어낸 원동력일 것입니다. 이같은 맨유의 모습을 지근 거리에서 지켜본 세뇰 귀네슈 FC 서울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항상 재미있으면서도 이기는 축구를 주창하는 그에게 맨유는 가장 가까이서 본 롤모델이었을 겁니다. 맨유가 온 후 귀네슈 감독은 항상 "맨유는 우리의 모델이 되는 팀" 이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서울은 갈 길이 험난합니다. 많은 산을 넘어야 하지요. 귀네슈 감독이 말한 대로 맨유와 같은 세계적인 빅클럽이 되려면 보완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 중에서 가장 시급한 두 가지만 얘기하고자 합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매력적이면서도 승리하는 축구를 하는 것일 겁니다. 축구 클럽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재미있고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맨유, 바르셀로나 등 유수의 명문 클럽들도 멋진 경기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축구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 역시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현재 서울은 재미있으면서도 승리하는 축구와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서울의 정규리그 성적은 14개 팀 중 8위입니다. 3승 8무 2패로 14개 구단 중 가장 무승부가 많습니다. 7득점은 최하위 광주 상무와 더불어 꼴찌를 달리고 있습니다. 분명 경기를 보면 공격을 하려는 의지는 다분합니다. 쉴 새 없이 공간을 만들고 공을 앞으로 밀어주기 위해 선수들은 움직입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받쳐주지 못합니다. 이는 주전 선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인해 젊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부상만 핑계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이청용, 기성용, 김동석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7월초 캐나다 U-20 월드컵에서 한껏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술이 늘었고 상대를 차분히 공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패싱 게임을 하면서 경기 템포도 빠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맨유전 후반전처럼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려는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만 조금만 더 붙는다면 자연스럽게 재미있으면서도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축구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이고 자연스레 서울 프런트가 펼치고 있는 마케팅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지요.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은 바로 안티들을 아우르는 것입니다. FC 서울이 더 많은 팬들을 축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지역 공헌 사업을 하고 있고 어린이 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올 시즌 선보인 어린이회원 제도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사업성과 잠재 고객 확보 측면에서 찬사를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C 서울에게는 많은 안티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2004년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것 때문입니다. 언급하기에 민감한 문제지만 연고를 옮겼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꼬리표처럼 영원히 따라다닐 것입니다. 따라서 FC 서울이 한국을 대표하는 빅클럽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서울을 비록해 K리그 클럽들도 세계적인 클럽이 되어서 맨유나 다른 팀들처럼 해외 투어를 나가는 모습을요. 이런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많은 감독과 프런트, 축구 관계자들이 노력을 더 해야할 것입니다. 언젠가 FC 서울(그리고 그 외 K리그 클럽)이 해외 투어를 나갔을 때 현지 팬들이 내걸 걸개를 상상해봅니다. 'Here is another Seoul Worldcup Stadium(여기는 또 다른 서울 월드컵 스타디움입니다).' OSEN 스포츠취재팀 기자/bbadagun@osen.co.kr 지난 1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리아 투어 기자회견장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데이빗 길 사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 귀네슈 감독, 이완경 FC 서울 사장(왼쪽부터)이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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