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계의 ‘동수’ 라는 이름의 선수는 총 8명이다. 그 가운데 현역 선수는 지금까지 딱 두 명. 1990년 LG 입단 이후 횟수로 19년째 뛰고 있는 포수 출신의 김동수(金東洙. 40. 우리 히어로즈)와 만년 2군 생활을 청산하고 LG 4번 자리를 꿰차고 있는 최동수(崔東秀. 37. LG 트윈스)가 그들이다. 하지만 올해 입단한 새내기 전동수(全東秀. 19. 우리 히어로즈)도 있다. 전동수는 3월 30일 2008 페넌트 레이스 개막전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당당히 1군 엔트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올려놓았다. 필자가 전동수를 처음 대면한 것은 그가 덕수정보고 2학년 재학 중이던 2006년 12월 ‘2006 야구인의 밤’ 행사장에서였다. 학교 유니폼을 입고 참석한 전동수는 그 해 55타수 24안타, 타율 4할3푼6리를 기록하며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의 수상자로 참석했는데 귀염성 있는 외모와 똘똘한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2007년 8월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제7회 아시아청소년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출국하는 청소년대표팀 무리 속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하얀 티셔츠의 청바지 차림의 전동수는 “일본만큼은 꺾고 돌아오겠다”며 늠름하게 포부를 밝혔다. 그를 세 번째 만난 것은 올해 1월 4일 대전에서 열린 ‘신인선수 교육’ 행사장이었다. 현대 유니콘스 구단을 인수 할 기업이 없어 암담한 상황에서 교육에 참가한만큼 전동수는 ‘현대 점퍼’를 입고 있던 7명의 다른 신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계약금은 아직 받지 못했어요.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쓴 웃음). 계속 운동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전동수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질문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두 달 20여 일이 지난 3월 24일, 우리 히어로즈 공식 창단식이 열린 현장에서 신생 구단에서 지급한 검정색 양복과 빨간 넥타이로 학생티를 벗어 던진 전동수를 다시 만났다. “여기서 뵈니 반가워요. 자리가 어디세요?” 명랑한 말투로 필자에게 인사말을 건네는 전동수의 얼굴이 이전과 달리 무척 밝아 보였다. “요즘 (김)선빈이, (정)찬헌이는 잘 나가던데 너는 뭐 하냐”며 농을 던지자 전동수는 “2군에서 열심히 내야 수비 연습 중”이라며 진지하게 답했다. “제가 원래 외야를 보는데요. 제주도에서 마지막 전지훈련에서 코치님이 내야 수비 연습을 해보라고 해서요. 바꾼 지 한 달 조금 넘었어요. 아직 완벽하진 않아요. 얼른 마스터해서 1군에 가야죠!” 여전히 계약금(5500만 원)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조만간 해결 될 것이라며 이제야 프로 팀 다운 맛이 난다고 전했다. 필자에게 “창단식이 참 멋졌죠?”라고 묻는 그의 눈망울은 반짝 빛났다. 그는 “아직 팀 내 주전 선배 형들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한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훈련하고 기량을 쌓는 것만이 살 길”이라며 웨이트 트레이닝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기엔 별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체중이 무려 6kg정도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얼굴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1차 지명 가능성도 높아 주목을 끌었지만 ‘고3 병’에 시달리면서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사실 프로 진출도 힘들지 않나 생각했다는 전동수는 다행히 현대의 지명을 받게 되었다. “꿈이 프로 선수였는데 그 꿈을 이뤘지요. 이제는 1군 진입이 목표입니다.” 올해 8개 구단의 개막전 엔트리 명단에는 무려 15명의 신인들이 이름이 들었다. 그러나 비로 인해 개막전이 취소된 다음 날인 3월 30일 전동수는 신인으로서 16번째로 1군에 이름을 올렸다. “제가 왜 1군에 올라왔는지 모르겠네요(웃음). 아마도 감독님이 한번 평가해 보시겠다는 의미겠죠!” 우투좌타로 빠른 발을 갖고 있는 전동수는 이광환 감독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막상 1군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가 달성되고 보니 어안이 벙벙하단다. “이제는 1군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곧바로 수정했어요(웃음).” 전동수는 기존의 두 ‘동수’선배와 비교조차 안 되는 ‘하룻강아지’ 일뿐이다. 그러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향해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동수트리오’ 가운데 가장 풋풋한 ‘전동수’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홍희정 KBS 스포츠 전문 리포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