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겸 제 23회 전국남녀 종합 선수권대회가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안양 빙상장에서 열렸다. 현재 국가대표인 선수들과 2007-2008시즌 전국대회 3위 이내 입상자의 고등부와 대학부, 일반부 그리고 중등부는 전국대회 1위 입상자가 참가 자격을 얻었다. 남자 59명, 여자 44명 등 총 103명이 도전장을 냈다. 첫 날 1500m, 500m에 이어 둘째 날은 1000m, 3000m 슈퍼 파이널 경기 순으로 진행 된 이번 평가전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에 준하여 선수권 방식을 적용해 점수를 매긴다. 각 종목 별로 1위(34점), 2위(21점), 3위(13점), 4위(8점), 5위(5점), 6위(3점), 7위(2점), 8위(1점)로 점수를 산정해 4종목의 성적을 종합, 최고점을 받은 선수 남녀 6명씩을 선발한다. 0.1초의 차이로 순위가 엇갈리는 경기인만큼 1위와 2위 간 점수 배점의 차이는 엄청난 셈이다. 지난 1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도중 빙판에서 미끄러져 무릎 골절을 입은 안현수(23. 성남시청)는 3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 선발전에도 불참했고 진선유(20. 단국대) 역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내년 세계 선수권대회와 대표선수 자격이 걸린 이번 선발전을 포기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른쪽 발목 내외측 인대 부상이 아직 완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선 진선유는 상위 8명이 경쟁하는 3000m 슈퍼 파이널에도 끼지 못하고 결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이 빠졌다. 한국 쇼트트랙의 중심축인 안현수와 진선유의 공백으로 대표팀 물갈이는 예견 되었고 그 결과도 적중했다. 특히 남자부 1위를 기록한 곽윤기(19. 연세대)의 활약이 눈에 띈다. 첫 날 치러진 1000m에서 2위를 기록한 곽윤기는 500m에서 42.122초로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을 차지했고 둘째 날에도 1000m에서 1위를 기록해 2위 성시백(68점), 3위 이호석(58점)을 누르고 총점 91점을 기록했다. 3000m 슈퍼 파이널을 7위로 마감한 후 밝은 표정으로 필자와 대면한 곽윤기는 “이번 평가전에는 운이 좋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쟁쟁한 선배 형들을 물리치고 1위를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내년 선발전에서도 좋은 기록으로 대표팀에 남고 싶어요. 물론 중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꼭 금메달 따고 싶어요.” 작년 신목고 3학년 당시 대표 선발전에서 선배들의 뒤를 이어 6위로 태극 마크를 처음 단 곽윤기는 지난 2월에 열린 2007-2008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서 500m 우승을 기록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취약종목인 단거리 500m의 차세대 기대주로 떠올랐다. 대표 팀의 막내였던 그가 이번 선발전에서 유독 ‘운이 좋아서’라고 강조했지만 500m와 1000m 동시에 우승을 한 것을 보면 알게 모르게 기량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선발전 3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잖아요. 아쉽게 거기엔 참 가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4위로 합류하게 되어서 기뻐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쇼트트랙을 시작해 8년 만에 대표 팀에 발탁된 이정수(19. 단국대)는 “전 날 잠도 설쳐가며 긴장했다”고 털어 놓았다. 첫 날 500m 3위를 기록하며 13점을 얻어 놓았던 이정수는 이틀째에 진가를 발휘했다. 1000m 4위, 3000m 파이널에서 2위를 기록, 총점 42점을 챙기고 4위로 선발전을 마쳤다. 그는 2006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선수권 대회 당시 정은주(20. 한체대)와 함께 남녀 종합 1위에 오른 유망주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2월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2008 세계 주니어선수권 500m 결승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현수를 연상케 하는 깡마른 체격이라 혹시 체력보완이 필요하지 않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다지 부족함은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장거리 같은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이 적성에 잘 맞는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아직 이정수는 태릉선수촌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주니어 대표는 각자 훈련을 따로 한 후 국제 대회에 출전을 하기 때문에 오는 29일 선수촌 입촌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주니어 대표랑 성인대표는 확실히 다르죠. 저의 1차 목표는 대표팀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멀게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과 금메달이죠.” 올림픽 금메달을 당당하게 논할 수 있는 종목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쇼트트랙은 현재 조용히 물갈이가 진행 중이다. 한국의 쇼트트랙의 두터운 선수층이 듬직해 보인다. ☞제 23회 쇼트트랙 종합선수권대회 겸 08/09국가대표선발전 결과 ▲남자부 ① 곽윤기 (연세대) 91점 ② 성시백 (연세대) 68점 ③ 이호석 (경희대) 58점 ④ 이정수 (단국대) 42점 ⑤ 박진환 (단국대) 31점 ⑥ 김용성 (중앙대) 13점 ▲여자부 ① 정은주 (한국체대) 68점 ② 김민정 (전북도청) 47점(파이널1위) ③ 신새봄 (광문고) 47점(파이널2위) ④ 정바라 (단국대) 42점 ⑤ 양신영 (분당고) 39점 ⑥ 박승희 (서현고) 37점 홍희정 KBS 스포츠 전문 리포터 남자부 종합 1위를 차지한 곽윤기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