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스포츠 세상]허민호,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희망’
OSEN 기자
발행 2008.05.26 14: 56

지난 5월 25일 여의도 시민공원과 강변 북로 일대에서 열린 ‘2008 서울 국제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허민호(18. 충만 합덕산업고)는 1시간 46분 03초로 국내외 엘리트 가운데 8위, 그리고 국내 선수로는 1위 성적을 거뒀다. 트라이애슬론은 대회가 열리는 장소의 코스마다 특성이 달라 기록보다는 결승점을 통과한 순위에 의미를 둔다. 마지막 종목인 달리기에서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한 세계 랭킹 23위 사이먼 톰슨(호주)보다 2분 45초 늦게 골인한 허민호는 얼굴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충남 철인3종경기 연맹 김성곤 회장은 그의 어깨를 타월로 감싸며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얼마 전 허리 부상을 당해 러닝 훈련이 부족해 걱정했는데 1위를 차지해 다행입니다. 사이클 코스가 어려웠어요. 커브나 유턴이 많은 테크니컬 코스여서 레이스 도중 단 한사람이라도 리듬이 깨지면 걸려 크게 다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조심조심 탔어요. 방지 턱을 넘다가 물통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사이클 코스 내내 물을 마시지 못해 그 게 가장 힘들었어요(웃음).” 두 시간 가까이 전력 질주한 선수치곤 비교적 자세하게 레이스 상황을 설명하는 허민호는 2006년 전국체전 성인부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차세대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다. “저의 목표는 2010년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더 나가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입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트라이애슬론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영구 종목으로 채택 되었다. 남녀 한개씩 두 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아쉽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도 우리나라는 출전 선수가 없다. ‘국가대표 선배들 가운데 어느 선수가 가장 잘하느냐’는 질문에 허민호는 “모두 비슷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주니어대표팀 소속이다. 올해가 지나면 성인대표팀 자리를 꿰차야 하는 처지이다. 그동안 나이 때문에 출전 자격의 걸림돌이 많았는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대회에 참가해 포인트를 쌓아 100위권 안에 진입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 자격을 따낼 계획이다. 그의 성적은 국내대회 뿐 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2007년에 이어 올해 5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주니어부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주니어 대회는 성인 코스의 1/2 이라 쉽지 않느냐는 필자의 무식한 발언에 “오히려 숨고를 틈이 없어 더 힘들다. 1, 2초 사이에 순위가 뒤바뀌기 십상”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성인올림픽 코스는 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 로 총 51.5km 의 거리다. 주니어 대회는 성인부에 비해 지구력과 함께 순발력도 겸비해야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동네 스포츠 센터에 등록하면서 철인 3종을 시작했다는 그는 그 당시 나이가 5살이었단다. “유치원 대신 스포츠 센터에 등록 하셨대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어릴 적부터 남달리 운동 신경이 뛰어난 아들의 재능을 파악한 육상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결단이 서서히 그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다. 13년째 허민호를 지도하고 있는 곽경호(41) 감독은 “올림픽 출전은 가능하다. 문제는 메달 권에 접근 할 수 있느냐 인데 아직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는 기량 차이가 있다. 그 간격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여느 동호인이나 선수들이 그렇듯 허민호도 철인 3종이 지루하지 않다는 점을 매력으로 손꼽았다. “매일 훈련을 하지만 종목을 달리 하니까 질리지 않고 늘 새롭죠.” 피곤하지 않느냐는 필자의 걱정 담긴 물음에 “대회 참가하는 날이 쉬는 날이다. 훈련은 더 힘들고 오래 한다. 아무렇지도 않다” 며 밝게 웃었다. 고된 훈련 스케줄 속에 어느 종목 하나를 게을리 할 수 없다며 수영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건너뛰고 거의 매일 반복 훈련을 한다. 달리기는 계절 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주일에 4, 5회 하루에 20km 내지 30km를 완주한다고 전했다. 사이클은 인터벌 훈련을 위주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하는데 최근엔 체력 소모를 최소화 하는 기술을 익히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6월) 7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 해요. 재작년에 이 대회에서 104명 참가 선수 가운데 20위를 기록해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권 출전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 하기도 했죠. 작년엔 경기 중에 사이클이 부서져서 포기 했어요. 이번이 주니어로 나서는 마지막 대회인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 돌아 오고 싶어요. 그리고 성인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 해야죠. 지켜봐 주세요.” 그의 말처럼 ‘철인(鐵人) 3종의 최강자 허민호’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뛰어 넘어 세계 속의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널리 떨치는 그날이 꼭 오길 바란다. 허민호(許敏鎬) 생년월일: 1990년 3월 1일 생 신장: 174cm 체중: 58kg 출신교: 구룡초등학교 -대청중- 합덕산업고(3학년 재학 중) 주요 대회 성적 2003-06-29 2003 설악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주니어 5위 2005-06-05 2005 통영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주니어 3위 2005-07-02 2005 싱가포르 아시아 선수권대회 주니어 10위 2006-09-03 2006 세계트라이애슬론선수권대회 주니어 20위 2006-10-22 제87회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1위 2007-05-06 2007 아시아선수권 국가대표선발전 주니어 1위 2007-06-01 제16회 통영 아시아트라이애슬론 1위 2007-06-24 2007 설악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주니어 1위 2007-10-09 제88회 전국 체육대회 일반부 3위 2008-03-09 2008 웰링턴 오세아니아 선수권 대회 U23 5위 2008-05-03 2008 광저우 아시아 트라이애슬론 니어 1위 2008-05-25 2008 서울 국제 트라이애슬론 대회 일반부 8위 홍희정 KBS 스포츠 전문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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