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천재들, 박찬호(35. LA 다저스), 이종범(38. KIA 타이거즈),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 박진만(32. 삼성 라이온즈), 이진영(28. SK 와이번스)…등등. 2006년 3월, 한국야구는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 왕이 지켜보는 앞에서 국민들에게 36년의 응어리진 한을 풀어 주었으며 그 기세로 야구의 본고장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의 야구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를 하였다. 이 시점에서 WBC 4강으로 한국야구가 과연 야구 선진국에 진입을 하였는가를 집어볼 필요가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리그는 미국의 메이저리그이고 다음이 일본리그, 그리고 우리는 한국리그라 말한다.(남들이 인정하고 안하고는 접어두고) 그밖에 도미니칸리그, 멕시칸리그 등 중남미에 리그가 있고 요즘은 네덜란드와 영국 등에서도 프로리그를 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만과 중국리그가 있는데 아직은 한 수 아래라 하지만 대만이 바로 코밑까지 따라와 있다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관중동원 면이나 리그 운영 등에서 한국리그는 세계 3대 리그에 충분히 들어 갈 수 있으나 문제는 선수를 수급하는 면이나 선수들의 기량 면에서 세계 4위권이냐 하는 문제이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박찬호와 백차승 그리고 야수로 유일하게 추신수 등이 가끔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간신히 메이저리거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WBC 당시에 우리에게 예선과 본선에서 연속으로 패했던 일본이 우여곡절(적절치 못한 대진표)을 겪으며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아무도 일본을 이 시대에 최강이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본에 2번 연속 이겼다고 그들과 실력의 차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일본은 최강리그인 미국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마스자카를 비롯 , 뉴욕 양키스의 마스이 등 20명이 넘는 선수 등이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다. 한국야구의 장, 단점은 한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소수 정예의 엘리트야구라는 점이다. 중국의 기예단이나 루마니아의 기계체조선수들은 4살 때부터 부모 손을 떠나 스파르타식의 집중교육으로 세계적인 선수들로 만들고(?) 있다. 얼마 전 그들의 훈련모습을 TV로 본적이 있었는데 학교교육이나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은 뒷전으로 밀려있고 오직 한 가지 목표 때문에 선수 개인의 인생자체가 무시 되는, 그야말로 선수들을 양육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지금 한국야구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 한국의 현실은 초등학교 3, 4학년에 야구를 시작하면서 철저한 관리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경기에 이기는 방법만을 배운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훈련방식이 야구선진국인 미국과 일본보다 청소년야구의 빠른 성장을 보여 주고 있고 실제로도 그들과 경기에서 승리를 할 수가 있다. 초등학교나 리틀야구 조기교육에서 철저한 기본기를 습득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야구기술자’가 된다.(미국은 초, 중학교 때에는 학교에서 야구를 가르치지 않고 리틀야구만 하고 있다. 학교야구는 고등부터 시작 한다. 초, 중학생들은 리틀야구로 주말에 즐기는 스타일이다) 한국 식 철저한 교육을 받은 야구천재들은 세계에 나가도 손색이 없다. 그들이 바로 박찬호나 이승엽, 김병현, 서재응 등이다. 우리는 1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한 선수들만 구성하여 세계 4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아마보다는 프로가 강한 미국이나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몇몇 야구 천재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순간적인 감동보다는 야구 전체의 기량이 세계 4위권에 진입해야 한다. 꾸준한 세계 4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다. 소수정예의 천재들보다 전체적인 야구수준을 높일 수 있다면 우리는 저변 쪽으로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지금 KBO와 리틀연맹이 벌이는 구 단위에 리틀팀 하나 만들기 운동은 그런 면에서 중요하고 꼭 성공해야하는 사업이다. 초등생, 중등생에게는 주말야구로 아이들이 즐기는 야구를 할 수 있고 그 중에 소질 있는 선수만을 진정한 야구선수로 키우는 시스템이 정상적이고 아주 바람직한 한국야구의 미래가 될 것이다. 유승안 KBO 경기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