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의 현장 속으로]신만이 안다는 이대호의 부진, 해법을 찾아서
OSEN 기자
발행 2008.07.22 10: 34

이대호(26. 롯데)의 부진은 신만이 알 수 있다…. 최근 뉴스 중에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대호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야구에 신은 있는 것일까? 흔히 국내 매스컴 관계자들이 김성근 감독을 일러 ‘야구의 신’이라 칭하는데 이대호를 SK로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요즘 롯데나 ‘국대(국가대표)’나 이대호의 부진한 성적을 두고 말들이 많다. 얼마 전엔 로이스터 감독이 "이대호의 부진은 그동안 쉬지 않고 많은 경기에 나선 결과이며 며칠간 경기를 쉬면 곧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고 장담을 하였는데 지금은 신밖에 모른다고 하니 참 난감하다. 이대호는 롯데에서는 부동의 4번 타자이고 국가대표팀에서는 이승엽(32. 요미우리), 김동주(32. 두산)와 더불어 클린업트리오로 팀의 타점을 책임져야하는 중심타자로 활약을 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부진이 계속된다면 한국이 메달을 따는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대호의 슬럼프는 지금이 처음은 아니다. 백인천 감독이 롯데의 사령탑으로 있을 때 이대호는 팀의 중심은 커녕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최근에도 팀에서는 잘하다가도 국가대표로 나가서는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질 못하였으나 게임에 임하는 자세나 정신력은 그 어느 선수보다도 좋은 정신 상태로 무장되어 있다. 이대호의 장점은 부드러움에 있다. 큰 체구에서 물 흐르듯 뻗어 나오는 그의 타격 폼은 어떠한 공이라도 맞출 수 있는 이상적인 타격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선수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최근의 부진은 어떻해 해결해야 하는가. 필자가 신 이라면 ‘딱 이거다’ 하고 짚어주겠지만 신이 아니기에 여러 가지 원인을 분석해 봐야겠다. 최근의 이대호는 덤비듯 성급한 스윙을 하고 있다. 자신이 볼카운트를 조절하면서 여유있는 타격을 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없이 그냥 볼이 오는대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 자세가 아니라 그냥 홀린듯, 타격 포인트가 오직 한가운데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돌리는 듯한. 주자가 있던 없던 이대호에게 초구에 한가운데 던지는 투수는 없다. 상대투수가 직구를 던지더라도 몸쪽 바짝 붙이는 공이나 바깥쪽 꽉 차는 공을 던질 뿐이다. 대다수의 투수들은 이대호에게 일단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유인구를 초구부터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 하건만, 이대호는 줄기차게 직구 타이밍으로 한가운데 스윙을 하고 있다. 이대호에게 아주 간단한 처방을 내려주고 싶다. 첫 타석은 공을 칠려고 하지말고 공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 이대호는 상대방이 어떤 공으로 어떤 방식으로 던지는 지를 모르고 있다. 일단 첫 타석은 공을 보면서 지금 상대가 나에게 던지는 구질이 무엇인지, 공격적인지 아니면 나를 피하려 하는지, 원 볼에는 무엇을 던지고 원 스트라이크에는 어떤 변화구를 던지는지. 물론 구단에서 분석 팀이 상대를 분석하여 많은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이대호는 분석지가 머리에 들어오질 않고 더욱 많은 생각만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맴돌 뿐이다. 첫 타석에 여유 있게 공을 많이 보았으면 두 번째 타석부터는 구질을 보기보다는 코스를 정해서 노려서 치는 방법이 좋겠다. 가령 이번 타석은 무조건 변화구나 직구를 가리지 않고 바깥쪽으로 밀어서 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또 무조건 밀어서 타격을 해야 한다. ‘다음 타석은 무조건 변화구만 노려서 쳐야겠다’는 식으로 노림 수 회복이 관건이다. 타격 컨디션이 안 좋을때 이것저것 생각이 복잡해지면 투수의 공은 내 생각과는 항상 반대로 오게 되어 있으니까. 투수의 공이 항상 노리는대로 오지않고 반대로 오는 이유는 타석에서 머리가 복잡하니까 그런 착각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에 믿음이 없으면 항상 안 되는 쪽으로 생각이 많아지니까 자신이 선택하고 작정을 하였으면 그걸 믿고 기다려서 쳐내는 것이 빠른 슬럼프 탈출의 열쇠가 된다. 자신을 믿어라. 모든 야구팬들은 이대호를 믿고 있다. 이대호 자신만 ‘내가 왜이러지’하는 불안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좋은 타자를 뽑으라면 이대호는 단연 최상위권에 있는 선수이다. 모든 야구팬들이 이대호의 타격 자질과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 갈매기의 화려한 비상을 보면서 이대호가 국가대표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 이대호는 아직 젊고, 앞길이 창창하다. 유승안 KBO 경기운영위원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