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선수에게…. 프로야구의 선배이자 그동안 정수근 선수를 아껴왔던 야구인으로서 이번 사건은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건의 경위는 새삼스럽게 언급할 필요는 없겠다. 나는 앞으로 정수근 선수가 어떻게 해야만 다시 목숨과 같은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는가를 연구해 보려고 한다. 나 하나의 결정이 정 선수를 다시 그라운드로 불러올 수 있다면 나는 온갖 비난을 받더라도 정 선수를 용서해 주고 싶지만 야구인은 물론 팬들이 그걸 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정 선수. 지금처럼 방안에 앉아서 언제까지 숨어 있으려고 하는지. 정 선수가 모든 야구인들에게 실망을 주었고 또 팬들은 그 동안 정선수에게 보내준 응원과 성원에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솔직히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밖에 나오기 싫은 것도 짐작 할 만하지만 나는 정 선수가 평소의 성격대로 밖으로 나와서 용서를 구할 건 구하고 자신이 뉘우치는 것을 팬들에게 또 야구인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 이라 생각이 된다. 정 선수의 얼굴을 모르는 부산의 팬들이 있을까? 창피하고 죄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도 지금 정 선수가 있을 곳이 방 안은 아니라 생각이 든다. 피서철 부산엔 수많은 관광객이 광안리 해수욕장이나 해운대로 몰려든다. 그곳으로 가라. 거기 가서 쓰레기도 줍고 교통정리도 하고 “저 정수근입니다. 이번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지금은 이렇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겠습니다.” 같은 팻말이라도 써서 붙이고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해라. 정 선수. 정 선수가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나. 그 숱한 고비를 넘기고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되었을 때 자네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이 얼마나 기뻐하셨겠는가. 국가대표로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경기를 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눈물 없이 보셨을 것 같은가. 정 선수. 자네도 벌써 서른 줄이 넘어서 팀에서는 물론 전체선수로도 선참의 위치에 있질 않나. 아들도 있고 벌써 아버지가 되지 않았나. 정 선수가 아들을 데리고 야구장에서 야구를 가르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자, 이젠 일어나야지. 팬들이나 야구인들이 자네를 용서 할지 안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방법을 찾아 봐야지. 이젠 감동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광안리에 정수근선수가 청소를 하고 있어요…!” “해운대 앞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저녁에는 길 잃은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이런 일들이 팬들의 노여움을 푸는 길이라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일까. 정 선수. 자책하고 괴로워 하지마라. 이왕 엎질러진 물. 지금 부터라도 자네가 정말로 반성하고 있고 괴로워한다면 팬들도 용서를 해주시리라 믿는다. 예전의 정 선수 잘못은 팀이 필요로해서, 팀도 원해서 풀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제는 팬은 물론 야구인들에게도 정말로 정 선수가 반성하고 있다는 뭔가를 보여주어야만 예전의 야구선수 정수근으로 돌아 올 수가 있단다. 정 선수, 옛날 훈장선생님 말씀만 해서 미안하다. 나는 솔직히 정 선수가 좋다. 너의 성격이 좋고 너의 야구가 좋고 특히 너의 선배들 대하는 태도가 좋다. 싹싹하게 선배들에게 잘하고 후배들에겐 농담도 잘하고 팀 분위기를 좋게 할 수 있는 그런 너의 성격이 좋다. 그 동안 그런 좋은 점들이 가식은 아니라 믿는다. 그럼 다시 일어나자. 한번 움직여보자. 광안리나 해운대를 말 한 것은 나는 그렇해 했으면 하는 생각일뿐 너의 의사와는 상관이 없다. 더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면 무슨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하루 빨리 야구장에서 너의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또 하나. 정 선수 아들도 야구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시간이 나는대로 어린이 야구단에 가서 봉사를 해라. 그러면서 수근이 자네가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생각했던 마음가짐을 다시 되살려 봐라. 어린 아이들도 자네가 와서 야구를 가르쳐 준다면 얼마나 좋아 하겠나. 부산에 리틀 야구팀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주저리 주저리 쓰잘 데 없는 소리만 지껄였는지 모르겠다. 한국야구위원회 경기운영위원 유승안 보냄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