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의 현장 속으로]‘영웅’ 이승엽, 무너졌던 타격폼-문제는?
OSEN 기자
발행 2008.08.29 09: 41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 그대는 영웅이다. 지난 3월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을 끝내고 일본으로 돌아간 이승엽은 엄청난 슬럼프에 빠지면서 1군보다는 2군에 있었던 시간이 많았고 지난해 보여주었던 폭발적인 배팅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원인은 알려져있다시피 지난 시즌 후 결행한 엄지손가락의 수술 휴유증이었고 그 통증이 채 가시기 전에 무리한 올림픽 예선 출전이었다 이승엽은 그 누구에게도 변명하지 않았고 통증을 참으면서 나라를 위해서 올림픽 예선과 본선까지 참가하면서 대한민국의 국민타자 노릇을 그야말로 충실하게 이행해 주었고 내년도 WBC 도 참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한국의 아들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이승엽의 수술은 여러 사람이 만류하했다. 특히 전설적인 재일교포 강타자 장훈 씨는 공개적으로 타자들의 손가락 감각을 이야기하면서 만류햇다. 야구 선수 중 타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직업병인 손가락 울림증세는 수술을 해도 완쾌가 어렵고 손가락 수술이 성공 하더라도 타격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 타자로선 더 치명적 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승엽은 수술을 감행했다. 이왕 수술을 했으면 올해에는 조금 쉬는 시간으로 삼았어야 하는데 올림픽 예선부터 출전하면서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로 시즌을 맞았고 올림픽에서도 초반 엄청난 부진 속에서도 준결승과 결승에서 한방을 쳐주면서 한국야구가 금메달을 따는데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승엽이 누구인가. 올림픽 초반 한두 게임 못쳤을 때 만해도 우리는 이승엽이 꼭 해줄 거야, 다음 경기는 나아지겠지, 염려를 하면서 빠른 컨디션 회복을 기대하였으나 예선 7경기 중 어느 한경기도 마음에 들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였다. 필자도 구장에서 경기를 관전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질문에 “승엽이는 결승에서 잘 칠겁니다”라는 대답으로 묻는 이들을 안심시켰지만 내심은 “참 큰일이다”고 생각, 그의 컨디션을 볼 때 잘 될 것 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이승엽은 이번 올림픽 시리즈에서 타격 폼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승엽의 타격폼이 무너진 이유와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보자. 우선 하체의 폭이 지난 시즌보다 무려 20㎝ 이상 줄어들었으며 상체의 위치도 타격시 방망이가 앞으로 나가도 상체는 뒤쪽에 있어야 하는데 방망이가 나오기 전에 이미 오른쪽 어깨가 먼저 돌아가는 ‘타자들의 슬럼프 공식’이 그대로 드러났기에 좋은 타격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승엽이 달라진 점은 우리가 육안으로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었는데 왜 이런 폼으로 스윙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앞에서 언급했던 왼손 엄지에 있다. 야구선수들은 타격시 볼이 방망이에 전달되는 충격에서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해서 엄지에 고무링을 착용한다.(손가락에 문제 있는 선수들은) 고무링이 볼의 속도와 무게에 의한 충격을 다소 완화 시켜주지만 공의 위력 전체로 커버해 주진 못한다. 특히 홈런을 때리는 파워풀한 스윙을 하는 타자들의 손가락에 전해주는 충격은 아프다기 보다는 전기가 오른 듯한 ‘찌릿함’이다. 그 찌릿함 후에 엄청난 고통이 뒤따라온다. 그 찌릿함이 지나면서 엄청난 고통이 뒤 따라 온 다는 공포에 스윙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타격시 엄지가 아픈 선수들 대부분은 배트를 일찍 놓는다. 특히 멀리 빠져나가는 슬라이더나 커브, 그리고 몸 쪽으로 바짝 들어오는 직구 등은 손가락에 전해지는 고통을 알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한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이승엽이 바깥쪽으로 빠져 나가는 슬라이더에 엉덩이를 빼고 한손을 놓으면서 헛스윙하는 장면을 많이 봤을 것이다. 그같은 고통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이승엽의 이런 스윙을 보면서 많이 아쉬워했다. 타자들의 손가락 고통은 야구 직업병이다. 이승엽 같은 대선수가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타격연습을 했는지는 일반인들은 잘모를 수밖에 없지만 우리 이승엽은 그 고통을 이겨내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타격시 손가락에 전해오는 고통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정타로 방망이 중심에 맞으면 그 충격은 모두 방망이에 흡수가 된다. 하지만 야구란 얼마나 공의 중심에 맞추기 어려운 경기인가. 이제 올림픽 잔치는 끝났다. 다시 선수들은 국내 리그를 벌이고 이승엽은 일본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우리대로 리그의 종반을 향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이승엽은 일본에서 팀을 위해 아픈 손가락으로 방망이를 움켜쥐고 홈런을 쳐내야 한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기도한다. 유승안 KBO 경기운영위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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