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상미 씨를 보고 결혼 생각을 안하겠어요(웃음).” 3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토파즈홀에서 배우 추상미(34)와 뮤지컬 배우 이석준(35)의 결혼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도 전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이날 진행을 맡은 박수홍은 연신 “두 사람의 웃는 모습이 닮았다”며 부러운 표정을 금치 못했다. 아울러 “추상미 씨는 미디어의 피해자시다. 진짜 예쁘신데 드디어 석준 씨가 꿰차가시는구나”라고 얘기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추상미와 이석준은 지난 2003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상대역을 맡으면서 교제를 시작, 5년여 간 사랑을 키워온 끝에 행복한 결실을 맺게 됐다. 이석준은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으며 1996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무대에 데뷔, 이후 뮤지컬 '헤드윅'의 헤드윅 역, '아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해왔다. 이석준은 2004년 '블러드 브라더스'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석준은 “한번도 이런 자리를 가져본 적 없어 낯설고 떨리지만 행복하다. 많은 관심갖고 찾아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전했으며 추상미는 “행복하다. 요즘 계속 결혼준비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는데 ‘여자라서 행복한 게 이런 거구나’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해 행복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음은 추상미와 이석준의 일문일답. -좋아한다고만 해서 결혼하기는 힘들텐데 그동안 만나면서 싸운 적은 없었나. 장점과 단점을 말해달라. ▲(추상미, 이하 추)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처음에는 ‘연애만 예쁘게 하자’고 생각했다.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은 아니었다. 그냥 장난치며 만나는 친구였는데 만나다보니 정이 들어 5년 동안이나 교제가 지속된 것 같다. 많이 힘든 시기 속에서 서로가 위로가 됐고 1년이 지날 때마다 “아, 아직도 사귀고 있고 아직도 내 옆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서야 '이제는 더 이상 연애는 의미가 없다. 결혼을 하든지 갈라서든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그 틈에 석준 씨가 청혼을 해줫고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장점과 단점으로는 일단 취향이 다르다. 나는 벽지를 골라도 로맨틱하면서도 꽃무늬가 있는 걸 고르는 반면 석준 씨는 굉장한 심플한 걸 좋아한다. 크게 싸운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석준, 이하 이)연애로 시작했다고 했지만 난 결혼 생각이 많았다. 누군들 상미 씨를 만났으면 그런 생각을 안했겠나(웃음) 언젠가 아버지께서 “여자를 만나면 존경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라”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 상미 씨는 그 말에 딱 부합되는 여자다. 내가 닮고 싶은 부분을 갖고 있고 내가 없는 부분을 끌어내게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상미 씨에게 모든 부분을 맞춰주고 싶다.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다. -서로에게 도움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 ▲(이)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사귀면 안 좋은 점이 많다. 생활을 다 알기 때문에 허튼 짓도 할 수 없다(웃음)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된다. 상미 씨는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해준다. 어떤 친구보다 혹독한 평을 하는 편이다. 장인어른(추송웅)의 연기를 어릴 때부터 보아왔기 때문에 평은 훨씬 더 가혹하다. 내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연기한 것도 점수가 30점을 넘어가 본 적이 없다. (추)옛날 아버지가 연극 무대에 서실 때 어머니가 노트에 빽빽이 손동작과 표정을 다 적어서 연극이 끝난 후 아버지께 내미셨다 들었다. 그것 때문에 아버지는 스트레스를 받았을테지만 그래도 다음 공연에서는 말씀을 바탕으로 수정하셨다고 한다. 난 어머니에 비하면 아주 조금일거다(웃음) -5년간 교제하면서 3년간 몰래데이트를 해왔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이)전혀 없었다.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매니저인 척 하자. 그래서 맨 처음 가방을 샀다. 누군가 알아보는 척 하면 뒤로 물러서서 가방들고 전화하는 척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매니저들이 가방 들고 다니고 그러지 않던데(웃음). 아무튼 그 당시 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여서 다니기 편했다. (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공연 당시 저희들만의 신호를 만들었다. 눈을 깜빡이면 사랑한다는 신호였다. 괜히 붙어있어도 되는데 분장실에서 마주치면 괜히 구석으로 가고 그랬다(웃음) 당시 그 공연에는 석준 씨와 나를 비롯, 조승우 씨도 출연했었는데 조승우 씨에게 제일 먼저 들켰다.(웃음) -영화같은 프로포즈를 했다 들었다. 얘기 좀 해달라. ▲(추)그날이 1월 4일 이었다. 당시 헤드윅 콘서트를 하고 있었다. 헤드윅 공연 끝나고 배우들이 무대 위로 나와서 앵콜곡을 부르는 거였는데 그날은 좀 달랐다. 반주가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4명의 배우들이 나와서 중창을 하는거다. 그러면서 석준 씨가 “이 곡은 새로 소개해 드릴 곡인데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6살 때 작곡한 노래다”고 전하더라. 근데 사실 그곡은 6살 때 내가 만든 노래였다. 이어 석준 씨가 걸어나와서 “오늘 프로포즈 하기로 했다”고 말하며 저를 무대로 불러서 반지를 주며 ‘소원’이라는 가스펠을 불러줬다. 관객들 전부에게 핫도그도 돌렸다. 그동안 공개프로포는 생각도 못하고 있던터라 너무 뜻밖이었고 감동적이었다. 너무 챙피하면서도 기분은 좋고 어디 구멍이 있으면 숨기도 하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결론은...그 날 참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웃음) (이)실제로는 1년 좀 넘게 준비를 했다. 둘 다 크리스찬이라 예수님이 태어나신 크리스마스 이브 날 프로포즈를 하면 의미도 있고 행복하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그 날은 촬영으로 못하게 됐다. ‘그래 31날 하자’ 했는데 다시 공연이 잡혀서 취소가 됐다. 그럼 1월 1일 날 할까했는데 공연으로 또 미뤄졌다. 그러다 보니 1월 3일하게 됐다. -6살 때 만들었다는 그 노래는 뭔가. ▲어려서부터 캐나다 국기를 좋아했다. 올림픽 중계를 보는데 캐나다랑 우리나라랑 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나봐요.(웃음) 아무튼 캐나다 국기를 그리는 게 취미였다. -같이 불러달라. ▲(추)저 혼자 부르고 싶은데. (이)내가 부르겠다. “캐나다. 우리나라에 사는(?)캐나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만만세~”(웃음) -2세 계획은. ▲(추)그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있다. 나는 나이가 있어서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고 싶다. 딸이 태어나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할 수 있는 걸 다 시켜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좋을 것 같다. 아들은 외계인(?) 같아서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이)저는 개인적으로 둘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부모가 배우 생활을 계속해야 할텐데 아이에게도 형제가 있어서야 괜찮지 않겠냐. 제가 그래서 힘들면 쌍둥이로 합일점을 찾자자고 했다.(웃음) -첫키스는 언제 했나 ▲상미 씨 집 앞에서 했다. 강도가 어느 정돈지 시간은 얼마나 됐는지 술김에 했기 때문에 기억나지 않는다(웃음).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행복했다. -기억나는 데이트가 있나 ▲(추)자랑하는 게 익숙지 않아 챙피하다.(웃음) 석준 씨가 이벤트 같은 걸 잘하는 편인데 그것도 감동적으로 의미가 있게끔 한다. 특히 100일 되는 날 받은 선물이 감동적이다. 동작대교 밑에 차를 세우고 데이트할 때 당시 매점에서 파는 병에 든 커피를 늘 마셨다. 난 버린 줄 알았는데 차 트렁크에 계속 모아왔더라. 나와 함께 하루씩 다녀온 여행지의 흙과 모래를 담아 그 내용을 견출지에 적어 붙인 채로...이제까지 그런 선물은 받아본 적 없어서 행복했다.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이었다. (이)받는 건 쑥스러워 잘 못하는 편이다. 주는 게 좋다. 추상미 씨는 오로지 받는 걸 좋아한다. 그런 부분에서 잘 맞는 듯하다(웃음).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많이 다닌 것 같다 .그 때마다 느껴지는 건 상미 씨가 항상 받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것을 느꼈다. -받은 건 없나. ▲별로 없는 것 같다.(웃음) -둘만의 애칭이 있는가. 또 특별히 신부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면. ▲(추)애칭은 특별히 없다. 둘만 있을 때 ‘자기야’라고 부르는 정도다. 결혼이란 단지 둘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이기 위한 결혼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즐기면서 축하할 수 있는 결혼식이 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혼이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기대기 위한 보상심리가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를 사랑할 수 있을 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어느정도 그런 때가 아닌가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그동안 나만을 위해 살아왔던 생활을 이 사람에게 헌신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결혼식 일정은 어떻게 되나. 신혼여행과 거처는 결정됐나 ▲결혼식은 사회자가 따로 없고 오는 11월 5일 온누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례는 하용조 목사님께서 해주시기로 하셨다. 2부 피로연에서는 사회자를 생각중인데 아직 미정이다. 축가는 강성연 씨가 해준다고 했는데 좀 뺀다. 꼭 시킬거다(웃음). 신혼여행은 아직 결정이 안됐다. 아마도 타이티 섬이 될 것 같다. 신혼집은 내가 독립한 집이 1년 반 밖에 안됐는데 거기서 1년정도 지낸 후 그 이후에 옮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나는 정말 많이 모자른 사람이다. 상미 씨를 만나서 5년동안 인격적으로나 연기적인 면에서 많이 성장했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이렇게 기자회견하는 것만으로도 한분 한분께 인사드리고 싶은 만큼 감사할 일이고 가슴이 벅차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저 커플처럼만 되야지’ 하는 모범적인 커플이 되겠다. (추)행복하고 예쁘게 사는 것만이 여러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일 것 같다 행복하게 잘 살겠다. yu@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