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야망’의 원조 미자 차화연(48)이 돌아왔다. SBS 새 일일 드라마 ‘애자 언니 민자’(윤정건 극본, 곽영범 연출)에서 타이틀롤 미자 역을 맡은 차화연은 31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섰다. 20년 전에는 앳된 모습에 풋풋함을 자랑했다면 지금은 완숙미가 느껴진다. 1987년 ‘사랑과 야망’ 이후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에서 은퇴했다가 20여 년 만에 다시 안방극장에 돌아온 것에 대해 차화연은 “그 동안 정말 열심히 가정 생활을 했고 아이를 유학 보낸 후 나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보게 됐다. ‘사랑과 야망’이 리메이크 될 때만 해도 전혀 컴백 생각이 없었는데 지난 해 9월 무렵부터 서서히 컴백을 고려해 보게 됐다”고 밝혔다. 차화연은 컴백을 생각하면서 상당히 고민을 했다고 했다. “과연 연기를 다시 해야지 좋은 것일까. 내가 과연 다시 이 길을 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거의 4개월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반대로 다시 연기를 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게 됐다. 만약 연기를 다시 하지 않는다면 5년이나 10년 뒤에는 더 후회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이렇게 돌아오게 됐다”며 그 동안의 고민의 과정들을 설명했다. ‘사랑과 야망’을 연출했던 곽영범 PD의 작품으로 컴백하는 것에 대해 일부러 의도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 다시 컴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혀 의도된 것은 아니고 삼박자가 다 맞았던 것 같다. 소속사 측에서 작품을 알아보고 있을 때 곽 선생님도 작품을 하시려고 했고 마침 나와 어울리는 역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혼 이후 은퇴를 했던 것을 두고 ‘사랑과 야망’을 촬영할 당시 거의 밤샘 촬영을 했는데 그를 두고 남편이 “참 이상한 직업도 다 있다고 말했다”며 은퇴를 한 배경에 남편의 반대도 있었음을 밝힌 차화연은 아직도 남편이 연예계에 컴백하는 것에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차화연은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했다. 4개월여를 설득했다. 사춘기 때 여자의 심정을 이야기 하면서 또 혹시 갱년기 때의 여자의 마음을 아느냐며 설득을 잘 했다. 지금도 우리 남편은 100% 찬성을 하는 것은 아니다. 반반 묵인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속으로는 찬성하지 않을까. 속으로는 축하 해 줄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들은 찬성을 하며 엄마를 응원해 주고 있다고 했다. 특히 딸은 “엄마의 직관과 능력을 믿으라”는 스티브 잡스 의 말을 빌려 ‘파이팅’을 외쳐 주고 있단다. 20여 년 만에 드라마 리딩 연습에 참여한 차화연은 오랜 만이기는 하지만 세월을 앞당긴 것처럼 어색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이덕과, 한진희 등은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난 것처럼 너무도 반가워 해줬다는 것이다. 역시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자신을 잘 따르는 후배들을 보면서 “우리 때보다 더 잘한다”는 생각도 한다는 그녀다. “선생님”이라는 호칭 때문에 벌써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나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활기찬 목소리로 취재진들의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하는 차화연에게 20년이란 세월은 그녀의 말처럼 ‘인생 공부’를 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 보였다. 시청률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시청자들이 봐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끝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의 마음에 들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다짐을 했다. 차화연은 1978년 TBC 20기 탤런트로 데뷔해 ‘금남의 집(1983)’ ‘참새와 허수아비(1983)’ ‘도시에서 우는 매미(1984)’ 등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는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품은 단연 ‘사랑과 야망’ 이었다. 1987년 23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수상했던 그녀는 쏟아지는 CF와 드라마 출연 제의를 뒤로한 채 1988년 돌연 결혼식을 올리고 평범한 주부의 삶에 들어섰다. 이번 '애자 언니 민자'에서 차화연이 맡은 민자는 동생 애자가 짊어져야 할 운명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사고뭉치 시동생에게 시달리고 철딱서니 동생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으면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사랑으로 보듬는 바다같이 넓은 성정을 가진 캐릭터다. 4월 21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happy@osen.co.kr 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