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 스타트로 보는 8개 구단 선발진
OSEN 기자
발행 2008.05.19 14: 27

[OSEN=이상학 객원기자]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본적인 임무는 6이닝 3자책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다. 6이닝은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발투수의 적정 투구이닝이고, 3실점은 상대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 승리 발판을 다질 수 있는 초석이 된다. 올 시즌 유독 경기 종반 뒤집기 승부가 많아졌지만, 기본적으로 선발투수가 얼마나 호투하느냐에 당일 승패가 갈리는 법이다. 괜히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가 마무리투수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이 아니다. 8개 구단 선발진을 퀄리티 스타트로 살펴보았다. 롯데, QS 21회 롯데는 퀄리티 스타트 왕국이라 할 만하다. 올 시즌 39경기에서 총 21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횟수도 가장 많지만 퀄리티 스타트 비율도 53.8%로 가장 높다. 특히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은 9차례 선발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치며 이 부문에서도 부동의 단독선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뒤를 장원준(5회)·매클레리(3회)·송승준(2회)·이용훈(1회)·조정훈(1회)이 잇고 있다. 롯데는 선발승이 16승으로 가장 많으며 선발진 방어율 부문에서도 당당히 전체 1위(3.65)를 달리고 있다. 선발들은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승을 날려먹는 불펜이 문제다. 그래서 예부터 롯데 선발들에게 완투는 숙명이다. 올해도 완투가 3차례로 가장 많다. 우리, QS 18회 우리 이광환 감독은 “선발진만큼은 탄탄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선발진 방어율 3위(3.95)이며 평균 투구이닝도 전체 1위(5.78)에 랭크돼 있다. 퀄리티 스타트는 총 18차례로 2위. 특히 ‘너클볼러’ 마일영이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 9경기에서 7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좌완으로 재탄생했다. 7차례 퀄리티 스타트는 KIA 윤석민과 함께 손민한 다음으로 많다. 마일영 외에도 황두성(5회)·장원삼(3회)·김수경(1회)·이현승(1회)·스코비(1회)가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선발로 활약하면 15승 투수도 가능하다는 평을 받은 황두성은 퀄리티 스타트에서도 돋보였다. 황두성이 마무리로 전업하며 비운 자리는 김수경이 맡는다. 외국인 투수 제이슨 스코비는 9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가 딱 한 차례밖에 없다. 한화, QS 17회 올해 한화 마운드는 문제가 많다. 김인식 감독은 “마운드가 안 돼”라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그래도 한화 선발투수들은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가 17차례로 KIA와 함께 3번째로 많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6회)을 필두로 양훈(4회)·정민철(3회)·송진우(2회)·유원상(2회)이 17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합작했다. 지난 2005년 데뷔 후 퀄리티 스타트가 3차례밖에 없었던 양훈이 올 한 해에만 벌써 4차례나 달성한 것이 돋보인다. 정민철과 송진우은 과거가 아닌 현재형 선수들이다. 류현진은 그래도 류현진이다. 기술적으로 완성된 류현진은 “선배들에게 정신적으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한화는 선발진 평균 투구이닝도 5.44이닝으로 전체 2위에 랭크돼 있다. KIA, QS 17회 메이저리그 출신 서재응은 “우리팀 에이스는 (윤)석민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윤석민은 올 시즌 9차례 선발등판에서 7차례나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다. 올 시즌에도 윤석민이 선발등판할 때 KIA 타선의 9이닝당 득점지원은 3.52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은 2점대(2.79) 방어율로 타선을 잘 보듬어주고 있다. 물론 윤석민도 사람이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태균에게 역전 홈런을 맞고 강판된 뒤 화장실에서 분을 삭였다. 그래도 얼굴은 웃고 있었다. 윤석민 다음으로 서재응(4회)·리마(2회)·이범석(2회)·이대진(1회)·전병두(1회)가 뒤를 따르고 있다. SK로 트레이드된 전병두는 더 이상 ‘KIA 자식’이 아니다. 리마·이대진의 부활과 함께 이범석의 대약진이 아쉬움을 채우고 있다. SK, QS 15회 케니 레이번과 김광현 그리고 채병룡으로 이어지는 SK의 1~3선발진은 리그 최상급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중심이 된 SK 선발진 방어율은 전체 2위(3.73)에 올라있다. 최근 레이번의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김광현-채병룡은 거뜬하다. 특히 김광현의 위력이 큰 키처럼 돋보인다. 퀄리티 스타트 6차례로 류현진·봉중근 등과 함께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다.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퀄리티 스타트는 5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는 개막 두 달여만에 지난해 1년간 기록한 것을 넘어섰다. 채병룡도 퀄리티 스타트 4차례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레이번도 퀄리티 스타트 4차례로 기본은 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3명을 제외한 투수들의 퀄리티 스타트가 없다. 퇴출된 다윈 쿠비얀이 한 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게 전부. 의외로 양적으로는 부족한 SK 선발진이다. LG, QS 14회 박명환은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설령 박명환이 복귀해 좋은 피칭을 하더라도 LG 에이스는 봉중근이다. 봉중근은 퀄리티 스타트를 6차례나 해냈다. 봉중근은 LG 팀 전체 퀄리티 스타트(14회)의 절반 가까이를 혼자서 책임졌다. 특히 투구이닝이 대단하다. 68이닝으로 이 부문 전체 1위.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이 무려 6.8이닝이다. 더 이상 미미한 투수는 없다. 브라이언 매존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국내무대로 다시 컴백할 경우, 봉중근이 “한국에서 뛴 모든 미미한 외국인선수들은 알 수 없다”고 해도 매존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외 옥스프링(2회)·브라운(2회)·최원호(2회)·박명환(1회)·정찬헌(1회)이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옥스프링은 스프링캠프 때 다친 허리가 낫지 않아 아직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 봉중근의 존재가 더욱 소중한 이유다. 삼성, QS 10회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가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삼성 선발진은 여전히 위력적이지 못하다. 퀄리티 스타트가 10차례로 두산과 함께 가장 적다. 배영수는 9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가 단 2차례에 불과하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여파로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것을 감안해야 한다. 대신 외국인선수 웨스 오버뮬러가 퀄리티 스타트 3차례로 팀 내에서 가장 많다. 이외 이상목(2회)·전병호(1회)·정현욱(1회)·조진호(1회)가 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동렬 감독이 불펜에 무게중심을 둔 마운드 운용을 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지만, 현재 삼성 선발진이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삼성은 선발진 방어율이 5.40으로 최하위 LG(5.54) 다음으로 좋지 못하다. 선동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두산, QS 10회 매년 연례행사가 되고 있는 5월 대반격과 함께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온 두산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문제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선발진이 약하기 때문이다. 퀄리티 스타트가 10차례로 삼성과 함께 가장 적다. 무엇보다 선발진 평균 투구이닝이 리그에서 가장 적은 4.83이닝으로 채 5이닝도 되지 않는 수준. 맷 랜들이 퀄리티 스타트 3회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혜천(2회)·이승학(2회)·레스(1회)·김명제(1회)·김선우(1회)가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다. 그러나 레스는 가족 문제로 팀을 떠났고 김선우·이승학은 2군에 내려가 있다. 금민철·이원재 등 신예급 선수들이 이 기회에 선발진 진입을 노리며 좋은 피칭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새 외국인투수의 합류와 함께 선발진에만 힘이 조금 더 붙는다면 두산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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