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할 차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한국시간) 새벽 아슈하바트서 끝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경기서 김두현(26, 웨스트브롬위치)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두고 최종예선 진출을 자축했다.
이미 앞서 열린 경기서 북한이 요르단에 2-0으로 승리함에 따라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 뒤 여유롭게 경기를 치른 대표팀은 김두현 전반 중거리슛으로 센제골, 후반전 프리킥 때 김치우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 막판 페널티킥 추가골까지 터트리면서 오른쪽 무릎 이상으로 명단에서조차 빠진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김두현이 이날 보여준 감각적인 패싱력과 한 박자 빠른 타이밍의 중거리슈팅은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것은 물론 박지성의 위치에 따라 전술이 바뀌는 '박지성 시프트'라는 말도 더이상 필요없게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FIFA 랭킹 150위 투르크메니스탄을 맞아 결정적인 순간을 자주 내줘 수비 조직력 보완이 시급하다는 과제를 여전히 안게 됐다.
3차예선 상대보다 더 강한 팀들이 나오게 될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은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안정적인 수비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31일 홈에서 치러진 요르단전에서 2-0으로 앞서나가 2-2 동점을 허용하면서 도마 위에 오른 한국 수비라인은 당시 이영표, 곽희주, 이정수, 오범석으로 이어지는 포백을 가동했으나 전반에는 잘 막아냈지만 후반 들어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후 허정무 감독은 이정수를 빼고 강민수를 집어넣어 지난 7일 요르단 원정경기를 치렀고 당시에도 4명의 수비수들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유기적으로 형성하지 못하면서 수비 뒷공간을 내주는 고질적인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질렀다.
후반 들어서는 설기현을 빼고 조용형을 투입, 스리백으로 전환한 뒤 박주영 한 명을 빼고 전원이 수비적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최종예선행을 자축한 경기인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경기서 대표팀은 왼쪽에 이영표 대신 김치우, 중앙에 곽희주 대신 조용형을 기용한 포백을 다시 가동했다.
구성원을 계속 바꿔가며 포백을 시험 중인 허정무 감독은 그러나 후반 31분 강민수의 수비 실책으로 문전까지 공이 투입되면서 정성룡이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위기를 자초했다.
또한 상대의 세트플레이 때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오자 공격수를 놓치며 헤딩슛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최종예선에 진출할 팀들은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표팀은 중앙수비수들의 대인방어 능력은 물론 4명의 수비수들간 조직력 보완이 절실한 상황이다.
투르크메니스탄전 후반 조원희를 빼고 최효진을 투입해 이번에도 스리백으로 전환한 허정무호는 그러나 역시 만족할 만한 조직력을 보이지 못하며 경기를 끝냈다.
최종예선이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수비 조직력을 완성하지 못하면 7회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쉽지 않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는 9월 6일부터 내년 6월 17일까지 9개월 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최종예선은 3차예선 5개조 1,2위 팀이 2개조로 나뉘어 열린다.
아시아에 배당된 월드컵 티켓은 4.5장으로 각 조 1,2위 4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조 3위끼리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자가 오세아니아연맹(OFC) 예선 1위와 마지막 티켓을 다툰다.
최종예선 조 추첨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열릴 예정이고 한국은 호주에 이어 2번 시드를 받아 만나지 않게 됐고 3차예선서 같은 조였던 북한과는 다시 한 조에 배정될 수 있다.
한편 최종예선에는 남북한을 비롯 호주 바레인 일본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8개국이 진출했고 나머지 2자리는 카타르-이라크, UAE(아랍에미리트연합)-시리아의 3차예선 최종전 결과에 따라 주인이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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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한국-요르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