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은 거인' 손광민, "2010년 AG 대표팀이 목표"
OSEN 기자
발행 2008.06.29 13: 44

부산고 시절 '천재 타자'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광민(20). 지난해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 뜻하지 않는 손목 부상으로 재활 훈련에 매진했던 그는 올 시즌 박정태 2군 타격 코치의 현역 시절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루타를 친 뒤 3루까지 진루하지 못해 아쉬워 하고 내야 땅볼을 치더라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물론 다소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마음씨 덕분에 '훈남'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은 손광민은 올 시즌 정확한 타격, 빠른 발과 더불어 남다른 승부 근성으로 올 시즌 타율 3할4푼8리(92타수 32안타) 3타점 15득점 2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 28일 사직 KIA전이 우천 취소된 뒤 기자와 만난 손광민은 "2010년 아시안 게임 대표팀 외야수로 뛰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부상에 발목 잡힌 데뷔 첫 해 지난해 시범 경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손광민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는 행운을 누렸다. 4월 12일 사직 LG전 5-7로 뒤진 롯데의 9회말 공격. 1사 후 황성용 타석 때 대타로 프로 무대에 첫 선을 보인 그는 LG 마무리 우규민과의 승부에서 스윙 도중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재활군에 내려간 뒤 부산지역에서 유명한 병원은 다 가봤다. 가는 곳마다 인대 손상이라는 진단 뿐이었다. 뼈에는 이상이 없어 1개월 후에 완쾌된다는 말만 믿었으나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았다". 통증이 가시지 않았던 손광민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뼈조각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인대 손상이라는 말에 3~4개월동안 재활 훈련에 몰두했던 그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8월말 오른쪽 손목 수술을 받은 손광민은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며 11월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 참가,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무관심이 손광민을 강하게 만들었다 "감독님의 생각과 다를 수 있으나 처음에는 나에 대해 잘 모르시고 눈길도 주시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에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이 담긴 영상 자료 속에 그의 모습은 없었다. 손광민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독기를 품었다. 해외 전훈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대타로 나선 손광민은 지바 롯데 2군과의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10회 끝내기 솔로 아치를 터트리는 등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로이스터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실때마다 운좋게 안타나 홈런을 터트렸다. 안타를 치든 볼넷을 골라 출루하든 타석에 들어서면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매 타석이 내게는 올 시즌 운명이나 다름없었다". 손광민의 남다른 승부 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은 습관이기도 하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게으른 천재? 아니죠~ 연습벌레? 맞습니다 손광민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게으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훈련 안 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이 '넌 정말 훈련 안 하는데 1군 경기에서 뛸 수 있어 운이 좋다'는 말도 가끔 듣는다"며 "고교 시절 코치님은 '네가 프로에 입단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동료들이 잠든 순간에도 그는 혼자 수백 번 스윙 훈련을 빠트리지 않았다. 특히 경기에서 패한 날에는 더욱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른다. 그는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다"고 힘줘 말하며 "사람들이 '게으른 천재'라고 평가해도 나쁘지만은 않다. 그만큼 나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닐까.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져도 게으르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추성훈 닮은 선수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할터 그는 격투기 스타 추성훈과 닮았다는 말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내가 추성훈 때문에 부각되는 것 같아 싫다. 나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광민이다.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는 그의 소중한 스승. "가르시아가 전훈 캠프부터 '어깨가 먼저 열린다', '중견수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내게는 소중하다. 경기 도중에도 나보다 앞선 타선에 배치돼 투수들의 승부 요령을 알려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죽마고우' 상화야 고맙다 롯데 우완 기대주 이상화는 손광민의 절친한 친구. 5살부터 키운 그들의 우정은 남다르다. 이상화는 '최고의 친구' 손광민이 양정초등학교 야구부원으로 뛰던 모습을 보고 야구계에 입문했다. "상화에게 늘 고맙다. 상동구장에서 머무르면서도 내가 뛰는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본 뒤 '이런 모습은 아쉽다', '그때 정말 멋졌다'고 조언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손광민은 "포지션은 다르지만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기에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덧붙였다. 손광민에게 이승화(롯데)는 엄격하면서도 고마운 선배. "승화형은 항상 내가 집에 가려고 할때마다 붙잡아두고 연습하라고 말한다. 승화형의 남다른 노력은 꼭 배워야 한다". 나의 목표는 '일본 무대 진출-2010년 AG 대표팀 선발' 손광민은 "목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것과 2010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언젠가는 일본 무대에서 뛰고 싶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한국에서도 자리잡지 못했는데 일본 진출 생각하냐고 비웃을 수 있지만 그건 그 사람들의 말이다. 내 목표는 일본 진출이다". 고교 3학년 때 2차 4순위로 지명된 손광민은 "집안 사정이 좋았다면 일본 유학이라고 떠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의 미니홈피 사진첩에는 '라이벌'이라는 코너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요미우리), 김현수(두산), 장성호(KIA)의 타격 장면이 담겨 있다. "내가 우상이 아닌 라이벌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내게 미쳤다고 말하겠지만 언젠가는 뛰어 넘고 싶은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김)현수 선배를 따라 잡고 싶다. 나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배우기보다 따라잡고 싶다". wha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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