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미국의 국기(American Pastime)'인 야구가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했다는 자료가 발견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이를 인정해 야구의 종주국은 미국이 아닌 영국으로 다시 기록돼야 할 판이다. AP와 영국 일간지 , 스포츠전문 통신사 는 1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남동부에 위치한 서리 카운티 길포드시의 한 헛간에서 야구 경기를 묘사한 1755년 일기가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변호사인 윌리엄 브레이가 10대 후반 시절 작성한 일기장에는 그해 부활절인 5월31일 월요일에 친구들과 야구 경기를 즐긴 장면이 기록돼 있는데, 이는 미국 내에서 최초로 야구 경기가 열린 시점인 1790년대보다 30여년이나 앞선 시점이다. 브레이의 일기에는 "오늘 아침 스토크를 방문했다. 저녁을 먹은 후 질 양과 야구를 즐겼다. 3명의 화이트헤드 양, 빌링거스트 양, 몰리 플루터 양, 챈들러 씨, 포드 씨, 파슨스 씨, 젤리 씨도 함께 했다. 차를 마시면서 8시까지 함께 놀았다(Went to Stoke Ch. This morning. After Dinner Went to Miss Jeale's to play at Base Ball with her, the 3 Miss Whiteheads, Miss Billinghurst, Miss Molly Flutter, Mr. Chandler, Mr. Ford & H. Parsons & Jelly. Drank Tea and stayed till 8.")는 내용이 들어 있다. 영국 사학자 트리카 세인트존 배리가 찾아낸 이 일가장은 서리 역사관 매니저인 줄리안 풀리의 검토 결과 진본으로 밝혀졌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야구 경기가 맞다"고 확인했다. 일기장 발견 시점은 지난해이지만 메이저리그 측의 확인 작업 끝에 뒤늦게 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야구의 기원은 미국이 아닌 영국으로 정정돼야 할 상황에 처했다. 메이저리그는 그간 미군 장교인 애브너 더블데이가 1839년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최초로 야구 경기를 실시했다고 선전해왔으나 이는 날조된 사실이라는 게 정설이다. 야구의 기원을 미국으로 한정하기 위해 미국 체육계가 거짓을 퍼트렸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오히려 2004년 매사추세츠주의 한 도서관에서 발견된 자료가 신빙성을 얻고 있었다. 야구의 영문명인 Baseball과 스펠링이 같은 'Base Ball'이라는 스포츠 경기를 1791년 매사추세츠 피츠필드에서 즐겼다는 자료가 발견돼 미국 야구계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보다 수십년 앞서 영국에서 야구 경기가 열렸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야구 종주국은 미국이 아닌 영국으로 바뀌어야 할 판이다. 그간 미국 야구 사가들은 영국에서 유행한 라운더스 같은 놀이가 미국으로 전파돼 야구라는 스포츠로 승화됐다고 설명했지만 이번 발견은 야구 경기가 영국에서 탄생해 미국으로 건너갔음을 입증하고 있다. 브레이의 일기장에 적힌 놀이와 1791년 매사추세츠에서 열린 경기의 이름은 똑같이 'Base Ball'이다. 서리 카운티 측은 이에 대해 "야구는 미국인들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뉴스는 그들에게 국가적인 망상이 될 것"이라며 "이번 발견으로 미국이 세계에 전파한 야구는 영국에서 시작됐음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일기장 내용의 확인 작업을 마친 메이저리그는 현재 야구의 기원을 밝히는 내용의 다큐멘터리(Base Ball Discovered)를 제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리 카운티 측은 브레이의 일기장 복사본과 이미지를 제공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카운티 측은 야구 경기를 소개한 일기 사본을 최초의 크리켓 경기를 소개한 문서와 함께 카운티내 역사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윌리엄 브레이는 야구의 기원을 찾기 위한 노력에 있어 매우 막중한 위치에 있으며, 대단히 중대한 자료를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workhors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