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5.LA 다저스)가 빅리그 15년 경력 최초로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등판,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박찬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에 두번째 투수로 등판, 두 타자를 상대로 공 8개(스트라이크 5개)를 던져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는 필라델피아가 3-2로 역전승, 월드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인 지난달 29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한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박찬호는 11일 만인 이날 마침내 마운드에 올랐다. 다저스가 2-3으로 역전당한 6회말 선발 데릭 로에 이어 구원 투수로 나섰다. 9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그간 2차례 플레이오프 로스터에 올라 단 한 번 디비전시리즈에 등판했을 뿐 챔피언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호는 첫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를 잡은 96년 디비전시리즈 명단에 올랐으나 다저스가 조기 탈락하는 바람에 등판 기회를 못잡았다. 그후 10년이 지난 2006년 10월4일 이번에는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NLDS 1차전에 등판했다. 당시 장출혈 수술을 극복하고 구원투수로 나선 박찬호는 2이닝 1피안타 1사(死)구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한 박찬호는 승부의 중요성을 감안한 듯 땀을 뻘뻘 흘렸으나 첫 타자 제이슨 워스를 공 4개 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페드로 펠리스를 상대로는 볼카운트 1-2에서 94마일(151km) 강속구로 윽박질러 3루수 땅볼로 간단히 처리하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박찬호는 8회에도 투구가 기대됐지만 다저스가 역전당한 데다 7회초 타석이 돌아와 등판을 마감했다. 박찬호는 대타 제프 켄트와 교체됐다. 경기는 선발 로의 호투를 등에 업은 다저스가 초반부터 점수를 얻어 손쉽게 끌고 갔다. 그러나 필리스는 승부의 분수령인 6회에만 홈런 2개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은 뒤 '철벽 불펜진'을 가동해 홈구장에서 첫 승의 단 맛을 봤다. 다저스는 1회초 매니 라미레스의 중월 2루타와 4회 블레이크 드윗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리드했다. 필라델피아 타선은 줄기차게 찬스를 만들고도 고비마다 적시타 부재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경기는 6회 들어 급반전됐다. 유격수 땅볼을 친 필라델피아 선두 셰인 빅토리노가 다저스 유격수 라파엘 퍼칼의 송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출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어 내셔널리그 2루수 가운데 최고의 타격 실력을 자랑하는 체이스 어틀리가 로를 두들겨 우월 동점 투런홈런을 날려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패색 짙던 경기에서 살아난 필라델피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사 후 우타자 팻 버렐이 로로부터 좌월 대형 솔로홈런을 날리면서 경기를 뒤집은 것. 졸지에 상승세를 빼앗긴 다저스는 이후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했다. 7회초 삼자범퇴, 8회2사 후 러셀 마틴이 좌전안타를 기록했지만 제임스 로니가 2루수 땅볼에 그쳤다. 반대로 한 번 리드를 잡은 필라델피아는 '승리 방정식'을 예정대로 가동했다. 선발 콜 해멀스가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하자 8회 라이언 매드슨, 9회 철벽 마무리 브래드 릿지를 내세워 3-2 승리를 확정하고 웃을 수 있었다. 2차전은 11일 오전 5시35분 역시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채드 빌링슬리, 필라델피아는 브렛 마이어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