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5.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3번째 등판했으나 아쉽게 폭투로 리드를 날렸다. 소속팀 다저스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5-7로 패해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반면 3승1패를 기록한 필라델피아는 15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뒀다. 지난 11일 시리즈 2차전에서 2타점 3루타로 고개를 숙인 박찬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NLCS 4차전에 구원 등판, 한 타자를 잘 잡은 뒤 그만 예상치 못한 폭투를 범해 동점을 허용했다. 박찬호는 다저스가 5회말 3-2로 경기를 뒤집자 6회초 1사 2,3루에서 2번째 투수 클레이튼 커쇼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 한 방이면 재역전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투입된 박찬호는 가장 중요한 첫 타자를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했다. 첫 타자 페드로 루이스를 공 2개 만에 우익수 얕은 플라이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후속 카를로스 루이스에게 던진 초구 88마일 슬라이더가 너무 낮게 깔리면서 그만 포수 뒤로 빠졌고, 이 틈에 3루 주자 라이언 하워드가 홈을 밟아 동점을 허용했다. 박찬호의 공은 낮아 원바운드가 되긴 했지만 포수 러셀 마틴이 블로킹을 잘했으면 막았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마틴이 그만 뒤로 바뜨리면서 3루 주자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자책감에 휩싸인 박찬호는 결국 루이스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 1,3루가 되자 좌완 조 바이멀과 교체를 단행했다. 다행이 바이멀이 대타 다구치 소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다저스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채 이닝을 마감했다. 우전 안타성 타구를 다저스 우익수 안드레 이디어가 몸을 날리면서 잡아낸 덕분이었다.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양팀 선수들은 경기 내내 엎치락 뒷치락 접전을 벌였다. 1회말 필라델피아가 2점을 먼저 얻을 때만 해도 다저스는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지미 롤린스와 제이슨 워스의 연속안타로 잡은 무사 1,2루에서 체이스 어틀리가 우익수 옆 적시 2루타, 라이언 하워드는 2루땅볼로 1타점씩 기록한 것. 다저스는 1회말 제임스 로니의 중견수 옆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으며 추격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5회 볼넷과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매니 라미레스가 좌전 적시타, 러셀 마틴이 유격수 땅볼로 경기를 뒤집는 데 데 성공했다. 6회초 박찬호의 폭투로 필라델피아가 동점을 이룬 것도 잠시. 다저스는 6회말 2점을 다시 뽑으며 재역전을 이뤄냈다. 선두 케이시 블레이크가 상대 2번째 투수 채드 더빈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뽑아내자 후안 피에르는 좌측 2루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후속 대타 맷 멤프의 볼넷에 이어 정석대로 라파엘 퍼칼의 희생번트. 이때 타구를 잡은 필라델피아 1루수 하워드가 2루로 뿌린다는 것이 뒤로 빠지면서 피에르가 홈을 밟아 5-3이 됐다. 다저스타디움의 5만여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두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의 저력은 무서웠다. 패배의 기운이 감돌던 8회초 투런홈런 2방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 하워드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자 1사 후 '플라잉 하와이언' 세인 빅토리노는 다저스 6번째 투수 코리 웨이드의 초구를 노려 우월 동점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장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기세를 올린 필라델피아는 2사 후 루이스의 중전안타로 역전의 기틀을 마련했고, 대타 맷 스테어스가 다저스 마무리 조나선 브록스톤으로부터 역시 우측 담장을 완전히 넘어가는 2점짜리 대형 홈런을 쳐낸 것. 2점차로 뒤졌던 필라델피아가 7-5로 다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필라델피아는 8회말 J.C 로메로에 이어 철벽 마무리 브래드 릿지를 투입, 2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다저스는 8회말 라미레스의 2루타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으나 제임스 로니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마지막 찬스를 무산시켰다. 시리즈 5차전은 내일 하루를 쉬고 오는 15일 오전 9시22분 역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필라델피아는 에이스 콜 해멀스를 투입해 리그 우승을 노리고, 다저스는 채드 빌링슬리를 투입해 반격을 도모한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