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신체 전반의 총체적 문제
OSEN 기자
발행 2008.11.12 10: 33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20~30대 직장인 1028명을 상대로 ‘경기 불황 체감 정도’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7%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심각’이라고 답한 직장인도 4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기 침체로 인한 불안감은 스트레스로 머물지 않고, 인체의 생체 리듬의 불균형을 초래해 탈모까지 유발시켜 최근 탈모를 호소하는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국내 탈모인구는 올해 약 9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탈모관련 산업 규모는 지난해 약 1조 5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가 아닌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에 따른 탈모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
국내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조사 결과, 20∼30대 직장인 1114명 중 82.4%가 회사생활을 하며 건강에 적신호를 느꼈고, 적신호의 증상으로 적지 않은 수인 18.8%가 탈모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권상욱 씨(29세, 남)는 이번 하반기 취업을 위해 각종 자격증을 비롯한 영어 시험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앞머리의 탈모가 점점 심해져 고민이 많다. 경기 침체로 구직자를 뽑는 회사가 줄어든 것도 큰 스트레스지만 탈모로 인해 면접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다. 권상욱 씨는 탈모에 좋다는 음식을 챙겨먹고 인터넷에서 본 여러 가지 탈모에 좋다는 방법들을 따라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
일반적으로 탈모가 시작되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게 만들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이상이 있는 것처럼 보여 요즘과 같이 외모도 하나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취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들이나 대인관계가 많은 영업직 종사자, 사업가들에 탈모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양한방 피부전문 미그린클리닉 임명진 원장은 “최근 스트레스의 증가로 탈모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탈모 는 치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탈모를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탈모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나 소문만으로 치료를 하다가는 오히려 탈모를 촉진시키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탈모의 주된 원인은 화(火)와 혈(血)
한의학에서는 탈모를 크게 풍열탈모와 허혈탈모로 구분한다.
풍열탈모는 스트레스를 계속 받게 되면 뇌와 두피에 열이 발생하고, 이내 혈액공급이 부족해져 모발은 영양불량상태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긴 스트레스성 열독소를 옛날에는 화(火)라고 불렀는데, 열기운이 얼굴로 지나치게 몰리면 두피의 피지선이 자극되어 피지가 모공을 막아 탈모를 유발하거나, 두피의 모세혈관을 자극하여 두피를 민감하게 만든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서도 잘 나타나게 되는데 여성형 탈모는 정수리 부분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풍열탈모에는 유전적인 남성탈모와 스트레스성 탈모, 원형 탈모 등이 속하는데 정서적 불안이나 걱정, 심리적 스트레스의 영향을 커서 수험생이나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 결혼을 앞둔 미혼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혈허탈모는 주로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탈모로 혈액 성분 변형의 이상으로 인해 생겨난 탈모를 말하며 일반적인 여성탈모와 산후 탈모, 다이어트 탈모, 갱년기 탈모 등이 이에 속한다.
일반적인 여성 질환이 그렇듯이 여성의 몸을 말할 때 자궁과 혈액순환을 빼고 얘기할 수 없는데 여성들의 기력이 많이 소모되면 손발로 혈류공급이 줄어들어 다른 부위에 비해 차고 시리게 된다.
신장과 자궁이 약해져 충분한 열기를 공급하지 못하면 아랫배도 냉해지며 허열이 머리로 올라와 가끔 지끈지끈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할 경우 혈액이 부족한 원인과 얼굴로 허열이 몰리는 형태의 혈허탈모가 되기 쉽다.
또 여성들의 무리한 다이어트나 영향불균형 영양불균형은 두피와 모발에 악영향을 주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체중감소에 대한 압박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모발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갱년기 탈모는 여성이 갱년기를 맞으면서 두피에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어, 산소, 영양공급, 기혈순환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탈모로 일반적인 50대 이상에서 주로 갱년기에 나타나는 탈모라 할 수 있다.
피부전문 미그린클리닉 임명진 원장은 “탈모는 일반적으로 유전에 의한 탈모가 많지만 단순히 유전적인 문제로만 취급하거나 두피건강의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탈모는 일부 유전적 탈모를 제외하고는 심한 영양부족상태나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를 겪은 이후에 탈모는 눈에 띄게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며, 결국 탈모를 단순 두피 문제로 취급하기 보다는 몸 전체의 원활한 혈액과 기의 순환, 그리고 영양부족 상태 등 총체적으로 살펴 치료하는 것이 탈모의 치료 뿐 만 아니라 예방과 재발방지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탈모는 원인에 따라 그 치료법도 각각 다르다?
이 같은 스트레스로 인한 풍열탈모(風熱脫毛)와 혈액의 영양부족으로 인한 혈허탈모(血虛脫毛)는 그 치료법은 각각 다르다.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풍열이 발생해 생기는 풍열탈모는 얼굴에 열이 많고, 손발은 차기 쉬우며, 두피에는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울긋불긋하게 된다. 두피에 피지선이 지나치게 자극되어 모공이 좁아지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탈모유형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얼굴의 열을 줄여주는 풍열을 다스리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거나, 산후, 갱년기, 큰 병을 앓고 난 후에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는 혈허탈모는 혈액과 진액을 보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간경락과 신장경락의 기운을 강하게 만드는 치료를 해야 한다.
여기에 두피에 꼭 필요한 영양성분과 두피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모발의 성장을 자극하는 양모기능을 되살리는 치료가 병행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임 원장은 “현대인들의 경우 탈모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탈모의 경우 원인에 따른 치료가 각각 다르고, 개인차가 있는 만큼 자신의 탈모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무엇보다 조기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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