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표 연극, ‘스트레스로 강철왕을 만들다’
OSEN 기자
발행 2009.01.23 08: 36

‘마리화나’ ‘이발사 박봉구’의 입담 좋은 연출가 고선웅의 연극 ‘강철왕’이 지난 8일부터 관객몰이에 한창이다. ‘스트레스, 스테인리스를 만들다’는 포스터 문구부터가 그렇듯 고선웅표 맛깔 나는 말발로 ‘속사포 같은 대사’ 가득한 코미디 연극을 선사한다. 고선웅이 2009년 새해벽두에 내놓은 연극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테인리스 인간’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꽉 쥔 주먹과 근육질 팔뚝의 ‘강철왕’이 고선웅 연극의 주인공이다. 연출가 고선웅은 언어의 비슷한 발음, 스트레스(stress)와 스테인리스(stainless)에서 힌트를 얻어 독특한 발상으로 연극 소재를 얻었다. ‘강철왕’은 2005년 고선웅이 창단한 신생극단 마방진의 '마방진 스빠링'이란 공연으로 인큐베이팅 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과정은 일반 대중들에게 작품을 먼저 공개하고 '마방진' 마니아를 만들어가는 공연 방식이다. 연극‘강철왕’은 지난 2008년 5월, ‘스빠링’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였고 팔딱팔딱 뛰는 대사와 잘 생긴 선남선녀의 집단적 에너지에 뒷힘을 받아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입소문 끝에 지난 8일부터는 ‘스빠링’이 아니라 실전공연에 돌입했다. ‘스빠링’을 통해 더 견고하고 딴딴해진 ‘강철왕’이 무대에 올랐다.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스테인리스 인간, 강철왕이 되는 남자 주인공 왕기가 등장한다. 왕기는 무용수를 꿈꾸고, 아버지는 그에게 열처리공장을 물려주고 싶어한다. 첨단 자동화 설비 때문에 해직된 노동자들은 왕기를 인질로 가두는데 실수로 열처리 라인에 빨려 들어가며 온몸이 열을 받아 스테인리스인 강철왕으로 탄생한다. 주인공 왕기는 스트레스를 받아 강철왕으로 변하지만 그것 또한 왕기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고 만다. ‘강철왕’에서는 고선웅 연출가의 신선한 대사들이 살아 숨쉰다. 근육질의 배우들이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이 한 편의 퍼포먼스처럼 진행돼 볼거리도 풍성하다. 하지만 고선웅 연출은 단순한 말장난과 가벼운 웃음만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꿈에 좌절하는 청년의 모습과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는 노조 파업, 노동자와 정부와의 충돌 등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스트레스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연극 ‘강철왕’은 8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 공연문의는 (02)708-5013~4. jin@osen.co.kr 연극 ‘강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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