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총재 선임 문제로 상처입은 야구계에 아마야구 본산인 대한야구협회 회장 선거일(1월29일)이 다가오고있다. KBO로부터 예산의 50%정도 지원받는 처지에서 KBO총재와의 조율로 해결하는 것이 원만하겠으나 총재대행 체재여서 조심스러운 처신 탓인지 특별한 관여는 하지 않는 듯하다. 결국 회장 선거를 경선으로 치르게 돼 결과에 따라서는 다소의 후유증이 예상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인 필자가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는 것은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하지만 특정 후보의 지지가 아닌 차기 집행부의 협회 운영에 대한 조언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21일 현재 대한야구협회 민경훈 회장이 연임의 의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장에서 몇 가지 공약을 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요약하면, 정치인 배제와 상근회장, 야구장 확보, 학원스포츠 정상화 수익사업 확대 등이 공약의 골자였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공약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약 등은 재임기간 중 협회업무 전산화와 같이 포함될 정도로 중요했으나 실천하는 것이 장기간 소요되는 사안이어서 재임기간 동안 가시적 효과를 거두지못한 사안들이기도 하다. 물론 동대문 구장의 공원화 사업에 따라 서울시 안에 몇 개의 소규모 구장을 확보하는 성과도 있기도 했다. 하지만 구장의 지리적 위치나 시설 등이 미흡하여 관중동원이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고, 기록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이긴 하지만 부족한 구장난 해소에는 실제로 크게 도움이 되고있다. 민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공약은 어떠한 분이 회장이 되어도 필연적으로 해결해야할 야구계의 숙원사업이다. 크게 아쉬운 점은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의 찬란한 업적을 대정부와의 협력카드로연결, 활용하지 못하고 야구숙원 사업을 한 가지도 해결하지 못한 점은 집행부 전체가 책임을 통감해야할 사항이다. 최근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학원스포츠의 정상화 문제인데 말처럼 정말 간단하지 않다. 한마디로, 공부하지 않는 선수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두 박찬호가 되고, 이승엽이 되지 않기에 미래의 자신의 삶을 위해 학생으로서의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준비해야 한다. 이 문제는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하여 학원스포츠 정상화 방안 등이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고 있는데, 야구계도 조사연구해서 배울 점은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학원스포츠 정상화 방안은 정부의 지시가 아닌, 자체적으로 강한 의지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협회 내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 장기적으로 연구 검토해야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그동안 방치해두고 있었다. 학생야구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은 각급 학교의 야구장의 부족이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수천 개나 되는 동호인야구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야구장 문제는 시급하고도 중요하다. 결국 연습장이 없어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학업과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알면서도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일이긴하나 그렇다고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릴수만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유능한 회장이 필요한 것이다. 대한야구협회 재정은 상당부분 KBO의 지원으로 꾸려지고 있어 독자적 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협회장의 찬조금은 협회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찬조 부분은 회장의 중요한 책무이기에 적당히 넘길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따라서 회장 출마자들은 화려한 공약도 공약이지만 자신들이 제시한 공약을 강력하게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몇 사람의 측근에 휘둘리지 않는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아마야구 발전의 화두는 회장이 권위를 떨쳐버리고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해야한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녀도 공약을 실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마야구의 풍토가 너무나도 척박하기 때문이다. 강한 사명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렇듯 아마야구 발전의 획을 긋는 주요한 행사이기에 회장선거 후유증은 어떤 경우라도 있어서는 안되는 데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과정은 자못 걱정스럽다. 특히 16개 시도지부의 회장들을 분석하면, 결과에 따라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야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니까. 아쉬운 것은 이 중요한 행사에 KBO의 총재가 공석이어서 역할이 없다는 점이다. 하루빨리 야구계가 원하는,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인을 아끼며, 야구 발전을 위한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을 KBO 총재로 영입하여 야구계의 난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김소식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전 MBC, SBS 야구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