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는 새가 높이 난다" 이진석 내일여행 대표 [인터뷰]
OSEN 기자
발행 2009.02.09 08: 34

[醉/中/談/話] 여행업계 진정한 상생 추구하는 리더 엿보기 최근 온라인을 통해 개별자유여행(FIT)대리점을 모집하고 있는 내일여행.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두 달여의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186개 여행사와 대리점 계약을 완료했다. 단기간에 186개 여행사를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내일여행’이라는 이름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10년간 배낭여행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쌓아온 개별자유여행 브랜드 ‘금까기’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힘든 시기에 ‘여행업계 상생’을 실천해나가고 있는 이진석 대표를 만나 내일여행의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 이진석 대표는 20년 전 아내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결혼 후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30분간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자는 것. 아내의 부탁으로 시작된 약속은 인터뷰 당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날 회식자리에서 과음을 해도, 많은 업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아내와의 30분은 반드시 지켜오고 있다. 대화는 특별한 내용이 아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어제는 누구를 만나 어떤 일을 했으며, 요즘 이런 고민이 생겼다는 등 소소한 것들이다. 하루 30분의 투자 덕분에 이 대표 부부는 지금껏 단 한 차례의 다툼도 없었다. 아내와의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는 남편은 회사에서도 올곧다. 이 대표는 직원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회사생활을 한다. 몸이 아파도 단 하루의 결근이나 지각없이 출근한다. 그 덕에 그 부인에게 “당신은 한 회사의 대표가 아니라 아직도 직원 같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 알의 마늘 까놓은 모양새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말에 이진석 대표를 대입시켜보면 그가 기업을 이끄는 방식도 생활방식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객에 대한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가족에게, 동료에게 신뢰를 주는 대표는 고객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 기업은 직원을 위해 존재해야 ‘기업은 직원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내일여행 설립 당시 세웠던 지론은 현재도 유효하다. 1995년 17명으로 출발한 내일여행은 ‘종업원 지주제’로 운영됐다. 부산지사를 포함해 102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금도 내일여행의 최고 자산은 직원이다. 그렇다보니 이 대표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감봉과 감원으로 고정비용을 줄이고 있는 여행업계의 현실에 쓴웃음을 짓는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수익에 맞게 인력을 줄이면 경기가 살아날 때 또다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여행사들의 수고와 경제적 낭비가 안타깝게만 느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일여행 직원을 여행전문가로 육성하는데 드는 경비와 시간이 고정비용 축소를 위해 감원해서 얻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내일여행의 신입사원이 여행상품을 판매하기까지 1년의 교육기간이 걸리며, 직원에게 투자되는 비용만도 2억원이 든다. 회사와 직원간의 신뢰가 깨지는 순간부터 여행업 종사자들의 이직률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 대표는 현 상황에서 기업 경영진들은 어떠한 희생을 치렀는지 반문한다. 이는 현재와 같이 경기침체에 따른 운영난으로 감원, 감봉을 진행하고 있는 여행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 확대는 곧 성장 기회 이진석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여행시장에서 순수여행업자들이 운영하는 업체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9월 위기설 때부터 흘러나왔던 ‘시장 재편’ 현상은 지금껏 뚜렷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그룹기업 등 외부자본으로 현 상황의 위기를 버텨내는 여행사들의 강한 생존력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또한 현재의 위기가 IMF때보다는 나은 수준이라고 천명한다. 학생시장은 전체 여행수요에서 선행되는 지표로 평가된다. 1997년 내일여행의 학생 수요 3~4월 성장률은 10%를 넘지 못했고 이후 경기는 점차 바닥을 쳐 한국 경제는 12월 IMF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올 초 학생수요는 33%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의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확신한다. 강한 자에게 위기가 곧 기회로 바뀔 수 있듯 내일여행은 개별자유여행의 대리점사업을 추진하며 또 한 단계 성장할 도약기를 노리고 있다. 그룹기업들이 점차 힘을 키워가고 있는 시점에서 내일여행이 자신 있게 내민 카드는 ‘FIT 시장의 확장’인 것이다. 여행패턴은 FIT로 흐르고 있으나 여행사들이 선뜻 FIT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이유는 ‘비용’에 있다. 한 가지 상품에 그룹을 끼워 맞춰 판매하는 패키지 여행상품과는 다르게 개개인의 여행니즈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개별여행상품은 상품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내일여행의 ‘금까기’는 여행객들이 여행 시 원하는 모든 선택 일정이 시스템화 돼 있어 개인 고객 한 명 당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내일여행이 확보하고 있는 전 세계 50여개 여행업체와의 거래로 개인요금을 단체요금 수준으로 맞출 수 있는 것이 내일여행만의 강점이다. 일정표도 시간 단위로 구성돼 있어 내일여행이 아니면 진행할 수 없는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이 대표는 그만의 노하우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186개 업체가 내일여행의 FIT 대리점 사업에 파트너로 동참했으니 186개의 노하우를 나누는 셈이다. 언뜻 내일여행에 있어 불리한 거래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FIT시장의 확대, 혹은 FIT여행 시대의 도래를 촉진시키는 한 방법이다. 파트너사에 있어 항공권 발권수수료 자유화 시대에 대비한 또 하나의 수익 모델인 동시에 내일여행에 있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무대의 확장이다. 이 대표는 한두 달 앞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틈새는 만국으로 통하는 길 온라인의 파급효과를 깨달은 여행사들은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사를 노출시키고 있다. 내일여행도 온라인시장의 잠재성을 파악하고 홍보가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블로그 마케팅 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내일여행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접속자는 하루 1만3000명가량 된다. 이들 중 다수가 온라인 구매로 이어진다. 이는 사용자의 니즈를 읽어 보다 쉽고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한 인터페이스의 힘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홍콩을 주력지역으로 했던 내일여행이 올해는 일본지역으로 시야를 돌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개별자유여행객 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을 주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항공기 뿐 아니라 페리나 크루즈 등 선박 운항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일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FIT시장 상품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일여행은 현재 팀장 등 외부 전문인력을 영입해 시장개발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보다 고급스러운 일본 개별자유여행 상품의 출현이 기대된다. [글 : 여행미디어 김승희 기자] bom@tourmedia.co.kr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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