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정현욱-이재우, 대표팀 필승 계투카드
OSEN 기자
발행 2009.02.27 08: 06

'늦깎이 투수'들의 활약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앞두고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현욱(31. 삼성)과 이재우(29. 두산)가 첫 대표팀 승선의 기쁨을 쾌투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서 훈련에 몰두 중인 두 투수는 성실한 훈련 자세로 선수단의 귀감이 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태극마크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은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기량을 싹 틔우던 시기에 병역 파동에 휘말려 2년 간 공백기를 가졌던 정현욱과 이재우는 예비역이 된 2008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 카드가 되었다. 정현욱은 선발, 계투를 오가며 10승 4패 11홀드 평균 자책점 3.40(10위)를 기록, 삼성의 1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득남의 기쁨을 누리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만끽했다. 2005시즌 홀드왕(28홀드)의 영광을 뒤로 하고 병역 의무에 나섰던 이재우는 지난 시즌 11승 3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 자책점 1.55의 성적으로 두산의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 또한 지난 1월 전지훈련 도중 대한해협 건너 전해진 첫 딸의 탄생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뚝뚝한 인상과는 달리 대표팀 승선을 축하한다는 말에 순박한 웃음을 보이던 정현욱은 한화와의 연습 경기에 2차례 등판, 3이닝 5피안타 4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국내 리그와는 다른 WBC 공인구로 인해 떨어지는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등 표면적인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140km대 후반의 직구 구속을 기록, 구위나 체력적인 면에서는 문제점을 노출하지 않고 있다. 김인식 감독 또한 정현욱에 대해 "전지훈련서 WBC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렸던 모양이다. 볼 끝이 묵직하다"라며 구위 면에서 높이 평가했다. 그동안 야구 월드컵(구 대륙간컵) 등 국제 대회서 빠른 직구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대만 타선을 감안하면 정현욱의 묵직한 구위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국가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는 기쁨으로 연일 방긋 웃음을 보이는 이재우의 현재 페이스는 다소 아쉽다. 지난 23일(한국 시간) 한화와의 2차전에 4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이재우는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로 29개의 공을 던지며 피홈런 1개 포함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8회 이양기(29)에게 내준 좌월 투런은 초구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렸던 이유가 컸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제구력 회복이 급선무다. 양상문 대표팀 투수코치는 이재우에 대해 "아직 제 구위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체력적인 면에서 큰 문제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빠르게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일침했다. 엔트리 확정 이전 자신의 가세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던 이재우는 묵직한 직구 만이 아닌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보유한 투수인 만큼 대표팀 계투진에 없어서는 안될 투수 중 한 명이다. 정현욱과 이재우는 성실한 자세와 야구에 대한 강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전성기를 구가 중인 투수들이다. 뒤늦게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게 된 두 투수가 투구수 제한 조항으로 '강한 계투 보유'가 필수적인 WBC서 믿음직한 활약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정현욱-이재우./호놀룰루=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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