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제작' 점퍼, "남성 그룹 역사 다시 쓰겠다"<인터뷰>
OSEN 기자
발행 2009.03.11 07: 24

젊음과 패기가 느껴지는 신인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들의 에너지가 내게도 전해지는 것 같아서다. 앤디가 직접 신인을 제작한다고 해 화제를 모았고 그들은 화려한 데뷔 무대를 가졌다. 두 청년의 힘찬 무대는 그룹 이름부터 노래 제목까지 딱 맞아 떨어졌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데뷔한 이들은 로키(19, 본명 김록현), 박동민(20)으로 구성된 점퍼다.
로키, 박동민은 참 다른 개성을 가졌다. 로키는 박동민보다 작은 키에 연신 눈 웃음을 짓는 모습이 영락없이 귀여운 옆집 동생 같다. 훤칠한 키에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진 박동민은 데뷔 하자 마자 각종 패션쇼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을 만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이 만드는 앙상블은 어떨까. 무대 위에서 데뷔곡 '예스!'(Yes!)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언밸런스한 매력이 저런 것인가 싶다. 무대 위에서 생글생글 웃는 로키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박동민의 모습이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실제로 만난 그들은 그 나이 또래의 청년들이 갖고 있는 명랑함과 쾌활함 속에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선택한 자신의 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청년들이었다.
# 내게 사인을 해 달라고 하다니!
막 데뷔 무대를 마친 이들에게 요즘의 기분을 물었다. 로키는 "첫 방송 때부터 팬이 왔으리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팬들이 오셨더라. 첫 방송이 끝나고 두 번째 무대에 서고 세 번째 무대에 설수록 '데뷔 했구나'라는 실감이 났다. 그런데 방송을 마치고 차를 타러 나왔는데 우리한테 사인을 해달라고 팬들이 모여 들었다. 참 신기했다. 그동안 연습생 때 이날을 위해 준비한 사인을 써 먹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미소를 지었다. 박동민은 "첫 무대 때는 앞이 하나도 안 보였다. 그런데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 관객들이 보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무대를 앞두고 드라이 리허설을 했을 때는 본 방송에서 이대로만 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막상 카메라 리허설을 시작하고 카메라가 등장하니까 완전히 굳어버렸다. 사람들도 앉아 있고 카메라도 있고 그러니까 평소에 하던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긴장을 하게 됐다. 그래도 로키는 자신이 흔들리면 팀이 다 흔들린다는 생각에 자신을 추스렸다. 팀 내에서는 박동민이 더 나이가 많지만 오랜시간 연습생 생활을 해온 로키가 이 팀의 리더를 맡고 있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고 본 방송 무대에 올랐다. 앤디는 "만약 무대가 끝나고 내가 안 보이면 한강에 가 있는 줄 알고 아니면 회식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첫 방송 이후 앤디는 "회식이다!"라고 외쳤다.
박동민은 무대 위에서 만큼은 로키가 정말 든든하게 느껴진단다. 그는 "로키는 동생이지만 리더로서 많은 조언을 해 준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나에게 처음에 올라가면 어떨 것이다라는 말을 해주고 '만약 무대 위에서 뭐가 뭔지 모르겠으면 앞만 봐라'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라며 로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로키는 신인이지만 제법 무대 경험이 많다. 연습생 시절 안무를 배우면서 댄서로 타이푼, 신화, 천상지희 같은 선배 가수들의 무대에 섰다. 그 때 어떻게 해야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배웠지만 막상 자신들이 메인으로 무대에 서니 그 때와는 긴장감의 차원이 달랐다.
# 가수가 되기까지!
로키는 중학교 3학년때 처음으로 노래 대회에 나갔다가 지금의 회사 연습생으로 발탁 됐다. 대회에서 입상도 하지 못했지만 연습생으로 발탁된 것이다. 이제 와 말이지만 소속사 식구들은 "만약 얼굴로 뽑았으면 너 안 뽑았다. 몸 보고 뽑았어도 진짜 안 뽑았다. 오로지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고 말한다. 대학생이 된 로키는 아직도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야할 것 같아 어색하다면서도 좀 더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동민 역시 우연히 발탁이 됐다. 강원도 순천 출신인 박동민은 예고에 다니는 친구의 졸업 공연을 보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발탁돼 로키와 한 팀으로 무대에 서게 됐다. 순천에서 제법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고 하자 "순천 내에서 몇 명은 나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워낙 낯을 많이 가려서 여자랑 말도 잘 못하고 그런다. 여자를 만나면 쑥스러워서 말을 잘 못하는 것인데 싸가지가 없다고, 좀 생기면 다냐고 그런 말을 듣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여자친구도 많이 사귀어 봤을 것 같은데 사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생각만큼 그렇지도 않았다.
지금은 둘 다 여자친구가 없다. 로키는 "1위를 하면 여자친구는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고들 하더라. 나는 손이랑 입술이랑 눈이 예쁜 여자가 좋다. 또 귀엽고 장난도 칠 수 있는 송혜교, 한지민, 구혜선 같은 스타일이 이상형이다"고 밝혔다. 박동민은 "예고에 간 친구와 클럽에 간 적이 있었는데 난 그곳에서도 졸았다. 이런 나를 이해 할 수 있는 여자, 솔직한 여자가 좋다. 솔직히 소녀시대의 윤아씨를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함께 방송을 해서 깜짝 놀랐다"며 얼굴을 붉혔다.
# '점퍼' 같이 다이내믹하게!
점퍼라는 그룹 이름이 이들처럼 잘 어울리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점퍼는 원하는 곳은 어디로든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점퍼' 같이 다이내믹한 느낌을 줄 것 같다. 처음 이 그룹명을 들었을 때 두 사람은 "진짜 처음 들었는 때는 입는 '점퍼'를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점프 업'이라고 하신 건가?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어색 했는데 갈 수록 뛰며 춤추는 사람, 정상을 향한 도약이라는 뜻이 우리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지금은 너무 좋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워낙 화제를 모았던 탓에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로키는 "기대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항상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담감을 긴장감으로 바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하다보면 즐기게 되니까 연습도 즐거워지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정말 기회이지 않냐.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처음 두 사람이 함께 팀을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림이 맞나"라는 생각도 했다. "완전히 우리 둘의 이미지가 상반 되지 않냐. 그래서 '그림이 맞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이게 컨셉트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은 멋있고 남자다운데 나는 개구쟁이 같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그게 우리의 장점인 것 같다. 두 가지 이미지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것 말이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점이 강점이지만 로키에게는 아쉬운 점도 많다. "나도 잘생긴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멋있고 싶은데 귀여워야 한다고 강요하니까 그게 좀 아쉽다. 나도 어디 나가도 자신감으로는 지지 않는데 형(박동민)이랑 다니면 가끔 내 매력을 의심 받기도 한다"는 로키의 말에 폭소가 터져나왔다.
로키가 지금은 이렇게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발라드를 연습했던 것을 십분 살려 어느 순간 사람들을 울리는 발라드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이제 막 자신들의 날개를 쳘치기 시작한 이 두 청년 점퍼, 이름만큼 전세계 어디든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시원시원하고 보면 유쾌한 점퍼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해 목표가 신인상을 받는 것이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 실력 있는 가수라고 인정받는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앞으로 다양한 점퍼의 모습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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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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