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글래머 김옥빈(23)이 스크린 스타로 활짝 웃을수 있을까. 연기력 논란에 자주 휩싸였던 그가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로 돌아온다. 배우 김옥빈으로서는 연기파 변신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다세포 소녀'(2006년)와 '1724 기방난동사건'(2008) 등 출연작에서 쓴 물을 잔뜩 들이켰던 그녀다. 흥행도 저조했고 작품평도 나빴다. 자칫 반짝 스타로 끝날 위기에 처했던 김옥빈에게 날아온 행운의 카드가 바로 박 감독의 '박쥐' 캐스팅이다. 상대 배우는 송강호. '넘버3'를 시작으로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괴물' 등 숱한 히트작을 쏟아낸 한국영화계 최정상급 연기자다. 그런 송강호와 동급 주연으로 호흡 맞출 행운이 따라주는 여배우는 찾기 힘들다. 송강호는 출연작을 고를 때 감독과 출연 배우들을 까다롭게 고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는 행복한 일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이영애가 산소 같은 여자에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시작했고 '싸이보그는 괜찮아'의 임수정과 비도 베를린영화제 등으로 해외에 얼굴을 알렸다. '박쥐' 역시 올 4월말이나 5월초쯤 결정될 칸국제영화제 출품작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박 감독에게 열렬한 성원을 보냈던 유럽 영화계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밀양'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또 한번의 쾌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현재 공개된 ‘박쥐’의 티저 포스터는 한 마디로 파격과 품격의 조화를 선보였다. 최소한의 색상 사용과 간결한 이미지만으로 강렬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신부 사제복을 입은 송강호와 어깨를 드러내 채 그의 목을 짓누르고 있는 김옥빈의 도발적인 포즈는 보는 순간 시선을 압도한다. 선과 악의 대비를 보여주며 거꾸로 매달린 한 마리의 박쥐를 형상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몸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둘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두 배우의 고통인 듯 쾌락인 듯 묘한 표정은 뱀파이어가 된 신부 송강호와 그와 사랑에 빠지는 치명적인 매력의 김옥빈의 캐릭터를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박쥐’는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송강호)가 친구의 아내(김옥빈)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남편을 살해하자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다. 국내에서는 4월 30일 개봉 예정으로 최근 유투브 등에 예고편이 공개되자 수십만 네티즌이 한꺼번에 몰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옥빈은 '기방' 출연 당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배울게 너무 많고 부족하지만 앞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모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영화든 장르의 구분 없이 도전하고 싶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내 안의 1%라도 캐릭터와 비슷한 게 있다면 끄집어내서 연기로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서 내가 맡은 캐릭터에 애정을 쏟으며 커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박쥐'로 기회를 잡은 그녀가 얼마나 크게 웃을 수 있을지에 영화팬들의 관심이 몰리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