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협회중앙회, 사실상 ‘유명무실’
OSEN 기자
발행 2009.05.25 10: 18

업계사정 ‘나몰라’, 젯밥에만 관심 미국발 금융위기로 불거진 경기침체와 급격한 환율변동에 이어 신종인플루엔자까지 겹치면서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여행업계의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감염 환자 및 감염 추정환자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이와 달리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 신종인플루엔자의 감염자 수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등 그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 감염환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는 일본과 중국으로의 여행을 기피하는 현상과 함께 인바운드 역시 예약조차 되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 두드러지자 여행업계의 전반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업계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대한양돈협회의 발 빠른 대응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무능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의 병명을 당시 세계보건기구가 돼지인플루엔자라고 명명한 것에 대해 대한양돈협회는 ‘이 땅에는 진실이 없는가? 왜 근거 없이 힘 없는 양돈 농가를 죽이려하는가?’라는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그 부당함에 대해 국민과 정부, 언론을 대상으로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인플루엔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북아메리카 돼지 및 조류인플루엔자, 사람인플루엔자, 유라시아 돼지인플루엔자 등 4개 바이러스의 복합체로 추정한 변종 바이러스로 인간 독감이기에 돼지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와 방송 및 언론이 근거도 없이 돼지인플루엔자라고 명명해 국내 돼지 및 돼지고기가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처럼 무차별하게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한양돈협회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돼지인플푸엔자로 불리던 병명이 신종인플루엔자로 바뀌었으며 이로 인해 양돈업계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돼지인플루엔자라고 불리던 당시 돼지고기 소비율이 20%이상 하락했던 한 점에 비춰볼 때 대한양돈협회의 신속한 대응은 그야말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유명무실해진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라며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22개의 지역별·업종별 협회의 회비를 받아 운영하는 만큼 우리 여행사나 항공사가 어렵든 말든 회비징수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관광업과 업계에 대한 무한 책임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도대체 무슨 책임을 느끼고 있는 건지 의아하다”며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 같아 아쉽다”고 피력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재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한국국제관광전과 제주국제문화관광엑스포 개최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주최하고 있는 두 행사의 주관을 모두 코트파가 맡고 있어 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중목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코트파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일반여행업협회(이하 KATA)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ATA는 지난 7일에 5월 황금연휴 이후의 외래객 유치 상황 및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영향 등을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여행산업발전특별위원회 및 해외여행위원회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KATA는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정부의 통제 현황과 감염 및 인체 위험 정도 등을 자세히 발표해 여행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 않도록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보건복지부, 한국관광공사 등 관계기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여행업계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긴급운영자금을 융자하는 등 대처방안에 대해서도 정부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KATA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 관광시장인 일본인 여행객들의 예약취소는 물론 6월 이후에는 예약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면서 “작년 미국의 부동산 신용위기 등 세계적 경기침체로 시작된 관광산업의 위축으로 여행업계의 체질이 약화된 상태에서 연이어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악재가 겹치면서 여행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항공기 승무원들이 감염된 사실은 전무하며 우리나라 감염자는 전원이 완전 치유된 만큼 변종 가능성과 그 위험성은 언론보도와 달리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종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는 있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진단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일본지역의 경우도 신종인플루엔자 감염자 중 다수는 진성감염자가 아닌 가성감염자로 2~3일 정도만 요양하면 완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처드 베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도 인터뷰를 통해 “매년 계절성 독감으로 인해 미국에서만 3만6000명이 목숨을 잃고있다”며 “현재 신종인플루엔자의 경우 일반적인 독감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의 관계자도 여행을 제한해 신종인플루엔자의 확산을 금지하는 것은 경험상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양무승 여행산업발전위원회 회장은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언론의 확대 보도로 인해 현재 인·아웃바운드 모두 최악의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합리적이고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권 다툼에서 벗어나 여행업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행미디어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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