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목동, 박종규 객원기자] ‘하루에 대기록 두 개를 세웠건만…’. 히어로즈의 노장 송지만(36)의 웃음이 비와 함께 사라졌다. 개인통산 1600안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대기록이 노게임 선언으로 인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10호 홈런이 우여곡절 끝에 취소된 것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송지만은 9일 목동 KIA전에 우익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개인통산 1600안타(프로통산 7번째)를 기록한 송지만은 3회 2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를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를 받아친 송지만의 타구는 오른쪽 폴대 근처에 떨어졌다. 워낙 큰 타구였던 데다 폴대 근처가 곡선으로 꺾여있어 눈으로 보기에도 애매했다. 이에 김시진 감독은 심판진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국은 파울로 판정되면서 ‘4분간의 소동’ 은 진정됐다. 5구째를 파울로 걷어낸 송지만. 6구째가 다소 높게 제구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좌중간 담장 너머로 쭉쭉 뻗어갔다. 이번엔 제대로 된 홈런이었다.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프로 통산 26번째에 해당하는 기록. 그러나, 4회초 KIA 공격 도중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오후 8시 2분에 중단된 경기는 빗줄기가 약해져 55분간 기다렸으나 끝내 8시 57분 부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송지만이 세운 2개의 대기록도 함께 취소됐다. 히어로즈가 3회말 기록한 연속타자 홈런(시즌 21호, 통산 607호), 한 이닝 4홈런(1988년 이후 11번째), 클리프 브룸바의 시즌 17호 홈런(단독선두)이 날아간 것은 물론 KIA 김상현의 2루타 2개 포함 3타점 맹활약도 ‘없던 일’ 이 되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선수는 송지만임이 분명하다. 한편, 히어로즈 선발 장원삼의 2⅔이닝 5안타 3볼넷 6실점 부진과 로페즈의 한 이닝 4피홈런(1988년 이후 3번째)의 불명예도 함께 ‘없던 일’ 이 되었다. 송지만의 울상과는 반대로 두 투수에게는 웃음을 주는 비가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