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을 넘어 '봉황'급 날갯짓을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가 1경기 개인 최다 4타점을 쏟아부은 유격수 김재호를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를 따돌리며 시즌 60승 고지를 밟았다. 두산은 22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 전서 2004년 데뷔 이후 1경기 개인 최다 4타점을 올린 유격수 김재호를 앞세워 12-5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60승 2무 46패(22일 현재)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추격전을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 삼성은 4위(55승 55패) 자리를 지킨 데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1회초 선두 타자 신명철의 좌전 안타와 강봉규의 볼넷 등으로 1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최형우의 큼지막한 타구가 더 이상 뻗지 못하며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고 박석민 또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3회초서도 삼성은 신명철의 볼넷과 이영욱의 투수 앞 번트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맞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무득점에 그쳤다. '위기 뒤 기회'라는 이야기는 어김없이 맞아 떨어졌다. 두산은 4회말 데뷔 첫 선발 등판을 가진 삼성 선발 박성훈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3회까지 공을 원하는 곳에 꽂아 넣으며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던 박성훈은 4회 들어 초구를 변화구로 구사하는 소극적 배팅에 나섰다. 김동주의 좌전 안타, 최준석의 볼넷 등으로 2사 1,2루를 만든 두산은 임재철의 컨택 능력 덕택에 선취점을 뽑았다. 임재철은 박성훈에게 볼카운트 2-2로 쫓기자 배트를 짧게 잡고 간결한 스윙을 하고자 시도했고 이는 좌중간 안타로 이어졌다. 2루 주자 김동주가 홈을 밟으며 1-0, 두산의 선취점이 나왔다. 분위기를 탄 두산은 최승환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한 뒤 김재호의 우익수 방면 2루타까지 터지며 단숨에 3-0을 만들었다. 박성훈의 쾌투는 그렇게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두산은 5회말서도 김현수의 중전 안타와 김동주의 좌익수 방면 2루타로 1사 2,3루를 만든 뒤 최준석의 2루 땅볼로 1점을 더 달아났다. 그러나 삼성은 6회초 우전 안타와 박석민의 몸에 맞은 볼로 1사 1,2루 찬스를 맞은 뒤 채태인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뒤늦게 만회점을 뽑았다. 1-4에 포수 최승환의 실책이 겹쳐 1사 2,3루로 삼성이 추격의 가시권에 진입한 순간. 두산은 필승 계투 임태훈을 투입했으나 그 또한 대타 박한이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3-4, 한 점 차로 쫓기게 되었다. 임태훈의 투구 패턴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채상병의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까지 나오며 상황은 1사 2,3루로 급변했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 삼성은 대타 우동균을 투입했고 볼카운트 2-0의 불리한 상황서 볼넷을 얻어 출루, 1사 만루 찬스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신명철은 임태훈의 초구를 밀어쳐 우익수 임재철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는 플라이 타구를 때려냈다. 3루에 있던 박한이의 태그업은 당연했던 일. 그러나 우익수 임재철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는 원바운드로 최승환의 미트에 빨려 들어가며 박한이를 잡아냈다. 삼성에게는 너무도 뼈아픈 순간이었다. 두산은 6회말 임재철의 좌전 안타, 최승환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든 뒤 김재호의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도망갔다. 고영민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두산은 10구 째까지 대결을 이끈 이종욱의 중전 안타로 6-3으로 점수 차를 벌여 놓은 뒤 차우찬의 폭투에 편승해 7-3으로 점수 차를 벌여 놓았다. 7회초 임태훈이 지친 기색을 보인 틈을 타 삼성은 강봉규의 유격수 맞고 흐르는 좌익수 방면 2루타와 최형우의 좌측 담장 직격 1타점 2루타로 다시 추격한 뒤 채태인의 1타점 중전 안타로 5-7까지 따라갔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또다시 역전에 실패했다. 두산은 7회말 1사 만루서 김재호의 좌익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로 9-5까지 달아난 뒤 고영민의 1타점 유격수 땅볼로 10점 째를 뽑은데 이어 이종욱의 1타점 중전 안타, 김동주의 좌익수 방면 1타점 안타로 12-5를 만들었다. 도망가고 따라붙는 경기 전개가 끝이 난 순간이다. 두산 선발 금민철은 5⅓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3개) 3실점으로 시즌 6승(1패) 째를 따내며 5선발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는 의지를 표했다. 손시헌-이대수의 잇단 2군행으로 선발 유격수로 출장한 김재호는 3타수 3안타 4타점을 쏟아부으며 맹위를 떨쳤고 선제 결승타와 레이저 빔 송구를 보여준 임재철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2005년 데뷔 이후 첫 선발 기회를 가진 삼성 좌완 박성훈은 3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4회 집중타를 허용하며 4이닝 5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6번 타자 채태인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분투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