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쉽다. 노히트노런!'.
넥센 히어로즈 신예 선발 투수 우완 고원준(20)이 노히트노런급 활약으로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고원준은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⅓이닝 동안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으로 무실점, 시즌 2승(1패)에 성공했다. 팀은 16-1로 대승을 거뒀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하며 승리한 후 연승이다. 더구나 선두타자 박재홍을 볼넷으로 내보낸 8회 1사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총투구수는 116개였고 이 중 스트라이크는 67개였다. 최고 147km의 직구와 98km까지 떨어지는 커브, 체인지업 등으로 SK 타선을 완벽하게 저지했다.
특히 전날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면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또 이날 2회에는 SK 나주환이 친 강한 타구에 오른팔을 맞기도 했지만 제 몫을 다했다.
고원준은 8회 1사 2루에서 대타로 나선 이호준에게 중월 2루타를 허용하면서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아쉽게 날려야 했다. 결국 곧바로 문성현과 교체됐다.
노히트노런은 10년전인 지난 2000년 5월 18일 광주 해태전에서 한화 송진우가 달성한 것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역대 첫 번째 노히트노런 기록은 지난 1984년 어린이날이던 5월 5일 광주 삼미전에서 해태 방수원이 세운 것이다.
고원준이 만약 이날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면 역대 13번째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것만 따지면 11번째. 1993년 5월 13일 사직 쌍방울전에서 故 박동희(롯데)가 6회 강우콜드승을 거뒀고 현대 정명원은 1996년 10월 20일 인천에서 열린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나왔다. 또 이날은 1990년 6월 23일생인 고원준이 19세 10개월 26일 되는 날이었다는 점에서 최연소 노히트노런 가능성도 있었다. 역대 이 부문 최연소 기록은 김원형(쌍방울)이 지난 1993년 4월 30일 전주 OB전에서 20세 9개월 25일만에 세운 것이다.
고원준은 경기 후 "7회 마운드에 올라갈 때 노히트노런을 의식했다. 선배 투수들이 전광판을 보면서 도망가지 말고 부담갖지 말고 하라고 말해줬다"면서 "지금은 담담하지만 잠자리 들기 전 아쉬울 것 같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2승을 거둔데 대해 "1위팀을 상대로 호투해 만족한다. 자신감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서 "오늘만큼만 하면 이후에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넥센 선발진에 숨통을 트였다는 점에서 고원준의 존재감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한편 김시진 넥센 감독은 선발 고원준에 대해 "안타를 맞을 때까지 세워 둘 생각이었다"면서 "아직 경험이 없어 8회 첫 타자를 볼넷으로 보낸 게 제일 아쉽다. 감독으로서도 노히트노런을 기대했다"고 아쉬워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완패다"고 짧은 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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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