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이 3년간의 악몽을 딛고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대회 스타킹’에 출연한다.
지난해 모국인 한국에서 소속사의 폭력과 횡포 때문에 세간의 구설수에 휘말리다 사람들의 기억에 잊혀졌던 비운의 아티스트 유진 박. 그가 아픔을 딛고 한국에서의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첫 공식 무대로 ‘스타킹’을 선택했다.
1997년 22세 나이로 데뷔한 유진박은 자신의 자작곡으로 낸 첫 앨범(The Bridge)으로 클래식 앨범으로 유래가 없는 100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로 정평이 나 있는 유진박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기존 4줄에 비올라 줄이 하나 더 추가되어 낮고 깊은 첼로 느낌의 음색까지 소화하는 세계적으로 드문 바이올린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날 예전에 비해 훨씬 평온하고 여유로워진 표정과 더 능숙해진 한국말 실력으로 ‘스타킹’ 무대에 선 유진박은 “미국에서도 평소 ‘스타킹’을 즐겨보았다”며 “‘스타킹’의 탤런트 레벨이 너무 높아 1등 하려면 엄청 힘들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10년 전에 비해 강호동이 너무 많이 떴다”고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이상형이 누구냐는 질문에 ‘이효리’라고 답하며 “언젠가 꼭 함께 공연하고 싶다”는 유쾌한 희망사항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날 유진 박은 현악4중주팀 Bond의 ‘explosive’를 바이올린 하나로 완벽 소화해내며, 드럼도 따라잡기 힘든 속주곡 ‘왕벌의 비행’ 외 자신의 연주곡인 ‘Winter', ‘Dramatic Punk' 등 다양한 곡을 장르를 넘나들며 다이나믹한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그간의 무대에 대한 갈증을 원 없이 풀려는 듯 특유의 ‘눈감고 땀 흘리는’ 유진박식 애드립을 유감없이 선보여 현장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

뿐만 아니라 이 날 ‘스타킹’ 무대에는 돌아온 유진 박을 환영하기 위해 또 한 명의 천재 기타리스트 김세황이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일렉과 일렉 간의 기상천외한 속주 대결’이 펼쳐져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했다. 두 천재의 대결은 즉석에서 애드립 속주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사전에 연습조차 없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놀라움을 더했다.
한편, 유진박이 오랜만에 공중파 무대에 복귀하는 ‘스타킹’은 오는 29일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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