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만년 유망주' 좌완 서승화(31)가 20일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해 시즌 5번째 선발 등판한다. 1군 복귀 상대는 또 다시 17일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다.
서승화는 올 시즌 지난 4번의 선발 등판한 경기 중 3경기가 두산을 상대했다. 오늘까지 치면 4차례 모두가 두산전에 1군 엔트리에 복귀하게 된다.
이쯤 되자 기자들도 "왜 서승화를 두산전 때마다 1군에 복귀시키냐, 다음 번에도 두산전에 맞춰 복귀 시킬 것이냐"고 박종훈 감독에게 묻자 그는 "꼭 두산을 상대로 서승화를 맞춤 선발로 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두산에 힘 좋은 뛰어난 좌타자들이 많다 보니 오른손보다 왼손 투수가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말에 일리는 있었다. 그리고 맞춤 선발 전략이 통했다. 서승화는 지난 5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를 허용했으나 주무기인 140km 중반대 직구를 앞세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이자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서승화는 마운드를 내려가기까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87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51개나 잡아내며 제구력을 크게 높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9%나 됐다. 여기에 좌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꺾여 나가는 최고구속 133km의 슬라이더를 18개, 짧게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24개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디게 만들었다.
그러나 서승화는 지난 달 28일 목동 넥센전에서 제구가 심하게 흔들리며 4이닝 동안 8피안타 5사사구 6실점(6자책)하고 난 뒤 퓨처스(2군)로 내려갔다.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도저히 더 이상 타자들과 상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퓨처스에 내려간 서승화는 정식 경기에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밸런스 잡는데 주력했다.
밸런스를 되잡은 서승화는 다시 잠실 두산전에 맞춰 다시 1군에 복귀했다. 최근 3연패에 빠지며 또 다시 위기에 빠지게 되자 박 감독은 두산전 마지막 선발 카드로 또 다시 서승화를 빼 들었다.
과연 박 감독의 깜짝 용병술이 이번에도 적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서승화는 또 다시 찾아온 5선발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기대를 걸며 서승화를 선발로 등판시키는 박 감독의 마음과 5선발의 꿈을 갖고 선발 등판하는 서승화의 마음이 어느 정도 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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