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와 복부 압박하는 몸매 보정속옷, 혈액 흐름 막아 하지 정맥류 유발 위험
- 유행 아이템 레깅스, 스키니진도 주의해서 입어야
현대인의 새로운 성인병 중 하나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하지 정맥류’다. 하지 정맥류는 정맥 판막의 이상으로 피가 심장 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핏줄에 고여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종의 혈관장애에 속한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최근에는 서비스업의 다양화와 장시간 서있는 직업이 늘어나면서 하지 정맥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하지 정맥류 수술을 받은 환자수가 2005년(1만 1092명)에 비해 2009년(2만 2039명) 약 2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여성환자는 5년 새 약 2.1배가 늘어남으로써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아 눈길을 끈다.
이처럼 여성 하지 정맥류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이들이 주로 신는 하이힐이나 스타킹 등이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몇 해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레깅스나 스키니진, 코르셋 등의 몸매 보정속옷을 즐겨 착용하는 것도 하지 정맥류의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날씬해 보이려고 입었던 보정속옷, 혈관장애 유발
몸을 꽉 조이는 보정속옷은 혈류 흐름을 방해해 하지 정맥류를 일으키기 쉽다. 위의 사진은 보정 속옷 착용 전과 착용 후 2시간마다 혈액의 흐름 상태를 측정한 결과다. 붉은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혈류가 정상적으로 순환되는 모습이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모습이다. 즉 보정 속옷 착용 전에는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혈액의 흐름이 좋지 않아 파란부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세SK병원 정맥류클리닉 심영기 원장은 “보정 속옷은 주로 복부와 허리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소화불량, 수족냉증 등을 비롯해 하지 정맥류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에는 짧은 민소매나 미니스커트, 핫팬츠 등을 많이 입기 때문에 보정속옷을 즐겨 입는 여성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타이트한 레깅스나 스키니진도 몸 안의 피와 체액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므로 장시간 착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 하지 정맥류, 초기에는 비수술방법으로 치료 가능
하지 정맥류의 초기 증상은 평소보다 다리가 붓거나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지고 별다른 통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무심코 지나가게 된다.
심영기 원장은 “하지 정맥류는 증상을 방치하면 더 악화되는 진행성 질병”이라며, “처음에는 혈관이 머리카락 굵기로 튀어나오지만 나중에는 우동 면발 굵기로 커질 수 있고, 종아리에서 시작돼 점차 사타구니 쪽으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정맥류가 있으면 특히 피부의 보호막과 정맥류 부분의 혈관벽도 약해지기 때문에 작은 외상에도 쉽게 혈관이 파열된다. 이 때문에 출혈과 피부표면의 정맥염 등이 반복적으로 생길 수 있고, 심하면 피부가 괴사하는 하지 정맥류 6기까지 진행된다.
하지 정맥류는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초기에는 발목과 종아리의 혈액을 허벅지로 밀어 올려주는 원리인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초기에서 어느 정도 증세가 진행됐다면 ‘혈관경화요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늘어난 혈관을 굳혀 서서히 몸 속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혈관의 직경이 1~2mm정도 이하일 때 효과적이다.
튀어나온 혈관 직경이 3~4mm 이상이라면 ‘냉동수술요법’이 효과적이다. 커진 혈관을 순간적으로 얼려 치료하는 방법으로, 흉터나 조직 손상에 대한 부작용이 적다. 심원장은 “상태에 따라 레이저, 고주파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하지 정맥류 생활 속 예방법
√ 장시간 서있는 것을 피한다. 불가피하다면 다리에 힘을 주었다가 빼는 동작을 반복해 다리의 혈액의 흐름을 돕는다.
√ 다리를 꼬고 앉지 않는다.
√ 평소 발목회전 운동을 하고, 종아리 스트레칭을 한다.
√ 수영, 자전거 타기 등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가벼운 운동을 한다
√ 장시간 걸었거나 운동을 한 후에는 찬 물로 다리를 씻는다.
√ 잘 때는 다리 밑에 베개를 놓아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것이 좋다..
√ 소금 섭취를 줄이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 섬유소가 많은 야채나 과일을 먹으면 혈액순화에 도움이 된다.
<사진>왼쪽부터 보정 속옷 착용 전, 2시간 후, 4시간 후, 6시간 후의 혈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