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곰은 늪에 빠진 호랑이에게 자비심을 베풀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가 김동주의 선제 결승포를 앞세워 KIA 타이거즈를 16연패로 몰아넣었다.
두산은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KIA전서 1회 터진 김동주의 좌중월 투런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46승 1무 32패(2위, 8일 현재)를 기록하며 KIA와의 잠실 2연전(1경기 우천 순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반면 KIA(6위, 34승 47패)는 지난 6월 18일 문학 SK전부터 이어진 16연패를 끊지 못한 채 한화와의 다음 3연전을 기약해야 했다. KIA의 16연패는 지난 2002년 6월 2일부터 6월 26일까지 이어진 롯데의 16연패 기록과 함께 2000년대 단일 팀 최다 연패 기록의 불명예다.
최근 15연패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던 KIA는 1회초 이용규의 우중간 안타에 이어 김선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김원섭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로 좋은 기회가 만들어진 상황.
그러나 최희섭이 헛스윙 삼진, 이종범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며 선취득점에 실패했다. 두산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선취점을 올렸다.
1회말 2사 후 김현수의 중전 안타가 터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두산은 김동주의 좌중월 투런으로 2-0 리드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2-2에서 약간 높은 5구 째 슬라이더(129km)는 크게 뻗어나가며 관중석에 꽂혔다.
3회말 두산은 이원석의 좌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이종욱의 번트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든 뒤 오재원의 유격수 땅볼로 3-0까지 달아났다. 배트를 뒤로 빼려던 상황에서 나온 땅볼이 타점으로 연결되었다.
5회초 KIA의 공격. 2사 후 이현곤의 중전 안타와 이용규의 우전 안타로 2사 1,3루를 만든 KIA는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로 1-3 만회점을 뽑았다. 여기에 김원섭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만루의 '맛있는 밥상'이 차려진 순간.
그러나 주포 최희섭이 풀카운트에서 김선우의 싱킹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맥이 끊겨버렸다. 초구를 밀어친 파울홈런으로 연결하며 기대치를 높인 최희섭이었으나 몸쪽에서 가운데로 휘어들어간 공을 때려내지 못하고 물러났다.
6회초에도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안치홍-최훈락의 연속 안타에 김상훈의 1루 땅볼이 진루타가 된 덕분에 2사 2,3루가 된 것. 안타 하나면 동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현곤이 친 타구는 파울 라인에 근접한 불규칙 바운드 안타가 되는 듯 했으나 3루수 이원석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KIA의 득점 찬스는 또 한 번 무산되었다.
상대의 기회가 물거품이 된 순간 두산은 6회말 양의지의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4-1을 만든 뒤 이원석의 좌중간 1타점 3루타로 5-1,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그와 함께 두산은 어깨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좌완 이현승을 시험가동하는 등 한결 여유있는 경기 운영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9회 KIA는 김선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했으나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4일 휴식으로 평소보다 하루 일찍 등판했으나 5이닝 5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5패)째를 거뒀다. 9번 타자 3루수 이원석은 9회 실책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쐐기 타점이 된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6회 이현곤의 타구를 범타처리하는 호수비를 보여주며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되었다.
반면 KIA 선발 서재응은 6이닝 동안 9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투구 내용은 기록만큼 나쁘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빈약한 타선 지원에 시간이 갈 수록 힘이 떨어진 투구가 아쉬웠다. 16연패로 끝 모를 침체 현상을 보여준 KIA에는 동점 및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5회와 6회 절호의 찬스를 날려버린 것이 더욱 뼈아팠다.
farinelli@osen.co.kr
<사진>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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