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자리잡은 MBC 심야의 성인토크쇼 '세상을 바꾸는 퀴즈'가 구설수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게스트 발언을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내 시청자 비난에 직면한 까닭이다.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세바퀴'는 17일 방송분이 전국 시청률 20.2%를 기록, 이날 예능 가운데 유일하게 20% 고지를 돌파하며 선두를 달렸다. 2위인 MBC '무한도전'의 16.8%를 3.4%포인타 차로 누르고 식지않는 인기를 과시한 셈이다.
'세바퀴'는 줌마테이너와 저씨테이너로 통칭되는 중장년 패널들과 아이돌 등 젊은 게스트의 적절한 출연자 조합과 농도 짙은 토크로 성인층 시청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끌고 있다.

그러나 늦은 밤 시간대 성인토크쇼를 표방하다보니 출연자 대화의 성적 농도가 짙어지면서 선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폐단도 있다. 또 나이어린 걸그룹 출연자들을 향한 중년남들의 뜨거운 관심이 성희롱에 가깝지 않냐고 일부 시청자들이 게시판 댓글 등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중이다.
이날 방송에는 늘씬한 몸매를 앞세운 섹시 걸그룹의 대명사 애프터스쿨에서 가희와 나나 등 두 멤버가 게스트로 등장했고 아니나다를까, 나이 든 아저씨 패널들은 뜨거운 환호로 이들을 맞았다.
여기서 MC 박미선은 가희를 소개하며 "이제 결혼을 해야될 나이이기도 한데 이상형은 있냐"고 물었고 가희는 "저보다 키작은 남자는 싫다. 183cm이상 정도가 좋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에 박미선이 "그렇다면 (출연자 가운데) 해당자는 줄리엔 강밖에 없다"며 조형기와 함께 세 사람을 무대 위로 올려 가벼운 토크를 했던 게 문제의 장면이다.
사실 앞 뒤 내용을 놓고보면 가희로서는 MC의 이상형 스타일을 묻는 질문에 개인의 취향을 답했을 뿐이고 나쁜 의도로 "키작은 남자가 싫다"고 말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시청자 게시판 등에 비난 글이 올라오는 게 된 배경에는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는 제작진의 무신경과 어떻게든 시자극적인 멘트 유도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서는 한 출연자가 키 180cm 이하의 남자를 루저라고 표현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고 '미수다'와 해당 발언자는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엄청난 곤욕을 치러야했다. 문제이 출연자는 "작가가 적어준대로 했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미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잔뜩 받은 다음의 일이었다.
가희도 마찬가지 후유증을 앓을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방송직후 '세바퀴' 게시판 등에는 "가희의 루저 발언"이란 소재로 그녀를 비난하는 글들이 연달아 올라오는 중이다.
문제의 장면을 편집하거나 보충설명 없이 그대로 내보낸 '세바퀴' 제작진의 무신경이 걸그룹 멤버 한 명에게 큰 상처를 주지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mcgwire@osen.co.kr
<사진>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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