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현재 틀 유지, 패싱력 갖춘 2~3명 발탁"
OSEN 박린 기자
발행 2010.07.22 10: 43

"현재 대표선수들의 능력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틀은 깨지 않을 것이다. 2~3명의 패싱력 있는 선수를 발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조광래(56) 경남 FC 감독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대표팀 신임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청사진을 밝혔다.
조 감독은 하루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서 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확정됐다. 2년 계약을 기본으로 하되 원칙적으로 임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다. 또 경남 후임 감독 선임 사정을 고려해 오는 10월 12일 일본과 평가전을 치르기 한 달 전까지는 겸임이 허용됐다.

조 감독은 이날 현 대표팀 틀을 유지하되 2~3명의 패싱력 갖춘 선수를 기용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1975년부터 1986년까지 대표팀 미드필더로 94경기(15골)에 출전했고, 2000년 안양 LG(현 FC 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 2008년부터 경남의 FA컵 준우승 등 돌풍을 이끌고 있는 실력을 갖춘 지도자다.
다음은 조광래 감독과 일문일답.
-소감은.
 
▲대표팀을 맡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축구 지도자를 한 이래 나의 꿈은 대표팀을 맡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팀으로 항상 만들고 싶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이란 새로운 역사를 이뤘다. 기술과 공수전환은 새로운 과제이며 골 결정력 부족은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세계축구와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세계화와 공수 전환을 통한 빠른 축구를 추구하겠다.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란 말이 있는데 두려움은 없는지. 신문선 위원이 조광래 축구는 스페인과 흡사하다는 의견을 냈는데.
▲기술위원회의 만장일치 선임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더욱 빨라지는 세계 축구로 변화하기 위한 적임자로 평가한 것 같다. 특히 스페인이 월드컵서 우승해 공수전환과 패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돼 선정 이유가 된 것 같다. 패스에 의한 경기 형태를 끌고 가야 하며 10년 전부터 중요성을 강조했다. 꼭 스페인 축구라기 보다는 현대축구는 속도와 전쟁이기 때문에 근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K리그 속도도 빨라져야 하고, 대표팀도 스페인 축구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선임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축구협회 내 여야 구도 이야기도 있었고 소회가 남다를 텐데.
 
▲기술위원회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런 부분을 떠나 정말 능력있는 지도자를 뽑자는 취지에서 결정한 것 같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이기에 그런 말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겠다. 목표를 위해 한 마음을 갖고 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할 때 본인의 가장 능력있는 부분은.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에 근접하기 위해 패스 중요성을 10년간 외치고 다녔다. 좋은 장점을 많이 갖고 있기에 좋은 경기 능력에 접근하겠다. 프로구단, 기술위원회도 좋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으며 상생하겠다.
-8월 11일 예정된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 유럽파를 부를 생각인가.
 
▲기술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선수들 개인적으로 힘들 것이다. 하지만 팬들을 위한 A매치에 참가해 국민들과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전문가 집단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표팀 운영 관리 조언을 들을 수 있고 제가 실수하지 않도록 도와줄 분들을 모시고 싶다.
-내년 아시안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은 어떻게 치를 계획인지.
▲일단 아시안컵 목표 설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위원회와 논의하겠다. 브라질월드컵을 위해 세대교체를 한다면 아시안컵에 과감히 신진 선수를 기용하겠다. 반면 아시안컵을 목표로 한다면 해외파와 국내파 조합을 통해 대표팀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우승은 지도자로서 당연한 목표로 기술을 위주로 한 변화의 시험대다.
-경남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큰 것 같은데.
▲엊그제 경남 서포터스와 만났고 남긴 글들을 보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나도 경남을 사랑한다. 대표팀 감독은 모두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겸임에 대해 생각했지만 양쪽을 하다보면 다 망가질 수도 있다는 염려가 있었다. 경남이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허정무 감독은 사명감을 중요시 했는데, 향후 대표팀에 승선할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은.
 
▲기량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프로정신을 갖춘 선수를 중용할 생각이다. 노장과 신인이란 개념보다 최상의 컨디션을 지닌 집단을 뽑겠다. 명성에 의존하는 팀을 경계하고, 학연, 지연 종교, 이념을 초월해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동업자 축구인과 기술위원회의 의견을 경청하겠고 감시자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이청용 등 어린 선수들을 발굴했는데.
▲10년 전부터 패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훈련을 시킨 결과다. 스타는 없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은 패스에 의한 공격 템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청용, 이영표, 김동진 등을 어릴 때부터 프로에 입단시킨 이유는 학원 축구도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프로란 개념을 어린 나이에 심어주고 빠른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싶어서다. 현재 젊은 선수들이 성공해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프로에 일찍 입단해 K리그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 이번 월드컵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안정적인 플레이가 나왔다.
-지도자로서 꿈인 대표팀 감독이 됐는데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지.
 
▲현대축구는 속도와 경쟁이다. 이기기 위해 공수 간격을 좁히는 것은 기본이며 이를 콤팩트하게 끌고 나갈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수비 부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좋은 수비수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력을 강화시키시면 보완되지 않을까 한다.
-허정무 감독은 양박쌍용을 확실한 구성으로 했다. 틀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패스 능력이 좋은 선수를 덧붙일 것인가.
▲현재 대표팀의 능력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1986 멕시코월드컵 대표팀도 좋은 멤버였다고 하지만 지금이 최상이다. 큰 틀은 깨지 않을 것이다. 2~3명 패싱 능력이 있는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parkrin@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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