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전반기 리뷰 (끝)]판도는 ‘3강-3중-2약’속 KIA의 부진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07.23 08: 34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2010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대부분 ‘2강-4중-2약’을 예상했다. 작년 준우승팀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2강으로 꼽혔고, 작년 챔프 KIA 타이거즈, 3위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인 삼성 라이온즈와 스토브리그서 타선을 강화한 LG 트윈스 등을 4중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전력이 대거 빠져나간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를 약체로 분류했다.
22일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시즌 전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다만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며 6위로 마감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이었다. 나머지 팀들은 예상대로 전반기 성적표를 내며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휴식기서 전력을 재정비, 후반기 도약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3강-3중-2약’으로 확연하게 구별된 전판기 판도를 분석해본다.
▲‘3강’-SK의 독주속 치열한 2위 싸움

투타 전력이 가장 안정된 SK 와이번스는 예상대로 선두에 나섰다. 불펜의 핵인 정대현과 전병두가 재활 중이었던 4월을 다소 고전할 것으로 봤으나 무난히 버텨낸 뒤 5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에이스 김광현을 축으로 한 안정된 선발진, 정우람-고효준-이승호 등 좌완 특급 불펜진을 앞세워 철벽 마운드를 구축했다. 김광현-카도쿠라-글로버-송은범 등 선발진이 꾸준한 투구를 펼쳤다. 좌우 균형을 맞춘 타선의 힘도 여전했다. 4월말부터 5월초까지 파죽의 16연승을 구가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역대 프로야구 최소경기 60승을 돌파하며 60승 28패로 2위 삼성에 7.5게임차로 앞서며 독주체재를 갖췄다.
‘5회 이후 리드시 무패행진’으로 철벽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전반기 막바지 거친 상승세로 2위 고지에 올랐다. 삼성은 7월 8일 SK에 막혀 패할 때까지 12연승을 달리며 줄곧 2위를 지키던 두산 베어스를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불펜의 힘에 젊은 사자들의 겁 없는 공수 활약을 앞세워 상승세를 탔다. 권혁-안지만-정현욱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마무리 오승환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위력을 발휘했고 오정복, 김상수, 이영욱 등 신예 타자들이 공수에서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쳐 기존 박석민-최형우-채태인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냈다. 3루수 조동찬의 분전도 한 몫했다. 외국인 투수들(크루세타, 나이트)가 부진했음에도 좌완 선발 듀오인 장원삼과 차우찬이 새바람을 불어넣었고 재활에 성공한 왕년의 에이스 배영수가 관록 피칭으로 버텼다. 삼성은 55승 1무 37패로 두산에 한 게임차로 앞서 있다.
용병 영입에 정성을 기울인 두산 베어스는 히메네스라는 똘똘한 외국인 투수를 영입, 나름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하며 선전했다. 막판에 2위 자리를 삼성에게 내주며 3위에 머무른 아쉬움이 있지만 게임차가 적어 후반기 대반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선우-히메네스의 원투펀치와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임태훈, 초반 부진했으나 안정을 되찾고 있는 왈론드 등이 선발진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불펜에서는 임태훈이 빠져 힘이 다소 떨어졌지만 정재훈과 마무리 이용찬이 잘 버티고 있다. 스토브리그서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이현승이 기대에 못미친 것이 아쉬운 점이다. 타선에서는 좌타 강타자 김현수가 거포로 변신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장단타가 어우러지며 최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팀타율 2할8푼7리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반기는 52승 1무 36패로 4연승을 거두며 마쳤다.
▲‘3중’-포스트시즌행 4강 티켓의 주인공은
‘홍대갈(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이라는 걸출한 중심타선을 보유한 막강 화력의 롯데 자이언츠가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롯데는 투타 부조화로 초반 부진하기도 했으나 6월부터 저력을 발휘, 5위 LG 트윈스에 2.5게임차로 앞서며 전반기를 끝냈다. 롯데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홍성흔의 거포 변신이다. 이전까지 ‘똑딱이’로 3할 타자의 명성을 쌓았던 홍성흔이 홈런과 타점을 펑펑 쏟아내며 거포로 변신에 대성공했다. 타점 1위와 홈런 3위에 마크됐다. 4번 타자 이대호도 타율과 홈런 1위를 질주하며 중심을 잡았다. 다만 가르시아가 이전처럼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다. 손아섭, 전준우 등 신예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도 롯데의 전반기 수확이다. 그러나 마운드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년 공동다승왕 조정훈이 부상으로 제몫을 못하는 등 선발진이 약화됐다. 전반기 막판 사이드암 이재곤과 김수완이 혜성처럼 등장해 힘을 보탠 것이 든든하다. 불펜진이 약한 것을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으나 후반기 도약을 위해선 보강이 필요하다. 전반기를 42승 3무 45패로 마쳤다.
국가대표급 외야진인 ‘빅5’를 앞세워 공격력으로 투수력 부족을 메우려했던 LG 트윈스는 전반기를 5위에 만족해야 했다. 빅5가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제역할을 못했으나 작은 이병규가 톱타자 이대형이 선전하며 버텼다. 10년 대계를 보고 키우고 있는 유격수 오지환은 공격력은 괜찮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그래도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이 다행이다. 안방마님 조인성이 공수에서 맹활약, 전반기 버팀목이 됐다. 투수진은 선발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에이스 봉중근만이 나홀로 분전했을 뿐 시즌 초 구상했던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외국인 선발 투수도 기대에 못미쳐 곤잘레스를 퇴출하고 더마트레를 수혈했지만 여전히 부진하다. 그나마 불펜진이 연일 등판하는 피곤함속에서도 선전했다. 김광수-이동현-이상렬-오상민-김기표로 이어지는 미들맨과 마무리 오카모토가 승부의 열쇠 노릇을 했다. 극심한 투수난 속에서도 전반기를 잘 버텨내 후반기 반격을 기대할만하다. 전반기 성적표는 40승 1무 50패를 기록했다.
 
작년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 챔피언까지 오른 KIA 타이거즈는 투타의 핵인 윤석민과 김상현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6인 선발 로테이션’까지 자랑하던 선발진에서는 윤석민의 부상과 로페즈의 부진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이제는 선발로 내세울 카드가 마땅치 않을 정도가 됐다. 지난 해 탄탄했던 불펜진도 블론 세이브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손영민, 유동훈의 구위가 작년보다 못하다. 여기에 지난 해 MVP로 우뚝섰던 김상현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위력을 떨쳤던 ‘C-K 포’도 무용지물이었다. 팀역사상 최다인 16연패에 빠지는 등 험난한 전반기를 보냈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김상현이 합류하고 속썩이던 로페즈도 막판 살아난 구위를 선보여 기대를 가질만 하다. 4위 롯데에 5게임 뒤진 6위이지만 휴식기서 전력을 정비해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반기는 37승 53패를 마크했다.
▲‘2약’-도깨비 팀으로 흥미를 더하다
최근 국가대표 3루수 후보 황재균까지 롯데로 내주는 등 알토란 같은 5명의 투타 전력을 타구단으로 넘겼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었다. 수장 김시진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이 강호 SK의 질주를 저지하는 등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였다. 그런 가운데 미래의 샛별들을 계속 키워내 ‘화수분’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운드에서는 금민철-고원준-김성태-김성현 등 새로운 선발 투수들로 전반기를 꾸렸다. 이전 좌완 3인방(장원삼-이현승-마일영)에서 이제는 우완 3인방(고원준-김성태-김성현)으로 바뀌었다. 우완 3명 모두 강속구를 갖추고 있어 경험만 쌓이면 또 다른 스타로 탄생이 예고된다. 마무리 손승락의 재발견도 넥센의 전반기 수확이다. 타선에서는 중고 신인들인 장기영, 김민우, 유한준 등이 거침없는 타격으로 힘을 보탰다. 전반적으로 백업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전했지만 힘부족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강팀에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는 끈질김을 보여줘 37승 2무 54패로 전반기를 7위로 마쳤다.
 
주포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진출, 투수진의 세대교체 등으로 시즌 전부터 최약체로 분류됐던 한화 이글스는 예상대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선전한 전반기였다. 시즌 초반 연패를 밥먹듯이 할 때도 있었지만 전반기 막판에는 강팀에도 당당히 맞서며 팀의 균형을 갖춰가고 있다. 특히 좌완 에이스 류현진은 ‘괴물 행보’를 보이며 팀의 구세주가 됐다. 류현진은 다승, 방어율, 탈삼진 1위로 2006년 트리플크라운을 재현할 태세이다. 류현진은 팀의 연패막이로 고비때마다 힘을 발휘했다. 외국인 투수 데폴라도 승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쓸만한 구위와 실력을 보여줬다. 다만 불펜진이 허약함을 노출한 것이 아쉬웠다. 거포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부실해진 타선은 예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우타자 최진행이 홈런포를 날리며 분전했으나 김태균과 이범호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KIA에서 좌타 강타자 장성호를 트레이드해오면서 타선의 균형이 생겼다. 후반기 행보가 기대된다. 전반기는 36승 56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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