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이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이병헌을 두고 "무섭다"는 애교 섞인 소감을 밝혔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로 스크린에 복귀하는 최민식은 극중 연쇄살인마이자 복수의 대상이 되는 경철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첫 촬영부터 살인 장면으로 시작했던 최민식은 "나는 왜 하구한날 흉기나 들고 다니냐?"라는 자조석인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흉기를 넘어 극중 약혼녀를 살해당한 수현(이병헌)이 당순히 죽이고 끝내는 게 아니라 고통을 되돌려줘겠다는 일념하에 복수를 시작한 이후부터 최민식은 팔목이 꺾이고 돌이 찍히고, 낚시대로 개처럼 맞는 등 처절하게 당해야 했다.

물론 시나리오 단계에서도 예상했던 장면들이지만, 에너지 넘치는 두 배우의 만남인지라 촬영은 실전을 의심하게 하는 열연으로 이어졌다. 되려 스태프들로부터 "연쇄살인마가 측은해 보인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고.
최민식은 상대배우 이병헌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좋은 파트너가 돼 주는 후배와의 앙상블은 행복한 경험이다"라고 말문을 뗐으나, 곧바로 "저는 너무 심하게 많이 맞아서 무서워요. 이병헌 씨만 보면"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고통을 당하다 보니 피분장 또한 당연지사. 촬영 종료 후 한 달이 넘어간 지금조차 최민식의 머리는 핏물이 덜 빠져 갈색이다. '악마를 보았다'의 이른바 '붉은 악마'로 지칭하는 최민식은 "다시는 이런 고통 받는 역할 하고 싶지 않다. 코피 나오는 것조차 사절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삼총 같은 역할만 할 거다"라고 귀여운 한탄을 하기도 했다. '쉬리',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등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회자되는 강한 캐릭터를 맡아온 그에게도 '악마를 보았다'의 경철 역은 만만치 않은 캐릭터였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을 맡아 물 만난 고기처럼 어떤 고생에도 즐거움을 잊지 않았다는 최민식은 "땀을 흘리면서 한 장면을 최선을 다해 만드는 이 현장 분위기가 너무 그리웠다. 그래서 이 현장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설레고, 새삼스럽게 감동적이었다"라고 뜨거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악마를 보았다'는 살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와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그 고통을 뼛속 깊이 되돌려주려는 한 남자의 광기 어린 대결을 그린 영화로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8월 11일 개봉.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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