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힘'은 위대했다.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3일 동안 잠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샜던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송승준(30)이 아들에게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팬들도 송승준이 마운드를 내려오자 다른 때보다 더 큰 박수로 그의 호투와 세상에 태어난 아들을 축하했다.
롯데가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시즌 16번째 맞대결에서 선발 송승준의 호투와 강민호의 3점포 덕분에 LG를 10-8로 물리치고 2연승을 기록했다. 덕분에 롯데는 LG와 4위 싸움에서 3경기차로 달아나며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됐다.
선취점은 롯데가 1회부터 뽑아냈다. 롯데는 1회말 1사 후 조성환과 홍성흔이 LG 선발 박현준으로부터 연속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러자 4번 이대호가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선취했다. "4번타자이기 때문에 타점을 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롯데는 2회에도 1사 1,2루에서 김주찬의 1타점 중견수 희생타로 2-0으로 달아났다.

그러자 LG는 3회초 올 시즌 34호, 통산 664호 연속타자 홈런포를 앞세워 단숨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조인성이 롯데 선발 송승준으로부터 초구 몸쪽 낮은 직구(140km)를 끌어당겨 좌월 솔로 홈런포를 날렸다. 이어 오지환도 바깥쪽 높은 직구(144km)를 가볍게 밀어 좌측 펜스를 넘겼다.
이후 양팀 선발들의 호투속에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그러나 5회말 롯데가 상대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틈타 대거 5득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1사 후 조성환의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홍성흔의 좌중간 펜스를 맞추는 2루타 때 1루주자 조성환이 3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2루 베이스 커버가 없는 것을 확인한 홍성흔이 2루로 뛰자 3루에 있던 조성환이 홈을 파고들어 한 점을 뽑아냈다.
이 플레이 하나로 4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하던 LG 선발 박현준은 급격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어 롯데는 이대호의 볼넷과 가르시아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4-2를 만든 뒤 6번 강민호가 박현준을 상대로 바깥쪽 높은 직구(145km)를 끌어 당겨 좌중월 3점 홈런으로 단숨에 7-2를 만들었다. 롯데는 6회에도 홍성흔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8-2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LG는 8회 추격에 나섰다. 롯데가 연속된 실채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수비가 빌미가 됐다. 선두타자 조인성이 롯데 유격수 황재균의 실책으로 출루하자 3회 홈런을 친 오지환이 송승준을 상대로 초구 바깥쪽 높은 직구(136km)를 강한 손목 힘으로 끌어 당겨 우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오지환은 시즌 10, 11호 홈런을 기록했다. 덕분에 LG는 8-4로 따라 붙었다.
LG는 1사 후 이택근이 2루타로 출루한 뒤 박용택과 이진영이 바뀐 투수 허준혁을 상대로 연속 적시타로 8-6을 만들었다. 두 차례 모두 2루수 조성환과 중견수 전준우의 수비의 아쉬움이 느껴진 대목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후속 타자를 범타로 잘 막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위기를 잘 넘긴 롯데는 8회말 추가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두타자 전준우의 좌전안타와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김주찬의 3루수 앞 땅볼 타구를 정성훈이 실책으로 빠뜨려 만든 1사 2,3루에서 '주장' 조성환이 2타점 좌측 선상 2루타로 10-6을 만들었다.
LG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박용근, 윤상균의 연속 안타에 이어 이택근의 2타점 중월 2루타로 10-8까지 추격했으나 박병호가 범타로 물러나며 아쉽게 패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전날 세상에 태어난 아들 송현서에게 자랑스런 아버지로서 첫 인사를 했다. 송승준은 LG 강타선을 상대로 7⅓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맞았지만 6피안타 3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9승(6패)를 기록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 3일 동안 잠을 자지도 못하며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며 이날의 영웅이 되었다.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는 이틀 연속 홈런포를 폭발시키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전날 5타수 2안타 6타점 맹타를 기록했던 강민호는 이날도 4타수 2안타 3타점을 날리며 2경기에서 9타점을 올렸다. '주장' 조성환도 5타석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한편 LG 선발 박현준은 4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7피안타 4사사구 7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박현준은 롯데 핵타선을 상대로 4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았다. 특히 최고구속 148km에 달아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주무기인 포크볼은 물론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롯데 타자들을 범타로 유도했다. 그러나 5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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