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양대 명절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마다 명절만 되면 온가족이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매년 명절때면 가정주부를 중심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후유증이 명절증후군으로 요통, 어깨, 무릎, 목의 통증에서부터 소화불량,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까지 그 증상도 다양하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후유증이다.
고향을 가기 위한 장시간의 교통체증도 견디고, 하루 종일 손에 물 마를새 없는 강도 높은 주방일에, 막간을 이용해서 아이들과 앉아서 놀아주기도 하고, 친척들간의 화목을 위해 장시간 담소를 나누다보면 건강한 주부들에게도 상당한 무리가 가게 된다.

이렇다 보니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병원마다 명절증후군을 앓는 환자로 북적거린다. 특히 한 의료기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고된 가사노동으로 인한 척추 질환자는 명절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허리에 가장 안 좋은 것이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장시간 운전인데, 추석연휴 귀향길은 올해도 어김없이 엄청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고향이 가까운 경우라면 부담이 덜하겠지만, 5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을 해야하거나,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먼길을 가야하는 경우라면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운전시에는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켜 허리에 안정감을 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등받이를 105~110도 정도로 세우고 등은 최대한 등받이에 붙이도록 한다. 이 때 자세를 너무 경직시키면 근육통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또한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어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머리 높이에 맞게 뒷받침을 조정해 만약을 대비한 교통사고 시 경추 손상을 방지하고 허리와 의자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작은 베게나 허리 쿠션을 넣어주면 좋다.
아무리 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운전자는 4시간 이상의 연속적인 주행은 삼가하고 야간에 5시간 이상 운전해야 할 상황이라면 다른 사람과 교대로 하는 게 좋다. 또한 틈틈이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심호흡과 스트레칭을 해 줘야 한다.
특히 상을 펴고 접을 때나 무거운 상을 들고 옮길 때, 바닥에 놓인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디스크가 탈출하는 경우가 있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반드시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혀서 들고, 상을 옮길 때는 가능한 두 사람이 나누어 드는 것이 좋겠다.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할 때는 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싱크대가 높다면 슬리퍼를 신거나 발 밑에 받침을 대고,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벌려서 높이를 맞춰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게 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서있는 것은 관절에 부담이 되므로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어주고 간단한 운동으로 무릎과 발목을 풀어주면 좋다.
또 전을 부칠 때도 딱딱한 거실 바닥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 시간 허리를 구부리고 앉으면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간다. 따라서 전을 부칠 때는 푹신한 방석을 바닥에 깔고 허리는 벽에 기대 편안한 자세로 하도록 하자.
음식을 만들 때나 담소를 나누는 등 장시간 바닥에 앉아있을 때도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은 좋은 자세를 취해도 서있는 것에 비해 허리에 부담이 3배 가까이 많아진다. 자칫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방바닥에 앉아 수다를 떨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운데, 이 때 척추는 가장 큰 압박을 받는다. 허리, 관절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파나 식탁의자에 앉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장시간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가끔씩 일어나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앉아서 전을 부치거나 음식장만을 해야 할 때는 조그만 박스나 목욕탕 의자를 깔고 앉는 것이 좋다.
군포병원 배중한 소장(사진)은 “연휴 기간 중 급작스런 요통이 발생하면 냉찜질을 한 후 최대한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마비증세나 배뇨장애, 골절 같은 위급상황은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비단 명절 뿐 아니라 평소에도 허리를 보호하는 자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추석 전후로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도 허리의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자세만 제대로 유지한다면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배중한 소장은 “명절 증후군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지내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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