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으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폭염으로 무더웠던 날씨도 선선해지면서 본격적인 가을철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미 많은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그 동안의 궂은 날씨를 만회하려는 듯 가을산을 다녀 갔다.
등산객들이 가을산으로 몰리면서 안전사고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발생한 산악사고 가운데 3건중 1건 이상이 9월에서 11월 사이에 일어났고, 이중 반 이상의 사고가 주말에 집중됐다고 한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등산 중 허리나 무릎 부상을 입거나 무리를 하여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산악사고는 날씨 등 자연적인 요인보다는 부주의로 인한 경우가 많아 안전한 산행을 위한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전하고 건강한 가을산행을 위한 요령을 단계별로 나누어 정형외과 전문의인 군포병원 민경보 과장에게 도움말을 들어봤다.
▲산행 전-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라
가을철 산행에는 신경쓸 점이 많다. 가을철은 해가 일찍 지고 일교차가 크다. 아침 일찍 등산을 시작하고 날이 어둡기 전에 하산한다. 최소한 하루 전에 등산 코스를 미리 체크하고 충분한 식수를 준비한다. 지나지게 많은 짐을 가져오면 허리와 관절에 부담을 주게 되므로 꼭 필요한 물품만 배낭에 담는다. 스틱을 준비하면 등하산시의 체중을 분산시킬 수 있어서 좋다. 적당한 등반 운동은 걷기와 더불어 허리 건강에 도움을 준다. 산행시 갑작스런 사고에 대비해 기본적인 응급처치법을 익혀놓아야 한다. 출발 전 15~20분 이상 허리, 무릎, 발목 부위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야한다. 땀이 날때까지 충분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미리 점검해 보는 것 또한 잊지 말자.
▲산행 중-하산시의 부상에 더욱 주의
산에 올라갈때 보다 내려올때 부상에 주의 해야한다. 산을 오를 때에는 보행 속도가 느리고, 발바닥 전체를 디디며 걷기 때문에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이 적은 편이다. 반면 하산 시에는 발의 앞부분이 지면에 먼저 닿은 뒤 발뒤꿈치가 지면에 닿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되면서, 관절에 미치는 충격은 커진다. 하산 시 무리한 속도를 내거나 지나치게 긴장을 풀고 몸에 힘을 뺀 채 내려오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행 도중 갑자기 허리나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20분 이상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근육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급성 통증에는 냉찜질이 적합한데, 냉찜질을 하면 혈관 수축 작용이 일어나 염증은 지연되고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행 중 비가 올때-미끄러짐과 저체온증 조심
등산중 비가 오면 주의할 사항이 많아진다. 방수자켓이나 우비를 준비해 저체온증을 예방하도록 한다. 방수용 배낭 커버를 준비하고 여벌의 옷과 양말을 챙긴다. 배낭속의 물건이 젖지 않도록 비닐로 내용물을 보호해준다. 등산화도 방수가 되는 것으로 준비하면 더욱 좋다. 비가 많이 오는 경우 계곡길은 피하고 바위에 이끼가 많이 껴 미끄러져 떨어지는 등 사고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을 하기 전에는 일기예보를 통해 그날의 날씨 상항을 체크해 두고, 갑자기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따뜻한 식수나 커피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산행 후-냉온탕 요법과 마시기로 피로 풀기
산행을 마치고 나면 관절의 피로와 통증을 없애기 위해 냉온탕 요법이 좋다. 먼저 뜨거운 물 속에서 3분 정도 몸을 데웠다가 찬물에서 짧게 몸을 담갔다 다시 뜨거운 물로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물 속에서 벽에 등을 기댄 채 다리를 움직이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해도 좋다.
산행 중 생긴 통증이 지속될 때는 마사지를 권한다. 발이나 발목이 아프면 종아리나 정강이 부분을 마사지하고 눌렀다가 풀어주듯이 통증 부위에 직접 하는 것 보다는 그 위의 근육에 하는 것이 좋다. 관절에 통증이 온다는 것은 그 관절로 가는 근육이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군포병원 민경보 과장은 “평소 척추질환이나 무릎관절염이 있는 환자도 가을 등산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낮은 산을 걷는 운동은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근력을 강화시켜 척추수술을 받았거나 만성허리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도 유익한 운동이다. 그러나 산의 경사가 높고 무리한 코스를 장시간 등산 할 경우에는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특히 등산 중에 발생하는 허리, 관절 부상은 교통사고나 격한 운동 중 다치는 것보다는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러나 관절인대 손상, 허리 염좌 등 부상을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에는 차후에 퇴행성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등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야한다"고 덧붙인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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