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의 눈(준PO 2차전)]이대호와 정면 대결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09.30 22: 04

주루 플레이와 콜 플레이의 중요성을 일깨운 한 판이었다.
 
5회까지는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들었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136km 이하의 컷트 패스트볼 일품이었다. 흔들리는 공에 두산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도 역시 슬라이더, 커브 등 볼배합과 제구력이 좋았다. 두산으로선 1회말 공격  무사 1, 3루의 절호 기회를 후속타자들이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뼈아팠다. 찬스 때마다 두산 핵심 타자들인 김현수와 최준석이 이날도 제 몫을 다해내지 못해 패인이 됐다.

롯데 역시 공격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전날처럼 행운이 따르고 있다. 마지막 10회초 공격서 조성환을 거르고 이대호와 대결한 것은 롯데로서는 행운이었다. 반면 두산 벤치는 조성환이 안타 2개를 치며 타격감이 좋았더라도 이대호를 정재훈이 상대하기에는 벅찼다. 이대호가 전타석까지 아무리 안타를 못쳤다해도 올 시즌 타격 7관왕에 오른 거포와 정면 대결을 택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닝별 되짚어보기
▲1회말 두산 공격=톱타자 이종욱이 좌전안타로 출루하고 2번 오재원 타석때 투수 보크로 무사 2루, 그리고 오재원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이종욱이 3루 도루를 감행해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영민-김현수-최준석이 나란히 삼진으로 물러났다. 여기서 선취점을 뽑았다면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으나 중심타선이 제몫을 못했다.
▲4회초 롯데 공격=선두타자 손아섭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후속 조성환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이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실책을 범해 만루 찬스를 맞았다. 홍성흔의 라이너성 타구가 아깝게 아웃되고 강민호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가르시아가 삼진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때까지도 롯데 중심 타선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6회말 두산 공격=선두타자 김동주가 볼넷, 다음타자 최준석은 삼진, 양의지의 3루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이대호가 놓쳤으나 1루주자 김동주가 아웃됐고 손시헌 타석 때 폭투로 양의지는 2루에 안착했다. 손시헌이 짧은 좌전 안타를 쳤고 양의지는 홈으로 뛰어들다가 아웃돼 동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 대목에서 양의지의 홈슬라이딩에 문제가 있었다. 포수가 공을 잡는 위치를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라인 안쪽으로 파고드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 양의지의 미숙한 주루 플레이도 문제였지만 웨이팅 서클에서 대기중이던 다음타자 임재철의 콜플레이가 더 아쉬웠다.
임재철은 포수 뒤에서 양의지에게 신호를 줘서 슬라이딩 위치를 알려줬어야 했다. 평소 훈련 때 많이 하던 플레이였으나 임재철이 집중력을 발휘치 못해 순간을 놓쳤다. 양팀 투수들의 호투로 공격들이 제대로 안되는 시점에서 양의지가 점수로 연결됐다면 두산이 2-1로 승리할 수도 있었다. 전날 손시헌의 주루 미스에 이은 보이지 않는 2번째 실수였다. 전선수가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어야 하는데 두산은 그렇지가 못했다.
◆김일권(54)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 1세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도루왕 3연패를 비롯해 총 5차례 도루왕을 차지하는 등 ‘원조 대도’로 명성을 날리며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야구 올스타로 화려한 현역생활을 보냈다.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 멤버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쌍방울-현대-해태-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후배들을 스타로 이끌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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