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의 눈(준PO 4차전)]두산이 정석 플레이에서 앞섰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10.03 18: 37

양팀 선발 투수들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최소실점으로 잘 막고 구원투수들에게 넘겨줬다. 롯데는 2승 1패의 여유에도 불구하고 잔루가 너무 많았다. 경기 초반부터 만루 찬스 등이 이어졌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승기를 놓쳤다.
반면 두산은 내야 다이아몬드의 수비가 돋보였다. 3회말 유격수 손시헌이 머리 뒤로 넘어가는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줬고 4회말선 2루수 오재원이 김주찬의 내야 안타성 타구를 잘 잡아 2루로 토스해 포스아웃시키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또 포수 용덕한은 5회 홈으로 뛰어드는 2루주자 이대호를 블로킹으로 잘 막고 아웃시킨데 이어 7회 1루주자 전준우를 견제로 잡은 것이 등이 빛났다. 내야진의 안정된 수비로 상대 롯데를 제압한 경기였다.
롯데는 주축타자들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홍성흔과 가르시아가 모처럼 안타를 치기는 했으나 너무 장타를 의식한 스윙을 하고 있다. 힘으로 쳐서 얼마나 장타를 때렸는가를 본인들이 좀 생각해봤으면 한다. 먼저 부드러운 스윙으로 안타를 치고 난 후 감을 잡아간 뒤 장타력을 살려야 하는데 너무 풀스윙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점은 두산 주축타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두산은 김경문 감독의 대타 기용, 보내기 번트 등 기본에 충실한 작전야구가 적중해 승리를 따냈다. 기본적인 정석 플레이인 보내기 번트를 2번 성공시키며 찬스를 살렸다. 반면 롯데는 1, 3루 코치들의 보이지 않은 실수가  아쉬웠다. 5회 이대호의 무리한 홈대시와 7회 전준우의 견제사가 뼈아팠다. 양팀 모두 기본적인 정석 플레이를 펼치지 않은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두산이 좀 더 나은 플레이를 했다.
◆이닝별 되짚어보기
▲1회말 롯데 공격과 두산 수비
톱타자 김주찬 안타에 이어 2번 손아섭의 포수 앞 보내기 번트 타구를 두산 포수 양의지가 2루로 송구했는데 판단 미스였다. 김주찬이 빠른 주자로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두산 선발 임태훈도 다음 타자 조성환과 대결에서 눈에 띄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임태훈은 무사 1, 2루에서 3번 타자 조성환과 대결에서 상대의 보내기 번트 시도를 받아주는 투구로 임해야 했다. 상대가 보내기 번트를 하는 시도라면 맞춰주고 수비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운이 좋으면 상대 타구를 노바운드 처리로 병살타를 유도할 수도 있고 최소한 아웃 카운트 한 개는 잡고 갈 수 있기에 투수는 보내기 번트 시도를 받아주는 투구가 필요하다. 보내기 번트는 투수들에게 환영하는 일로 정석이다.
하지만 임태훈은 도망가는 투구로 일관하다 투나싱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줘 화를 더 키우고 말았다. 다행히 다음타자 이대호를 몸쪽 약점 공략으로 삼진 아웃잡고 홍성흔을 유격수 땅볼 더블 플레이로 유도, 무실점으로 막아 한숨을 돌렸다.
▲2회초 두산 공격
손시헌 중전안타와 양의지 보내기번트에 이어 이원석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타자주자 이원석이 2루로 뛰다가 아웃됐는데 처음부터 계속 뛰었어야 했다. 과감했지만 판단 실수로 주루 플레이가 미흡했다. 반면 롯데의 외야수들의 백업 플레이가 좋았다. 좌익수가 놓친 것을 중견수 전준우가 뒤에서 잡아 2루로 송구, 아웃시킬 수 있었다.
▲2회말 롯데 공격
1사후 전준우가 좌월 2루타로 나가고 후속 강민호가 삼진을 당한 후 다음타자 황재균 타석 때 폭투로 전준우가 3루에 안착,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전준우의 주루 플레이 좋았다. 공이 짧게 앞으로 떨어져 뛰기 힘들었지만 전준우가 빠른 판단으로 뛰어 3루에 안착,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계속된 공격서 황재균 볼넷. 김주찬 볼넷으로 2사 만루를 잡았으나 다음타자 손아섭이 2루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로서는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두산에게 끝까지 끌려가는 게임이 됐다.
▲4회말 롯데 공격
두산 2루수 오재원의 호수비도 빛났지만 롯데 1루 주자 김주찬의 주루 플레이가 아쉬웠다. 3번 조성환의 타구가 2-유간 깊숙하게 간 다소 느린 타구로 1루 주자가 좀 더 리드폭을 크게 하고 뛸 자세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었으면 세이프도 가능했다. 접전 상황으로 간발의 차로 아웃됐는데 조성환이 리드를 좀 더 크게 하고 준비를 했으면 살 수도 있었다.
▲5회말 두산 수비
두산 배터리가 한 번의 호수비와 한 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 전준우를 묶어놓지 않은 두산 배터리의 수비 실수가 나왔다. 2-0으로 앞선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를 확실하게 묶어놔야 하는 기본을 지키지 않은 수비로 강민호의 안타 하나에 2점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그에 앞서 롯데도 3루 작전코치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 요구로 2루주자 이대호를 홈에서 아웃시킨 것은 실수였다. 이대호가 발이 빠르지도 않고 더욱이 발목이 아픈 상태여서 무리였다. 두산 중견수 이종욱이 타구를 잡았을 때 이대호가 3루를 돌지 않은 상태로 홈대시는 무리였다. 이대호를 3루에 정지시키고 흔들리는 상대 배터리를 더욱 압박했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9회초 두산 공격
3-2로 박빙의 리드를 한 두산이 선두타자 이종욱의 중월 2루타에 이어 후속 오재원이 번트 실패 후 몸에 맞는 볼로 추가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무사 1, 2루서 김현수가 보내기 번트를 잘 대 1사 2, 3루가 됐고 롯데가 언더핸드 임경완을 구원 투입하자 두산 벤치는 우타자 고영민 대신 좌타자 정수빈을 대타로 내세워 압박했다. 여기서 양팀 벤치의 명암이 엇갈렸다. 롯데는 임경완에게 볼카운트 0-3에서 만루 작전 대신 정면승부를 걸었고 두산은 과감하게 공격으로 맞받아 친 것이 적중했다. 단타자인 정수빈이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포를 작렬, 승부를 결정지었다. 롯데 배터리로서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세 확실하게 거르지 않은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김일권(54)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 1세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도루왕 3연패를 비롯해 총 5차례 도루왕을 차지하는 등 ‘원조 대도’로 명성을 날리며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야구 올스타로 화려한 현역생활을 보냈다.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 멤버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쌍방울-현대-해태-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후배들을 스타로 이끌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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