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20 관광장관회의] “관광은 미래 성장 엔진이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10.11 09: 30

관광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먹고 노는 유흥산업의 하나로 간주돼 왔던 관광산업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아 그 중요성을 재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도 중국과 일본 등 외래관광객이 폭증하면서 정부의 올 한해 유치목표치인 850만명을 훨씬 넘어선 8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개최되는 T20 관광장관회의를 비롯해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이모저모에 대해 집중 점검해본다.
세계적인 시각에서 볼 때 관광산업이 기여하는 중요한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글로벌 빈곤 퇴치다. 선진국 국민들의 해외여행은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특히 저개발 국가는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선진국의 작은 소비가 이들 국가에게는 축복으로 다가선다. 또한 관광은 경제적으로만 세계를 하나로 묶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세계 각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관광산업이 지속가능성, 책임감, 공정 등의 개념으로 확장됨에 따라 빈곤 국가의 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점차 가속화 되고 있다.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충남 부여에서 열리는 세계 20개국 관광장관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뜨거운 관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올해 초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차 T20 관광장관회의에서는 관광산업이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6~7%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제 관광객수도 1950년 2500만명에서 2005년 8억60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6.5%로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UNWTO(세계관광기구)의 관광산업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연평균 13%의 성장을 보였으며 중동지역이 10%의 성장으로 그 뒤를 이었다.
관광산업은 항공, 숙박, 음식, 교통, 국제전시 등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산업으로 특히 여성과 청소년 등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인력의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
관광의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가 바로 이같은 일자리 창출이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7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 국가에서는 전체 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을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과 물품, 자본의 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은 세계 서비스 무역의 30%(연간 1조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 무역의 절반이 개발도상국에서 발생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08년 산업연관표(2010년 4월 발표)에서도 음식점 및 숙박업의 전후방 연쇄효과는 다른 상업과 비교해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의 범위를 음식·숙박업뿐만 아니라 운송, 출판 등의 영역으로 확장할 경우 관광산업의 연쇄효과는 더욱 커진다.
◇ 말레이시아·영국, 관광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
1990년대 불어 닥친 아시아 경제위기의 여파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세계 관광수입은 약 14% 감소했다. 이로 인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에 대한 비중이 높았던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달러화 부족으로 인한 외환위기를 겪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이 시기에 전략적으로 관광산업을 육성, 여가·관광 상품을 틈새 상품으로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문화유산, 헬스·스파, 국제 스포츠 이벤트, 생태 관광 등이 말레이시아의 주요 관광자원이 됐으며 말레이시아는 범국가적인 노력을 통해 관광객 숫자가 1999년 43%, 2000년 29%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즉 말레이시아의 이같은 노력이 관광수입으로 직결돼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됐다는 얘기다.
경제선진국인 영국에서도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났다.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즐기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 때문에 ‘스테이케이션(Staycations)’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2008년 딜로이트와 옥스포드 경제 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관광산업은 1150억 유로 규모로 전체 산업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3.5%의 꾸준한 성장률과 연간 26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세계 빈곤퇴치에 기여하는 관광산업
지난 2007년 전 세계 관광객들은 개발도상국에서 2950억달러를 소비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으로 투자되는 연간 ODA(공적개발원조) 금액의 약 5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UN이 주도해 이뤄지는 지원금보다 관광소비가 개발도상국에 더 큰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은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뱅크의 발표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감비아 등 빈국(貧國)의 경우 관광산업이 전체 수출액의 각각 29.8%, 33.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미첼&애슐리(Mitchell&Ashley)는 “관광이 부자 국가에서 가난한 국가로 부(富)를 이전시키는 가장 큰 수단”이라며 “개발도상국가에는 관광자원이 주요 수입원인 동시에 일등 수출품목으로 방문객들이 편의시설이나 식사, 음료, 교통, 여가 문화, 쇼핑을 하는데 지출하는 비용이 해당 지역 경제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돼 고용창출과 함께 빈곤퇴치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개발도상국에서 관광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식품과 에너지 구입, 사회 인프라 확충, 외채 상환 등에 사용돼 해당 국가의 경제적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튀니지다. 튀니지는 관광수입이 총 국가산업의 14%인 15억달러(2003년 기준)를 차지한다. 이는 튀니지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벌어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16억달러)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튀니지 정부는 관광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의 1순위로 정했으며 정부는 이를 위해 관광자원 개발, 공격적인 국가 홍보, 각종 국제행사 유치, 다양한 국제 페스티벌 개최,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며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렇듯 개발도상국에서 관광산업은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으며, 인프라 서비스 개발을 위한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관광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 E-Tourism, 관광산업의 미래를 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급격한 확산에 따라 관광산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관광산업이 인터넷을 활용해 보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고객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빠른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SNS도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행 SNS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er) 역시 자사 사이트에 주소록을 제공, 가입자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해 여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월 평균 방문자 2억명, 가입자 6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리뷰가 1000만건에 달한다. 스마트폰의 발달도 E-Tourism이 빠르게 커가는 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국내 어플리케이션 중 플레이맵(Playmap)은 오프라인 지도검색 기능과 함께 SNS와의 연동을 통해 다른 여행자들과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Airbnb)도 대표적인 SNS 성공사례 중 하나다.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회원들끼리 홈스테이 정보를 교환하고 리뷰를 등록하도록 해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회원들은 웹사이트에서 여행지역과 홈스테이 장소, 민간 문화에의 노출도 등 세세한 것까지 살펴보고 결정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올해 말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관광산업은 이처럼 세계적으로 경제적, 문화적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고 있지만 이번 T20 관광장관회의 개최를 통해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 개최를 계기로 세계 각국과 눈높이를 같이 해 관광산업의 중심국가로 부상한다는 방침이다.
글=여행미디어 기획취재팀 www.tou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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