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믿을맨-베테랑'. SK 와이번스가 좌완 투수 3명을 차례로 등판시켜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을 꽁꽁 묶으며 2연승을 거뒀다.
SK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큰'이승호에 이어 '좌완' 전병두를 2회에 올렸다. 그리고는 5회 또 다시 좌완 '작은' 이승호를 투입하며 '좌완 트로이카'로 삼성을 4-1로 물리쳤다.
전날 기선을 제압 당한 삼성으로서는 경기 초반 SK에게 점수를 뽑아 내 승기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철벽에 가까운 좌완 계투 공략에 실패했다. 5안타에 그쳤다는 점에서 난공불락에 가까웠다.

▲깜짝 선발 '큰' 이승호…1⅔이닝 1실점
SK는 선발로 '큰'이승호를 출격시켰다. 이승호는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 2승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2.03을 마크했다.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 1승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성적만으로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출격을 예상하기 힘들었지만 김성근 감독은 그를 택했다.
이승호는 1⅔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로 35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승호는 1회 2사 후 박석민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나머지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1회를 잘 마감했다. 2회에도 이승호는 신명철과 채태인을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조동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후 진갑용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전병두에게 넘겼다.
전병두가 후속 타자 이영욱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이승호는 1실점을 안게 됐다. 이날 이승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 35개의 공을 던졌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19개였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선발 카드가 초반에 무너지지 않았다.
▲'역전 다리' 놓은 '멀티 믿을맨' 전병두
흐름을 끊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카드였다. 전병두는 '큰'이승호에 이어 2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5회부터 '작은'이승호에게 공을 넘겨줬다. 이승호가 깜짝 호투를 펼치며 '역전 다리'를 놓았다.
전병두는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2회초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급작스런 구원 등판이었기에 자칫 제구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구원 등판하자 마자 첫 타자인 이용욱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그러나 김상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2회를 마무리했다. 3회에는 1사 후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각각 좌전안타와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신명철과 채태인을 중견수 플라이와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는 2사 후 이영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시켰으나 김상수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전병두가 4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자 4회말 최정이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려 SK는 4회 현재 2-1로 역전을 시켰다. 전병두는 올 시즌 주로 중간 계투로 27경기에 등판 5승2패 평균자책점 3.06을 마크했다. 정규 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 1홀드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특급 피칭을 선보였다.
▲'승리'를 지켜낸 베테랑 '작은' 이승호
리드를 잡는 순간 SK 김성근 감독은 필승 좌완 '작은' 이승호를 투입했다. 이승호는 올 시즌 마무리, 중간, 선발을 오가며 65경기에 등판 6승4패 20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이승호는 승리를 계획하는 김성근 감독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카드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성근 감독의 작전은 같았다. 이승호는 SK가 4회말 최정의 투런 홈런으로 2-1로 역전을 시키자 5회초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승호는 7회까지 3이닝 도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7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23에 그쳐 제구는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5회 박한이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이승호는 무사 1,2루에서 힘을 냈다. 최형우와 강봉규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가볍게 벗어났다. 6회에는 이영욱을 볼넷으로, 7회에는 박한이를 안타로 출루 시켰지만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차분히 처리했다.
'깜짝 선발' 이 분위기를 잡고, '믿을맨'이 다리를 놓고, '베테랑'이 승리를 마무리 한 SK.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2승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우승을 이끌 강력한 힘으로 보여진다.
agassi@osen.co.kr
<사진>인천=손용호 기자/ spjji@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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