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홈런 치고 많이 놀랐다".
SK 내야수 최정(23)이 연타석 홈런을 작렬시켰다. 최정은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해 4회와 6회 2~3번째 타석에서 연속해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3점을 홀로 냈다. 3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의 만점 활약. SK도 최정의 홈런 두 방으로 한국시리즈 2연승을 내달리며 통산 3번째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최정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매년 큰 게임에서 고생했는데 초반부터 잘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홈런을 치고 많이 놀랐다"고 웃음을 지었다.

첫 타석부터 조짐이 좋아보였다. 2회 선두타자로 나온 최정은 차우찬의 초구를 공략, 좌측으로 날카롭게 빠져나가는 안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0-1로 뒤진 4회 무사 1루에서 최정은 첫 타석의 좋은 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볼카운트 2-2에서 차우찬의 5구째 130km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밋밋하게 들어오자 그대로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로 연결됐다.
최정은 "처음 홈런 칠 때는 2-0이라서 빠른 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우찬이 직구 타이밍 때도 슬라이더가 맞는다는 것을 미팅 때 알았다. 그래서 직구 타이밍에 친 슬라이더가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6회 3번째 타석에서도 최정의 장타 본능은 멈출줄 몰랐다. 6회 선두타자로 나온 최정은 차우찬의 2구째 116km 커브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방망이가 또 한 번 반응했다. 역시 타구는 좌측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이 됐다. 연타석 홈런. 포스트시즌 통산 14번째이자 한국시리즈 역대 5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경기 내내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던 SK 타선은 최정의 홈런 두 방으로 웃었다.
최정은 또 "두 번째 커브는 직구를 예상했는데 나도 모르게 배트가 나갔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까지 보였다.
최정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된 면이 있다. 1차전에서 최정은 팀 내 유일의 '3안타' 경기를 작성하며 타격감이 고조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한국시리즈도 최정에게는 익숙한 무대. 지난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연일 결정타를 터뜨리며 최연소 한국시리즈 MVP도 거머쥐었다. 연타석 홈런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5차전에 걸쳐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올해 최정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0홈런과 80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최고의 거포이자 해결사였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를 증명했다. 명실상부한 최정의 시대가 도래했다.
agassi@osen.co.kr
<사진>인천=손용호 기자/ spjji@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