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배영수 3차전에 선발로 나선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18 06: 55

2연패를 당하고 나니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29)의 선발 등판이 3차전으로 미뤄진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이들이 생겼다.
배영수는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릴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보통 '에이스'라면 팀의 간판 투수인 만큼 단기전에서는 1차전 선발이 상식이다. 17일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각각 팀 린스컴(26)과 로이 할러데이(33)가 등판했다.
그렇다면 왜 선동렬 감독은 배영수를 1차전이 아닌 3차전에 등판 시킨 것일까. 컨디션 회복, SK전 부진, 그리고 차우찬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PO 3경기 등판…컨디션 회복 시간 필요
선동렬 감독도 2연패를 당하고 나니 배영수의 등판 일정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배영수는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때 3경기에 등판했다. 배영수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비를 맞으며 2차례 경기가 중단 되는 상황에서 5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던졌다.
팀이 1승2패로 몰린 4차전에서는 8회 2사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17개를 던지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투구수는 많지 않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만큼 집중력이 더 필요했다. 체력적으로는 30개 이상의 피로도가 있었다. 배영수는 5차전에서도 2회 차우찬을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37개를 던졌다.
 
물론 4차전을 마치고 하루 휴식일이 있었지만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인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올 시즌에서야 구위를 회복하고 있는 배영수에게는 쉽지 않은 연투였다. 그래서 선동렬 감독은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팀 레딩을 1차전 선발로 기용했다.
▲올 시즌 SK전 2패 평균자책점 5.82로 부진
배영수가 SK를 상대로 부진했다는 점도 3차전 선발이 된 이유 중 하나다. 배영수는 올 시즌 SK와 3경기에 등판 2패 평균자책점 5.82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18일 문학 SK전에 등판 5이닝 동안 6피안타 4사사구 1삼진 6실점(4자책)했다. 5월 7일 대구 SK전에서는 4⅔이닝 동안 5피안타 4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1회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으며 경기가 꼬였다.
8월 5일 대구 SK전에서는 오늘 선발 카도쿠라와 맞대결을 펼쳤다. 배영수는 7⅓이닝 동안 7피안타 1사사구 5실점(4자책)을 기록했지만 이날은 8회 2실점을 하기 전까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7회까지는 SK 타자들을 5안타로 꽁꽁 묶었다. 그러나 최근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137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배영수의 공이 올 시즌 전체에서 가장 좋은 시점으로 보면 된다.
▲2차전은 SK '천적' 차우찬
2차전 선발로 등판한 좌완 차우찬이 SK만 만나면 힘을 낸 점도 배영수가 3차전에 등판하게 된 이유다. 배영수가 올 시즌 SK에 약한 반면 차우찬은 SK에 강했다. 차우찬은 SK와 9경기에 등판 3승1패 평균자책점 1.19로 7개구단을 통틀어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올린 10승 가운데 3승을 SK를 상대로 챙겨 승률왕에 오를 수 있었다.
SK 김성근 감독도 미디어데이에서 상대 엔트리에서 한 명을 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차우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우찬이 2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최정에게 홈런 2방을 맞고 무너져 삼성은 2연패를 당했다. 큰 경기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차우찬은 정규시즌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동렬 감독도 원정 2연전에서 1승1패를 계획했지만 2패를 당하며 조금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배영수 카드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 킬 수 없는 법. 만약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가 3차전에서 호투를 펼쳐 승리를 거둔다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삼성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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