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포랩' 아웃사이더가 돌아왔다. 군입대전 마지막 앨범인 3집 '주인공'으로 돌아온 그는 앨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변했다.
고독한 '외톨이'의 심정을 빠른 랩핑으로 폭발시키며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던 아웃사이더는 귀여운 강아지가 앨범 커버로 장식된 '주인공'(21일 발매)을 들고 웃고 있다. 2007년 데뷔해 '외톨이', '주변인' 등 슬픈 선율에 랩을 맡긴 채 주로 외로움을 노래하던 아웃사이더가 행복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꿈을 꾸는 모든 이가 주인공이라는 컨셉의 3집 앨범은 자켓 사진, 피쳐링, 발매 이벤트 등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재미가 가득하다. 정규 앨범이 점차 사라져 가는 현 시류에서 입대 전 한 장이라도 앨범을 더 내고 가고 싶었다는 아웃사이더는 음악을 '일기'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변화된 모습과 생각에 대해 들려줬다.
- '외톨이'에서 '주변인', 이제 '주인공'으로. 앨범 제목의 심경 변화가 눈에 띈다. 슬픔이 환희가 되는 과정인가?
▲ 솔직한 내 감정들을 표현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음악은 기록했던 나와의 대화라 의미가 있다. '외톨이'가 들어있던 앨범을 만들 당시에는 마음이 정말 가사와 같았고, 우울증도 심했다. 그런 내 마음에 충실하고자 노력했고 그것이 음악으로 나왔다.
10년간의 노래보다 인기를 얻은 '외톨이'를 더 많이 불렀다. '외톨이'는 사실 극한의 불안과 혼란 속에 만든 음악이었는데 어느 날, '외톨이'를 부르는 내 모습을 모니터해 보니 웃으면서 하고 있더라. '외톨이'를 부르며 너무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날 보니 거북스러웠다. 연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지금은 내가 행복하다. 그래서 원래 작업한 노래 대신 아예 새로운 곡들로 정규 3집을 만들었다. 함께 하는 동료들의 이야기, 주변사람들과의 추억들, 타인과 타인이 만나 형성되는 따뜻한 공기와 행복을 전달하고 싶었고, 이런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주인공'은 존재하는 것 만으로 사람, 사물이나 동물, 그 무엇이라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콘셉트로 잡았다. 꿈을 꾼다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외톨이'의 큰 인기가 이번 앨범 작업이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
▲ 만드는 순간에는 부담 없었다. 음악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기장이다. 이기적이라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만든 음악을 많이 듣는다. 인기를 얼마나 얻을까, 사람들이 좋아할까, 사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고 솔직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편이다. 이런 내가 쓴 기록을 좋아해주시고 소통이 되니 오히려 자신감이 붙었다.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안 좋더라도 후회는 없다.

- 본인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졌나?
▲ 사람도 제목따라 가는 것이 맞다. 1집 때 '남자답게'를 활동할 때는 항상 반장이나 선도부장처럼 바르고 이겨내고 지켜내는 느낌이 강했다. 다 취해서 쓰러져도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야하고 리더가 되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힘들었다. 이런 건 MC스나이퍼 형이 권해준 국토대장정으로 바뀌었다. 형이 '너는 어깨에 힘을 빼야할 것 같다. 너의 틀을 무너뜨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고, 나를 위해 떠난 여행이 정말 도움이 됐다.
내가 외톨이라고 가장 많이 느꼈던 건 솔직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아플 때는 아프다고, 술에 취했을 때는 취했다고 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하는 게 중요하다. 행복하면 행복한 마음을 꺼내 놓는 것이다.
원래 누구에게 부탁을 못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국토대장정 당시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해 도움을 요구하고, 경찰서에 가서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해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다. 솔직한 게 중요하구나란 것.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가 강해 남자들이 스스로 압박감과 부담감을 갖고 솔직해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문제는 누르면 누를 수록 튀어나온다. 사람이나 세상 자체가 솔직한 게 좋고, 나 역시 행복한 감정을 그대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제.
- 아웃사이더에게 음악이란?
▲'일기 +사명감'이다. 내가 쓰는 일기를 많은 사람들이 봐 주시니 조금 더 솔직하고 진실해지자는 마음. 나 자신을 바로 세우려고 한다. 그래야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음악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술적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속사포랩은 여전히?
▲ 속사포랩은 내 일상이다. 그것은 선택이 아닌 내 일부와 같다. 내 팬들은 듣기평가 점수가 높다. 아웃사이더의 빠른 랩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다 보니 듣기 평가가 쉬워졌다고 한다. 보람을 느낀다(웃음). 이제 랩의 빠르기 보다는 다른 부분을 어필하고 싶다. 가사에 문학적인 느낌을 담고 싶다.
글 만으로도 이야기가 떠올려지고 문학적인 완성도가 있고 아웃아이더가 창작자로서도 글을 쓰는 글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내 앨범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시리즈 창작물이 있다. '피에로의 눈물'이 그것이다.
- 2집 활동 중 성대 결절로 활동을 중단했다. 요즘 목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 결절에 완치라는 건 없더라. 약물치료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많이 나아졌다. 음역이 하이(high)한 부분에서 청랑한 음역이 약해졌는데, 그래서 목소리가 더 편안해졌을 수도 있다. 사실 행복한 결절이다. 무대에서 노래를 하도 많이 불러 목에 무리가 가서 그렇게 된 건데, 그래서 행복했던 결절이다. 내 탁한 목소리도 좋다.
- 랩의 '디스'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음악에는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독설적이고 비판을 가하고 싶다면 음악에서도 솔직히 묻어날 것이고,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재미있게 본다.
- 앨범 트랙에 담긴 팬들이 보내는 메시지로 담은 '꿈의 대화'란 곡도 인상적이다.
▲팬카페에서 40여명을 초대해 녹음실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나 소망을 얘기하라고 했다. 그 친구들이 혼자 들어가든 둘이 들어가든 자유롭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꿈의 대화'는 시간을 기록하자는 의미다. 처음에는 생소하고 낯설어하던 그 친구들에게서 녹음 전후의 변화가 느껴졌다. 어색해 10초만에 녹음을 끝낸 사람도 있었고, 40여분간 천천히 속 마음을 꺼낸 친구도 있다. 그런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고 정말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유난히 군대 잘 다녀오라, 기다리겠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하.
- 가장 아웃사이더 다운 음악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내 음악의 궁극적인 '소통'이다. 항상 더 많은 사람들과 더 깊은 소통을 하고 싶다. 소통을 하기 위해 항상 다양한 색깔의 창작물을 만들고, 나 답게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깊은 소통을 꿈꾸고 있다.
nyc@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