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이대호, '난, 난 꿈이 있어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26 07: 04

타격 7관왕, 그리고 정규리그 최우수상(MVP)까지.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타격 7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이대호(28, 롯데 자이언츠)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바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소속팀이 우승을 하는 것이다.
이대호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였던 메이저리그 스타인 '절친' 추신수(28,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권유에 야구를 시작했다. 대동중과 경남고에 진학한 이대호는 야구를 시작한 지 9년째가 됐지만 한 번도 우승을 해본 기억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경남고 3학년이던 2000년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 출전해 처음으로 우승이라는 것을 맛봤다.
우승은 참 짜릿하고 달콤했다. 지난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프로에서도 우승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입단 첫해 전지훈련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프로무대에서 단 한 경기도 투수로 출전하지 못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시련이었지만 잘 극복했다. 하지만 타자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기대를 받던 이대호는 2002년 또 다시 시련을 맞이해야 했다. 백인천 감독의 지시로 체중감량을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던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보통 야구 선수라면 한 번쯤은 야구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위기와 시련을 극복하는 것은 이대호에게 큰 일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아닌 할머니와 함께 했던 시간이 결코 시련이 아니라 자신을 단련하고 '야구'라는 꿈을 명확하게 해준 것이었다.
이대호는 마침내 2004년부터 롯데 4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1984년 이만수(현 SK) 수석 코치 이후 처음으로 타격 3관에에 올랐지만 투수 3관왕 류현진에 MVP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이날 이대호는 "4관왕을 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다음을 기약했다"며 당시의 마음을 나타냈다. 이어 이대호는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두 번째 우승이라는 것을 거뒀다. 생애 두 번째 순간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소속팀이 아닌 국가대표였다.
올 시즌 이대호는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했다. 올 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푼4리 174안타 44홈런 133타점 99득점 장타율 6할6푼7리 출루율 4할4푼4리 등 도루를 제외한 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이대호는 16경기 연속 득점과 역대 최초 타율 3할6푼이상과 40홈런 이상을 동시에 달성했을 뿐 아니라 타격 3관왕을 2회 달성했다. 또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야구를 전 세계에 알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엠엘비닷컴(MLB.com)도 "한국의 이대호가 새로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며 칭찬했다.
덕분에 이대호는 25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MVP에 뽑혔다. 시상식에서 그는 "이 자리까지 10년 걸렸다. 2006년 상 4개 받고 쓸쓸히 퇴장했다. 이 자리에 꼭 서고 싶었는데 기쁘다. 내년에는 이 상이 아닌 팀 우승을 하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롯데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4위에 올랐으나 두산 베어스와 준PO에서 2연승 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우승의 꿈을 접어야했다. 그리고 며칠 후 3년 동안 함께 했던 제리 로이스터(57) 감독이 해임되고 양승호(50)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양승호 감독과 이대호 모두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가능한 이대호는 "일단 내년까지는 난 롯데맨이다"며 "더 열심히 운동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고 강조했다.
만약 롯데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최고가 되기까지 이대호가 흘린 많은 땀과 눈물이 그를 빛나게 할 것이다. 그리고 꿈을 이루며 아름다운 야구 인생 완성 될 것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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