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e스포츠계의 뜨거운 감자 '지적재산권' 분쟁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블리자드 최고운영자(COO) 폴 샘즈의 '지적재산권' 분쟁과 관련된 기자 간담회에 대해 3일 한국e스포츠협회와 10개 프로게임단이 '블리자드측 인터뷰 유감'이라는 발표문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지적재산권' 공방전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8월 첫 번째 '지적재산권' 협상을 진행한 이래 이제까지 11차례 진행됐던 '지적재산권'.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 봤다.
▲ 지적재산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vs '인정하고 있다'

폴 샘즈는 기자간담회 시작부터 "한국에서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은 존중되고 있지 않다. 지적재산권으로 한국 시장을 이용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한다. 한국 시장은 블리자드 글로벌 매출의 5% 규모에 불과다. 우리는 결코 e스포츠를 매출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도 높게 한국에서 지적재산권이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MBC게임과 온게임넷은 블리자드가 파트너사인 곰TV에 양도한 것을 침해해왔다. 그 결과 블리자드와 곰TV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해 KeSPA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단체들이 곰TV와 합의하기를 바란다.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법적으로도 김앤장과 준비 중"이라고 말하며 최악의 상황까지 사태를 악화 시킬 수 있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블리자드 폴 샘즈 최고운영자가 지적하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은 지적재산권 계약없이 진행되고 있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개인리그 진행. 라이센스 계약 없이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지적재산권'의 침해라고 꼬집었다. 협상 중에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인 방송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몰고 가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블리자드측 입장에 대해 한국e스포츠협회와 10개 프로게임단은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프로게임단 측은 발표문 서두부터 '협상 초기부터 블리자드의 원저작자로서 지적재산권을 인정했다. 지적재산권 인정에 대한 부분은 협상과정에서도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 현재까지 지속적인 협상이 가능했다'면서 '원저작자의 권리 인정이 시장에서 감내하지 못할 수준의 라이선스 비용과 모든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소유권, 협회의 경영권 침해 등까지 보장함으로써 모든 e스포츠 참여 주체를 옥죄는 사슬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권리 인정 범위에 대해 양측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고자 논의를 거듭해오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 중계권 금액, '상징적' vs '리그 붕괴'
중계권 금액과 관련해서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폴 샘즈는 "블리자드는 e스포츠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고 서두를 연 뒤 "중계권 금액과 관련해서는 그래텍에 문의하면 된다"며 중계권 금액은 협상에 장애물이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국e스포츠협회와 프로게임단측은 강한 반발로 나서고 있다. 협상단 측은 '블리자드는 협회가 중계권 사업을 통해 3년간 17억 원을 거둬들였으며 그래텍의 제시 금액이 기존 협회 중계권 수익의 1/5도 안 되는 금액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그래텍이 제시한 금액은 프로리그와 양 방송사 개인리그를 합산할 경우 최소 연간 7억 원, 단순 계산만 해도 3년 간 20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그래텍에서는 지속적으로 계약기간 1년을 주장하고 있어 계약기간 종료 후 연장 시에는 얼마를 요구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정리한 상태.
▲ 선수들,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 vs '권리 보장 받고 있다'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의 숫자를 정리하면 대략 250명 가량. 이 중 일년에 35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선수는 대략 40명 선이다. 단숨하게 연봉만 생각할 때는 25명 남짓이지만 승리 수당을 포함해 인센티브를 합치게 되면 40명을 상회한다. 2군 선수들을 제외한 1군 선수들은 대부분의 팀에서 최저 연봉 정도를 보장받고 있는 것이 현실로 10년이 넘게 구축해온 e스포츠를 돌이켜보면 아직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입장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폴 샘즈 COO는 "이윤열의 기록이 박탈 당하고 있고, 프로게이머들은 GSL에 참가할 기회를 보장 받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권익에 대한 보장에 대해 묻자 "그래텍이 선수들을 위해 멋진 계획을 준비"중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프로게임단 협상단 측은 폴 샘즈의 기자간담회 회견 내용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우선 이윤열에 대해서는 '이윤열은 게임단과 계약이 종료되면서 은퇴 의사를 표시했고 이에 따라 은퇴 처리가 된 것일 뿐이며, 선수로 활동 당시 거둔 기록 및 수상실적 등에 있어서도 박탈되거나 삭제된 일이 없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선수 자유 여부와 권익 문제에 대해서는 '협회와 프로게임단은 선수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지 않다. 모든 선수는 계약 주체로서 게임단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개별 계약을 통해 게임단에 입단하며, 본인의 진로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한다' 면서 '대학과 협약을 통해 선수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군 프로게임단을 창단하여 우수 선수들의 기량 유지에도 일조하고 있다. 프로게임단 역시 소속 은퇴 선수들에게 팀 코치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모기업 입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로 밝혔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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