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만으로 두 개의 기록을 세운 대형 외국인 투수다. 203cm의 장신이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 진출 경력의 우완 더스틴 니퍼트(30)가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로 결정되었다.
두산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니퍼트와 총액 3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 / 연봉 2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통산 119경기 14승 16패 평균 자책점 5.31을 기록한 니퍼트는 지난해 텍사스서 선발-계투를 오가며 4승 5패 평균 자책점 4.29의 성적을 남겼다.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으나 텍사스 측서는 투구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 아래 지난해 12월 니퍼트의 방출을 결정했다. 방출 후 두산은 곧바로 니퍼트 영입을 타진했으나 1차 협상서 금액 조율 실패한 뒤 최근 다시 계약을 시도했고 이번에는 성공했다. 무적 신세의 현역 메이저리거가 곧바로 한국 무대를 밟는 것.
니퍼트의 신장은 203cm로 지난 2000년 삼성서 활약한 벤 리베라의 201cm을 뛰어넘는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사상 최장신. 게다가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한국에 바로 입단하는 '전년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출장 선수'이기도 하다. 니퍼트는 2007년에도 애리조나 소속으로 챔피언십시리즈 2경기에 등판한 바 있다.
빅리그서 플라이볼 투수의 성향을 보인 니퍼트지만 사실 그는 애리조나의 선발형 유망주로 투심 등 땅볼 유도형 구질도 익혀 나름 성공을 거뒀던 바 있다. 게다가 릴리스포인트가 높은 만큼 직구-커브 조합이 제대로 먹히는 투수다.
사실 두산은 2009년 말부터 스카우트진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파견하는 등 수준높은 외국인 선수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 레스 왈론드 이전 협상 카드였던 라몬 오티스 등을 데려오는 데는 실패했으나 2옵션으로 점지했던 켈빈 히메네스(라쿠텐)는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두산은 우승에 더욱 목마른 팀이다. 이전보다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를 뽑는 데 집중했던 만큼 때마침 무적 신세 니퍼트를 확인했고 결렬 후 재협상이라는 끈질긴 구애 속에 대형 우완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국내 무대서의 성공을 확실히 보장한다고 보기는 드물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었던 에드가 곤잘레스나 과거 애틀랜타, 밀워키의 거물 유망주였던 호세 카페얀은 모두 1승 조차 거두지 못하고 쓸쓸히 한국을 떠났다. 불리한 볼카운트서도 인내심있게 컨택 능력을 발휘했던 국내 타자들의 습성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와 역대 외국인 투수 최장신이라는 생물학적, 물리적 이점. 그리고 큰 경기 경험까지 지닌 니퍼트는 김경문 감독의 구미에 맞는 외국인 투수임에 틀림없다. 어느 때보다 큰 기대감을 지닌 니퍼트의 코리안드림과 두산의 우승 꿈은 과연 확실히 맞아떨어지는 두 개의 펜던트 조합이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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